삼성물산·삼성E&A, 하이테크 공사·에너지 사업 힘입어 수익성 개선
주택경기 침체에도 반도체·원전·뉴에너지 포트폴리오로 성장세 지속
[미디어펜=박소윤 기자]삼성가(家) 건설 계열사들이 나란히 2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할 전망이다. 주요 대형 건설사들이 국내 건설 경기 부진의 직격탄을 맞으며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반도체와 에너지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바탕으로 눈에 띄는 이익 체력 회복을 이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삼성물산 사옥./사진=삼성물산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상장 건설사들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둔화할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경기 침체 장기화와 신규 착공 감소, 대형 현장 준공에 따른 매출 공백이 겹치면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평가다.

반면 삼성그룹 건설 계열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과 삼성E&A는 주요 건설사 가운데서도 돋보이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E&A는 2분기 연결 기준(잠정) 매출 2조6093억 원, 영업이익 273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9.8%, 영업이익은 51.0%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825억 원으로 28.8% 늘었다. 

삼성물산 역시 견조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가 추산한 삼성물산의 2분기 매출은 3조7280억 원, 영업이익은 1750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10%, 영업이익은 약 50% 오른 수준이다. 

두 회사의 수익성을 이끌고 있는 핵심 사업은 반도체와 에너지 분야다.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에서 나오는 양질의 하이테크 물량 확보와 해외 에너지 프로젝트 확대를 병행하면서 국내 건설 경기 부진의 영향을 줄였다.

반도체 생산시설과 원전, 에너지 플랜트는 일반 주택사업 대비 기술 난도가 높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과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전환 흐름이 맞물리면서 관련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삼성물산과 삼성E&A는 이러한 산업 변화에 대응해 일찌감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왔다. 단순 시공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첨단산업과 에너지 분야를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온 것이다.

먼저 삼성E&A는 올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존 '화공·비화공' 중심에서 '화공·첨단산업·뉴에너지' 등 3개 분야로 재편했다. 특히 뉴에너지 사업부를 별도로 운영하면서 수소와 블루암모니아, 액화천연가스(LNG), 지속가능항공유(SAF), 탄소포집·저장(CCS)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E&A의 연간 매출이 올해 다시 10조 원 수준을 회복한 뒤 2028년에는 1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존 EPC 경쟁력에 기반한 대규모 에너지 프로젝트 수주 등 친환경 분야 확장이 이익 체력 회복을 주도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미래 매출을 책임질 곳간도 넉넉히 쌓아 뒀다. 2분기 말 수주잔고는 22조7000억 원으로 향후 2.5년치의 일감을 축적했다. 상반기 신규수주는 7조6000억 원으로, 화공 부문이 3조4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첨단산업(2조4000억 원), 뉴에너지(1조8000억 원)가 뒤를 이었다.

삼성E&A 관계자는 "대형 프로젝트 매출의 본격 반영과 프로젝트 원가 개선으로 실적이 개선됐다"며 "양질의 프로젝트 수주와 지속적인 원가 경쟁력 확보를 통해 연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도 글로벌 원전, SMR 등 에너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반등 흐름을 지속할 공산이 크다. 현재 삼성물산은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추진 중인 루마니아 SMR 사업의 기본설계(FEED)를 완료하고 최종투자결정(FID)을 앞두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GE 버노바 히타치 뉴클리어 에너지(GVH)와 협력해 SMR 사업 참여를 추진 중이며,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3·4호기 수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루마니아 원전은 EPC 금액만 150억~20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메가 프로젝트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의 일감이 양사의 실적을 지탱하고 있다.  이들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 사이클 재개에 맞춰 평택캠퍼스 공사를 중심으로 동반 특수를 누리고 있다. 삼성물산이 메인 생산시설과 주 인프라를, 삼성E&A가 부속시설을 담당하는 구조다.
 
평택 반도체 단지는 총 393만㎡ 부지에 2030년까지 P1부터 P6까지 생산라인과 부속시설을 순차적으로 조성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PH4에 이어 메모리 업황 부진으로 중단됐던 PH5 공사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삼성그룹은 향후 5년간 국내 연구개발(R&D)을 포함해 총 450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최근에는 SK하이닉스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총 800조 원을 투입해 메모리 반도체 팹 4기를 건설하기로 했다. 향후 반도체를 비롯해 기가와트(GW)급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와 로봇 등 미래 산업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송유림 한화증권 연구원은 "삼성E&A는 첨단사업의 매출화 속도에 따라 매출 가이던스(10조 원) 상향 가능성이 있고 분기 실적 개선 흐름이 뚜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본업에서 하이테크를 통한 안정적인 성장과 SMR(소형모듈원자로), 신재생 사업에서의 중장기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향후 대형원전 시장 확대 시 보다 많은 고객이 자연스럽게 먼저 찾게 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라며 "한국이 글로벌 원전산업에서 주목받게 된 것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함께 수행한 UAE 바라카 프로젝트가 영향을 미쳤고, 삼성물산은 그 출발점에 서있는 기업"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