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파기환송심서 SK㈜ 주식 분할 대상 포함 판단
2심 1조3808억원에서 4368억원 감소…노태우 지원금 분할대상 제외
SK 지분 유지하면서 경영권 리스크 해소…9000억원 마련은 숙제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으로 9440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이 분할 대상에 포함된다고 판단했으며, 재산분할 기준 시점에 대해서는 주가가 급등하기 전인 2024년 항소심 변론 종결일로 정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최 회장의 경영권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지만 거액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부담이 따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으로 9440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2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는 이날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산분할 비율은 최 회장이 3분의 2, 노 관장이 3분의 1로 정해졌다. 

이번 재판에서 핵심 쟁점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이 분할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와 재산분할 기준 시점이었다. 

최 회장 측은 상속과 증여로 형성된 특유재산이라는 입장이었으며, 노 관장 측은 경영을 뒷받침했다며 공동재산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분할 대상에 포함된다면 주식 가치 평가 시점을 2024년 항소심 변론 종결일로 볼 것인지, 지난달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일로 잡을 것인지를 두고도 양측은 대립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부부 공동재산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혼인기간 중 해당 주식을 취득했으며, 노 관장 역시 가사·양육과 SK그룹의 대외 활동에 참여했다며 기여를 인정했다.

주식 가치는 환송 전 항소심 변론기일인 2024년 4월 16일 기준으로 산정했다. 재판부는 보유 주식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이는 최 회장의 경영적 기여가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다만 부부공동재산의 공평한 분배를 위해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는 점은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서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대법원의 환송 판결에 따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지원금 300억 원에 대해서는 노 관장의 기여나 재산분할비율 산정에 반영하지 않았다. 또 최 회장이 혼인관계 파탄 전에 경영권 유지 및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증여한 주식도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경영권 우려 해소…SK그룹, AI 경영 속도

재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SK그룹을 둘러싼 지배구조 리스크와 경영권 흔들기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심에서는 재산분할로 1조3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는데, 파기환송심에서는 이보다 4368억 원이 감소했다. 또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SK㈜ 지분을 현물로 직접 나누는 대신 현금 지급 판결을 내리면서 최 회장의 SK그룹에 대한 지배력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파기환송심 결과에 따라 지분 매각 등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배구조의 핵심축인 SK㈜ 지분을 유지하는 만큼 그룹 경영의 연속성과 안정성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9000억 원이 넘는 거액을 현금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점은 최 회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금 조달을 위해 주식담보대출이나 비상장 계열사 지분 및 기타 개인 자산 등의 매각이 필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 입장에서는 지배구조 리스크라는 가장 큰 불확실성을 털어내면서 AI 시대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영 행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SK그룹이 추진 중인 AI·에너지 중심의 글로벌 영토 확장 작업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AI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서 지배구조 흔들기에 대한 우려가 사라졌다는 점은 다행”이라며 “최 회장의 과감한 결단력으로 AI·반도체 중심의 그룹 미래 사업 추진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양측이 이번 파기환송심 결과에 불복해 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받을지도 지켜봐야 한다. 최 회장 측은 SK㈜ 주식이 분할 대상에 포함된 점에 대해 법리적 불복을 이어 나갈 수 있고, 노 관장 측 역시 줄어든 재산분할 규모에 대해 재상고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재상고에 대해 최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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