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부터 이란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 10주기 회고전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스크린 위에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지우며 삶의 본질을 사유하게 했던 이란의 거장, 고(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서거 10주기를 기리는 뜻깊은 회고전이 열린다.

영화관 아트하우스 모모는 오는 8월 3일부터 30일까지 한 달 간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 10주기 회고전을 개최하고, 그의 대표작인 ‘이란 북부 3부작’과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체리 향기' 등 총 4편의 걸작을 상영한다.

1940년 테헤란에서 태어난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광고와 아동 문학 분야를 거쳐 청소년지능개발연구소(KANUN)에서 영화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1987년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이후 칸, 베니스 등 유수의 국제영화제를 석권하며 세계 영화사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 10주기를 기념하는 회고전이 열린다. /사진=아트하우스 모모 제공


그는 절제된 카메라 워크와 롱테이크, 시적인 서사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삶 속에서 우정, 사랑, 생과 사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독보적인 휴머니즘을 구축해 왔다.

장 뤽 고다르 감독이 “영화는 D. W. 그리피스에서 시작해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에서 끝난다”고 극찬했을 만큼, 그는 구로사와 아키라, 마틴 스콜세이지, 미하엘 하네케 등 세계적인 거장들에게 깊은 영감을 준 감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키아로스타미 미학의 정수로 꼽히는 작품들이 관객을 찾는다. 이란 코케르 마을을 배경으로 소년의 순수한 동심을 그린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1987), 대지진 이후의 삶과 재건을 사실과 허구의 오묘한 조합으로 담아낸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1992), 전작의 촬영 현장을 무대로 픽션과 현실을 유기적으로 교차시킨 '올리브 나무 사이로'(1994) 등 ‘이란 북부 3부작’이 연이어 상영된다.

이어 이란 영화 최초로 제50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은 '체리 향기'(1997)도 스크린에 걸린다. 죽음을 앞둔 한 남자의 여정을 통해 인간의 실존을 깊이 있게 성찰한 이 작품은 실제 촬영 현장과 극영화의 결합이라는 특유의 연출 기법으로 거장의 미학적 절정을 보여준다.

빛과 어둠, 생과 사, 이야기와 현실을 오가며 영화 언어의 지평을 넓힌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그의 영화적 유산을 되짚어보는 이번 회고전은 스크린이 꺼진 후에도 이어지는 삶과 예술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우는 특별한 시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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