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AI 반도체 주도권 잡는다…빅테크와 5년 장기 협력
수정 2026-07-25 16:21:18
입력 2026-07-25 16:07:17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삼성-브로드컴 290조원·SK-빅테크 1100조원
파운드리·패키징·인프라까지 협력 범위 확장
파운드리·패키징·인프라까지 협력 범위 확장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빅테크와 대규모 장기 협력에 나서며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AI 확산으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단순 제품 공급을 넘어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 AI 인프라까지 협력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협력이 향후 5년에 걸친 장기 계약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AI 인프라 투자가 중장기적으로 확대되면서 반도체 업계의 무게중심도 단기 수주에서 장기공급계약(LTA)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능력 확대와 투자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브로드컴과 차세대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2030년까지 5년간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 전반에 걸쳐 2000억 달러(약 290조 원) 이상 규모의 전략적 협력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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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 참석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
SK하이닉스도 엔비디아와 향후 5년간 AI 메모리 분야에서 장기 협력에 나선다. SK그룹 전체로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와 AI 인프라 전 영역에서 7500억 달러(약 1100조 원) 규모의 협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시장의 경쟁축이 개별 제품의 성능을 넘어 안정적인 공급 능력과 빅테크와의 장기 협력 관계로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어나면서 고성능 메모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빅테크와 대규모 생산 역량을 갖춘 반도체 기업 간 전략적 협력도 한층 강화되는 모습이다.
◆ 삼성전자, 브로드컴과 2000억 달러 협력…'턴키' 경쟁력 앞세워
삼성전자는 이번 협력을 통해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까지 AI 반도체 사업 전반에서 브로드컴과의 접점을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AI 반도체에 필요한 메모리 공급부터 반도체 위탁생산과 패키징까지 한 회사에서 제공할 수 있는 '원스톱 턴키 솔루션'을 기반으로 브로드컴과 차세대 AI 반도체 기술 협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협약에는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과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 등 양사 경영진이 참석했다. 양사는 향후 5년간 20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면서 AI 반도체 시장에서 협력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힐 예정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AI 반도체 시장이 GPU 등 연산용 반도체뿐 아니라 HBM을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사업부 간 시너지를 얼마나 확보하느냐도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 SK하이닉스, 엔비디아와 AI 메모리 장기 협력
SK하이닉스도 엔비디아와 장기 협력 관계를 강화한다. 향후 5년간 AI 메모리를 중심으로 협력하면서 빠르게 늘어나는 AI 인프라 수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SK그룹 차원에서는 반도체를 넘어 통신과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전반으로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을 확대한다. SK하이닉스가 AI 연산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 분야를 담당하고 SK텔레콤 등 그룹 계열사의 AI 인프라 역량을 연계하는 방식이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우드사이드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나 SK하이닉스·SK텔레콤·엔비디아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차세대 메모리 공동 개발과 AI 팩토리 등 AI 인프라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잇달아 글로벌 빅테크와 장기 협력에 나선 것은 AI 확산에 따라 메모리 산업의 사업 환경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에는 고성능 반도체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수적인 만큼 빅테크 입장에서도 주요 공급사와 중장기 협력 관계를 구축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 AI 공급망 주도권 경쟁…국내 투자 확대도 속도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확대와 함께 생산 기반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 AI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늘리고 차세대 제품 개발과 관련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흐름이다.
정부 역시 국내 반도체 기업의 투자와 글로벌 협력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과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산업계의 관심은 이 같은 구상이 실제 기업 투자와 공급망 재편으로 얼마나 빠르게 이어질지에 쏠린다. AI 시장 확대가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생산 역량 확충과 차세대 제품 개발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향후 경쟁의 관건은 늘어나는 AI 반도체 수요에 맞춰 생산능력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고 차세대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느냐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장기 협력까지 확대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AI 공급망에서 확보한 입지를 실제 실적과 시장 경쟁력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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