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호황이 우리 경제의 교역조건을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개선시키며 소비와 투자 등 내수 회복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일시적 개선과 달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주도하는 구조여서 효과의 규모와 지속성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됐다.

   
▲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호황이 우리 경제의 교역조건을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개선시키며 소비와 투자 등 내수 회복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사진=김상문 기자


26일 한국은행의 '이번 교역조건 개선은 왜 다른가: 반도체 경기 호조의 실물경제 파급영향' BOK 이슈노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반면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13.2% 늘어 GDP를 9.4%포인트 웃돌았다. GDI와 GDP 간 격차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다.

한은은 이번 교역조건 개선이 과거와 다른 가장 큰 이유로 반도체 중심의 수출가격 상승을 꼽았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5~2016년 국제유가 하락기, 2020년 코로나19 당시에는 유가 하락으로 수입물가가 떨어지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됐다. 반면 이번에는 국제유가 상승에도 반도체 가격이 크게 오르며 수출물가 상승이 교역조건 개선을 이끌었다.

실제 올해 1분기 반도체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92.5% 상승했고 수출물가 상승분의 73.4%를 반도체를 포함한 IT 부문이 차지했다. AI 서버 투자 확대와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경쟁으로 반도체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교역조건 개선도 과거보다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이번 교역조건 개선이 소비와 투자에도 과거보다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GDI 증가는 가계의 구매력과 기업의 투자 여력을 높인다. 특히 이번 소득 증가는 일시적인 유가 하락이 아니라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호황에 기반한 만큼 소비 확대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생산능력 확대 투자도 내수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반도체 중심의 성장에는 한계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산업은 생산·고용 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고 장비 수입 의존도가 높아 내수 파급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또 반도체 호황이 장기화될 경우 산업 편중 심화와 금융불균형 확대 등 부작용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한은은 강조했다.[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