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AI 데이터센터 건설 투자가 급격히 확대되는 가운데 기존 보험시장의 보장 능력이 이를 충족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6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과 보장 공백' 보고서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 급증으로 기존 보험시장의 인수 역량을 넘어서는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보험 보장 공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재보험사 스위스리에 따르면 5대 빅테크 기업의 올해 데이터센터 설비투자는 6000억달러를 초과하며, 이 중 약 75%인 4500억달러가 데이터센터의 물리 인프라(서버·GPU(인공지능 연산 칩) 등)에 직접 투입되고 있다.

   
▲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AI 데이터센터 건설 투자가 급격히 확대되는 가운데 기존 보험시장의 보장 능력이 이를 충족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자료=보험연구원


데이터센터 분야의 글로벌 보험료는 2026년 현재 106억달러에서 2030년까지 242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P 글로벌은 대형 데이터센터 단지의 보험가액이 건설단계에서만 100억~300억달러에 달하며, 이는 보험·재보험 업계가 경쟁력 있는 요율로 지원 가능한 수준을 크게 초과한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 신용평가사 AM 베스트는 현재 데이터센터 건설·운영에 요구되는 보험 보장 규모가 기존 손해보험 업계가 경험해 본 수준을 벗어났다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에 도입된 신형 배터리·냉각 설비가 기존 보험약관에 없는 새로운 화재·수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종전에 건설된 데이터센터는 납산 배터리를 별도 공간에 설치했으나 AI 전용 데이터센터는 서버 선반(랙) 안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직접 장착하는 신형 설계를 채택함으로써 과열 시 연쇄 발화(열폭주) 위험이 증가한다.

신형 설계를 도입하지 않고 종전 방식을 유지하는 시설은 배터리 화재 발생 시 강화된 기준 미충족을 이유로 보험금을 받지 못하거나 일부만 지급받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

AI 연산 칩의 고발열로 냉각액을 서버에 직접 순환시키는 방식이 확산되면서 냉각액 누출로 인한 침수 손해가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체 손해 비용의 24%를 차지하고 있는데(FM Global, 15년간 손해 데이터 기준) 이 손해는 기존 수해 담보와 혼재돼 손해 원인 규명 및 담보 구분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보험회사들은 건설부터 운영까지 전 단계를 하나의 계약으로 보장하는 전용 프로그램을 잇따라 출시하고 나섰다.

김진억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정부가 2035년까지 1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하고 민관 합산 1000조원 이상의 투자가 예고됨에 따라 현행 화재보험의 데이터센터 업종 분류 기준과 전용 보험 인수 기준이 이러한 대형 시설에 적합한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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