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간 제한 완화 논의 급물살…규제 개선 기대감 확대
추가 투자·야간 물류비 등 부담에 수익성 개선은 불투명
"이커머스와 경쟁하려면 의무휴업 규제도 함께 손질해야"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14년 만에 허용하는 법 개정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매출에 타격을 주고 있는 의무휴업 규제가 유지된다면, 새벽배송이 허용되더라도 '반쪽짜리' 정책에 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신선식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2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대형마트 '새벽배송 금지 규제'를 해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산업통상부는 6차 유통산업발전기본계획에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1일엔 대형마트와 한국체인스토어협회 관계자들을 모아 유통산업 발전 전략을 논의했다.

앞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대형마트의 점포 기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했다. 여야가 각각 발의한 개정안에는 유통환경 변화에 맞춰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담겼다.

현행법은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오전 10시에서 자정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주로 심야 시간대에 이뤄지는 '새벽배송'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막은 규제다. 영업시간 제한이 완화되면 대형마트도 새벽배송에 뛰어들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전국 오프라인 점포를 새벽배송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고, 온라인 배송 경쟁력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대형마트 규제 완화 움직임을 환영하면서도, '새벽배송' 허용에 대해서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벽배송이 실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관련 시장을 쿠팡과 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어, 대형마트는 후발주자로서 이들과 경쟁해야 한다. 또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하더라도 주문·포장 시스템과 자동화 설비, 배송 차량, 야간 인력 확보 등 추가적인 투자 비용이 소요된다.

새벽배송은 야간 근무에 따른 임금 가산이 적용돼 주간배송 대비 인건비와 물류비 부담이 크다. 새벽배송 도입으로 추가적인 매출 증가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추가 비용을 고려하면 수익성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계산이다. 특히 의무휴업일에는 여전히 점포 영업이 중단될 수 있는 만큼, 타 새벽배송 플랫폼 대비 경쟁력 확보에서도 어려움이 수반된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2012년부터 도입된 대형마트 월 2회 의무휴업 규제는 기존점 성장률을 약 5%포인트 떨어뜨렸고, 업체별 연간 영업이익을 500억 원 이상 낮춘 것으로 추산된다. 지방자치조례로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지역이 일부 있지만, 대부분의 대형마트는 매달 둘째·넷째주 일요일에 휴점을 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도 연간 영업일의 약 6.6%를 의무휴업으로 잃는 셈이다. 통상 휴일 매출이 평일보다 약 1.6배 높은 점을 감안하면 매출 기회 손실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가 새벽배송 허용보다 의무휴업 규제 완화가 더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새벽배송을 도입하면 추가적인 인건비와 물류비에 더해 기존 업체들과 가격 경쟁까지 벌여야 하는데, 매출은 일부 증가할 수 있어도 이익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면서 "대형마트 규제 완화의 물꼬가 트였다는 점에선 기대감이 크지만, 결국 의무휴업 규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절반의 환영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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