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더 뉴 그랜저 HEV'...엔진과 모터 경계 지우고 안락함 더해
수정 2026-07-27 15:52:18
입력 2026-07-27 15:51:48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세단 최초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적용
P1 모터·역위상 제어로 엔진 재시동 진동 최대 51% 줄여
현대차 하이브리드 세단 최초 2열 리클라이닝·통풍 시트 적용
P1 모터·역위상 제어로 엔진 재시동 진동 최대 51% 줄여
현대차 하이브리드 세단 최초 2열 리클라이닝·통풍 시트 적용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전기차 전환과 SUV 중심의 수요가 뚜렷한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세단의 존재감은 점점 옅어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지난 5월 출시된 현대자동차 '더 뉴 그랜저'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임에도 출시 첫날 1만277대의 계약을 기록하며 역대 페이스리프트 모델 중 두 번째로 높은 성적을 냈다.
그랜저는 1986년 1세대 출시 이후 40년간 현대차를 대표해온 플래그십 세단이다. 세대를 거듭하며 당대의 첨단 안전·편의 기술을 선보였고, 국내 고급 세단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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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뉴 그랜저 정면./사진=김연지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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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뉴 그랜저 정측면./사진=김연지 기자 | ||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품고 동력과 정숙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전기모터로 조용히 움직이다 엔진이 개입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던 이질감을 줄이고, 부족하지 않은 힘과 높은 효율을 함께 확보했다. 가솔린 모델이 정숙하고 안락한 세단의 기본기에 집중했다면 하이브리드는 여기에 부드러운 동력 전달과 효율성을 더했다.
최근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타고 서울과 경기 일대의 도심과 고속도로를 오가며 약 270㎞를 주행했다.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1.6L 터보 엔진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했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239마력, 최대토크는 38.7㎏f·m다. 공인 복합연비는 18인치 휠 기준 18.4㎞/L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전기모터가 큰 차체를 조용히 끌어냈다.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도 힘을 급격히 쏟아내기보다 차분하게 쌓아 올린다는 느낌이다. 가속페달을 조금 더 밟으면 엔진과 모터가 함께 힘을 보태며 속도를 꾸준히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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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뉴 그랜저 측면./사진=김연지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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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뉴 그랜저./사진=김연지 기자 | ||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전기모터 주행에서 엔진 주행으로 전환되는 순간이었다. 계기판의 구동 흐름을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동력원이 바뀐 시점을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로 개입이 매끄러웠다. 엔진이 켜질 때 희미한 소리의 변화는 감지됐지만 차체로 전해지는 떨림은 크지 않아 주행 흐름을 방해하지 않았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의 존재감이 한층 선명해졌다. 엔진이 빠르게 깨어나면서 회전수가 올라갔고 1.6L 터보 엔진의 소리도 비교적 또렷하게 실내로 들어왔다. 저속이나 완만한 가속 구간처럼 존재감을 완전히 감추지는 못했다.
이처럼 부드러운 동력 전환의 배경에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P1 모터가 있다. P1 모터는 차량이 감속하거나 정차해 엔진이 꺼질 때 크랭크축을 다음 시동에 유리한 위치에 멈추게 한다. 엔진이 다시 작동할 때 진동이 커지는 구간을 빠르게 통과하도록 해 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떨림을 줄이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이 기술로 엔진 재시동 때 발생하는 진동을 최대 51% 줄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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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뉴 그랜저 후면./사진=김연지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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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뉴 그랜저 후측면./사진=김연지 기자 | ||
여기에 P1·P2 모터가 엔진 진동과 반대 방향으로 토크를 발생시키는 모터 역위상 제어도 적용했다. 주행 중 발생하는 엔진 진동은 물론 정차 상태에서 배터리 충전을 위해 엔진이 작동할 때 나타나는 떨림까지 상쇄한다. 이를 통해 실내 부밍 소음을 약 3㏈ 낮췄다. 실제 주행에서도 엔진음에 비해 진동이 크게 따라오지 않아 실내의 차분한 분위기를 해치지 않았다.
승차감은 부드럽고 차분했다. 불규칙한 노면에서는 충격을 날카롭게 전달하기보다 한 차례 둥글게 걸러냈다. 요철을 지난 뒤 차체가 크게 출렁이는 움직임도 잘 억제됐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잔진동이 실내까지 끈질기게 이어지지 않아 장시간 주행에서도 피로가 적었다.
고속도로에서는 큰 차체가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속도를 높여도 차체가 가볍게 떠오르는 느낌이 적었고 차선을 바꿀 때도 좌우 움직임이 급격하지 않았다.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의 조작에 차분하게 따라왔고, 직선 구간에서는 잦은 보정 없이 주행 궤적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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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뉴 그랜저 실내./사진=김연지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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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 방향지시등과 와이퍼 기능을 통합한 멀티펑션 스위치. (오른쪽) 상하 조작 방식의 칼럼식 전자 변속 레버./사진=김연지 기자 | ||
현대차는 전륜 서스펜션 장착부와 카울 크로스바의 강성을 높여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줄였다. 서스펜션에는 내부 유체 압력으로 감쇠력을 제어하는 유압 제어 리바운드 스토퍼를 적용해 요철을 지난 뒤 차체가 위로 튀어 오르는 움직임을 억제했다. 후륜 서스펜션과 차체의 연결 구조도 보강했다.
2열은 하이브리드 모델의 상품성이 두드러지는 공간이다.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에는 현대차 하이브리드 세단 최초로 2열 리클라이닝 시트와 통풍 시트가 적용됐다. 등받이를 뒤로 기울이면 넉넉한 공간과 부드러운 승차감이 맞물려 장거리 이동의 피로를 덜어준다.
하이브리드 배터리가 2열 아래에 배치되는 구조상 리클라이닝 기능을 넣는 일은 간단하지 않았다. 현대차는 시트 장착 위치를 기존보다 37㎜ 앞으로 옮기고 배터리 프레임 높이를 약 32㎜ 낮춰 시트가 움직일 공간을 확보했다. 배터리 냉각 경로도 도어 스커프 방향에서 트렁크 후방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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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뉴 그랜저 1열./사진=김연지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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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뉴 그랜저 2열./사진=김연지 기자 | ||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운전의 재미보다 완성도에 방점을 찍은 차였다. 전기모터와 엔진이 조용히 역할을 바꾸고 노면의 충격은 차분하게 걸러냈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출력과 연비를 끌어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동력 전환 과정의 진동과 소음까지 함께 줄였고, 여기에 다듬어진 승차감과 넓어진 2열 편의성이 더해지면서 그랜저가 오랫동안 지켜온 안락한 플래그십 세단의 정체성을 한층 또렷하게 보여줬다.
더 뉴 그랜저는 가솔린 2.5(4185만 원)·가솔린 3.5(4429만 원)·LPG 3.5(4331만 원)·가솔린 1.6 터보 하이브리드(4864만 원)까지 4개 라인업으로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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