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PHEV의 문턱 낮췄다"…BYD '씨라이언 6 DM-i'
수정 2026-07-30 15:40:18
입력 2026-07-30 15:40:27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전기모터 중심 부드러운 주행
전기 주행거리 70㎞·DC 급속충전 지원
중형급 공간에 풍부한 기본사양…가격은 3750만 원
전기 주행거리 70㎞·DC 급속충전 지원
중형급 공간에 풍부한 기본사양…가격은 3750만 원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전기차는 충전과 주행거리가 부담스럽고, 일반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 특유의 주행 감각을 온전히 누리기 어렵다. 두 차종의 장점을 결합한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가 대안으로 꼽히지만 국내에서는 좀처럼 세를 넓히지 못했다. 내연기관과 전기 구동계를 함께 갖춰 가격이 비싼 데다 외부 충전을 해야 장점을 온전히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구매보조금까지 사라지면서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PHEV를 사실상 판매하지 않고 있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가 고가 모델을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가는 정도다. BYD코리아는 첫 PHEV 모델 '씨라이언6 DM-i'를 앞세워 비어 있는 국내 PHEV 시장 공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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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라이언6 DM-i 정면./사진=김연지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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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라이언6 DM-i 정측면./사진=김연지 기자 | ||
씨라이언6 DM-i는 전기모터 중심의 주행 방식과 환경부 인증 기준 70㎞의 전기 주행거리, 다양한 편의사양을 갖추고도 가격을 3750만 원으로 책정했다. PHEV는 비싸다는 기존 인식을 흔들겠다는 전략이다. 준중형급 이상 체급의 PHEV SUV로서는 이례적인 가격대라 국산 인기 하이브리드 모델 대기 수요를 흔들 변수로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씨라이언6 DM-i를 600㎞ 이상 시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주행거리 스트레스'가 없었다는 점이다. 시승을 시작할 당시 계기판에는 배터리와 연료를 합산한 주행 가능거리가 982㎞로 표시됐고, 시승을 마친 뒤에도 156㎞를 더 달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씨라이언6 DM-i는 전 세계에서 누적 110만 대 이상 판매된 BYD SUV 라인업의 핵심 모델이다. BYD가 18년간 800만 대 이상의 PHEV를 생산하며 쌓은 기술력을 담았다. 차체 크기는 전장 4775㎜, 전폭 1890㎜, 전고 1670㎜이며 축간거리는 2765㎜다. 준중형 SUV보다 크고 중형 SUV에 가까운 체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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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라이언6 DM-i 측면./사진=김연지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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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라이언6 DM-i 후측면./사진=김연지 기자 | ||
외관은 넓고 낮게 펼쳐진 전면부가 인상적이다. 가느다란 풀 LED 헤드램프가 좌우로 길게 뻗어 차체를 낮고 넓어 보이게 하고, 파워돔 형태의 보닛과 범퍼 하단 스키드플레이트로 SUV 특유의 강인함도 살렸다. 측면은 완만한 루프라인과 짧은 오버행을 조합해 안정적인 비례를 구현했고, 후면에는 좌우를 연결한 수평형 리어램프를 적용했다. 강한 개성을 앞세우기보다는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한 도심형 SUV의 형태에 가깝다.
실내에서는 가격표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5.6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운전석 전면을 채우고, 대시보드와 도어에는 부드러운 소재를 폭넓게 사용했다.
배터리를 차체 바닥에 낮게 배치한 설계 덕분에 2열까지 평평한 바닥 구조를 갖춰, 전 좌석에서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했다. 축간거리 2765㎜를 바탕으로 2열 무릎 공간과 머리 위 공간도 넉넉하고, 바닥이 평평해 가운데 좌석에 앉았을 때도 발을 편하게 둘 수 있다. 2열 등받이는 각도 조절과 열선 기능을 지원하며 트렁크 용량은 기본 425리터, 2열 시트를 접으면 1440리터까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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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라이언6 DM-i 실내./사진=김연지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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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라이언6 DM-i 센터 디스플레이./사진=김연지 기자 | ||
편의사양도 풍부하다. 앞좌석 통풍·열선 시트와 2열 열선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전동 테일게이트가 기본으로 적용됐고, 50W 스마트폰 무선충전 장치에는 발열을 줄이기 위한 별도 송풍구까지 마련했다. 3D 서라운드 뷰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중앙 주행 보조 등 운전자 보조 기능도 기본화했다. 최대 3.3㎾의 전력을 외부로 공급하는 V2L 기능도 지원해 캠핑이나 야외 활동에서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15.6인치 디스플레이에는 공조와 주행 설정, 충전 관리 기능이 집중돼 있다. 메뉴가 많아 처음에는 원하는 기능을 찾는 데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래픽과 반응 속도는 무난한 편이다. 음성명령과 카카오맵 내비게이션, 무선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도 지원한다.
씨라이언6 DM-i의 핵심은 차명에 붙은 'DM-i'다. '듀얼 모드 인텔리전트(Dual Mode intelligent)'의 약자로 엔진보다 전기모터를 주동력원으로 사용하는 BYD의 PHEV 시스템이다. 엔진을 중심으로 모터가 힘을 보태는 일반적인 하이브리드차와 출발점이 다르다.
DM-i 시스템은 배터리 상태와 주행 속도, 운전자의 가속 의도에 따라 전기모터와 엔진의 역할을 조절한다. 배터리 잔량이 충분할 때는 엔진을 멈추고 모터만으로 달린다. 잔량이 25% 이하로 낮아지면 엔진이 발전기를 돌려 구동모터에 전력을 공급하고, 남는 전력은 배터리에 저장한다. 시속 70㎞ 이상의 정속 주행에서는 에너지 변환 손실을 줄이기 위해 엔진이 바퀴를 직접 굴린다. 급가속이나 고속 추월처럼 큰 힘이 필요할 때는 엔진과 모터가 함께 구동력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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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라이언6 DM-i 스티어링휠./사진=김연지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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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라이언6 DM-i 기어변속기./사진=김연지 기자 | ||
시동을 걸고 출발하면 첫인상은 전기차에 가깝다. 가속페달을 밟는 즉시 모터가 부드럽게 차체를 밀어낸다. 도심에서는 엔진의 존재를 의식하기 어려울 만큼 조용하고, 배터리 잔량이 줄어 엔진이 개입해도 소리와 진동이 크게 도드라지지 않아 동력원이 바뀌는 순간을 알아채기 쉽지 않았다. 가속 반응은 날카롭기보다 매끄럽다. 전륜 모터는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00Nm를 발휘해 공차중량 1960㎏에도 답답함 없이 힘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는 8.3초가 걸린다.
승차감은 패밀리 SUV답게 편안함에 무게를 뒀다. 노면의 잔진동을 부드럽게 걸러내고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충격을 둥글게 다듬는다. 스티어링 휠 역시 노면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전달하기보다 가볍고 편안한 조작에 초점을 맞췄다. 다만 굽은 길에서 속도를 높이면 차체의 좌우 움직임이 비교적 크게 느껴졌다. 날카로운 핸들링이나 운전의 재미보다는 탑승자의 편안함과 일상적인 이동을 우선한 느낌이다.
씨라이언6 DM-i에는 18.3㎾h 용량의 리튬인산철 기반 블레이드 배터리가 들어간다. 환경부 인증 기준 전기만으로 70㎞를 달릴 수 있어 집이나 직장에서 꾸준히 충전한다면 평일 출퇴근은 상당 부분 전기차처럼 소화할 수 있다. 장거리에서는 60리터 연료탱크와 엔진을 활용할 수 있어 충전소를 찾아 이동 경로를 바꿀 필요가 없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5.2㎞, 복합전비는 ㎾h당 4.2㎞다. 다만 PHEV의 실제 효율과 유지비는 충전 빈도와 주행 패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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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라이언6 DM-i 후면./사진=김연지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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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라이언6 DM-i 트렁크./사진=김연지 기자 | ||
PHEV로서는 드물게 DC 급속충전도 지원한다. 최대 충전 출력은 18㎾로, 배터리 잔량 3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30분이 걸린다. AC 완속충전으로 완전히 충전할 때는 약 2.8시간이 필요하다. 전기차와 비교하면 충전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외부에서도 비교적 짧은 시간에 전기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BYD는 가격에서 초강수를 뒀다. 3750만 원은 국내 준중형 하이브리드 SUV의 중상위 트림과 겹치는 수준이다. 정부 보조금 없이도 PHEV 시스템과 70㎞의 전기 주행거리, 풍부한 편의사양을 제공한다. 고가 수입차 중심이던 PHEV 시장의 진입 문턱을 크게 낮춘 셈이다.
씨라이언6 DM-i는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사이에서 완벽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두 차종의 장점을 현실적인 가격으로 절충한 모델에 가깝다. 운전의 재미보다 공간과 효율, 편의사양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충분히 눈여겨볼 만한 선택지다.
국내 PHEV 시장이 잔잔했던 것은 수요가 없어서라기보다 선택할 만한 차가 부족했던 영향도 있다. BYD는 씨라이언6 DM-i로 그 공백을 파고들었다. BYD의 침투 작전이 성공할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3750만 원이라는 가격표는 잠잠했던 국내 PHEV 시장을 흔들기에 충분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