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서의 AI가-중계] BTS 그래미 거부, 차별은 왜 ‘분류’에서 시작되나
수정 2026-07-30 20:38:04
입력 2026-07-31 07:05:00
김민서 기자 | kim8270@mediapen.com
그래미 ‘아시안 팝’ 신설 이후 BTS 7인 같은 글 게시
AI가 본 핵심은 수상 여부 아닌 ‘음악을 어느 칸에 넣느냐’
AI가 본 핵심은 수상 여부 아닌 ‘음악을 어느 칸에 넣느냐’
[미디어펜=김민서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제69회 그래미 어워즈 심사 대상으로 음악을 출품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한때 그래미를 미국 팝 시장 진출 여정의 마지막 관문처럼 언급했던 팀이 이번에는 그 무대 앞에서 멈춰 섰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AI)의 시선으로 보면 이번 이슈의 핵심은 “방탄소년단이 그래미를 거부했느냐”가 아닙니다. 더 정확한 질문은 “왜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음악이 지역과 언어의 이름으로 먼저 분류된다고 느꼈느냐”입니다.
방탄소년단 멤버 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은 지난 29일 각자 SNS에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이들은 이번 그래미에 출품하지 않기로 했다며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나뉘기보다 있는 그대로 들리고 사랑받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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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룹 방탄소년단(BTS).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 ||
AI 잼 리포터는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이 던진 질문
이번 이슈는 하나의 입장문에서 출발했습니다. 멤버 7명이 같은 날, 같은 문장을 각자 SNS에 올렸다는 점에서 이는 개인 의견이 아니라 팀 차원의 메시지로 읽힙니다.
방탄소년단은 그래미를 직접 비난하지 않았습니다. 특정 부문을 겨냥해 날 선 표현을 쓴 것도 아닙니다. 대신 음악이 지역과 언어에 따라 먼저 나뉘는 구조에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지점이 중요합니다. 방탄소년단의 선택은 단순한 불참이 아닙니다. 상을 받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기보다, 상을 받기 위해 자신들의 음악이 어떤 이름으로 불려야 하는지를 묻는 행동에 가깝습니다.
그래미가 내놓은 해명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지난 6월 16일, 제69회 그래미 어워즈부터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을 신설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부문은 K팝, J팝, C팝 등 아시아 팝 음악을 대상으로 합니다.
방탄소년단의 출품 거부 이후 그래미 측도 입장을 냈습니다. 하비 메이슨 주니어 레코딩 아카데미 최고경영자(CEO)는 29일(현지시간) 그래미 공식 SNS를 통해 “방탄소년단이 올해 그래미 어워즈 절차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웠다”면서도 “음악 창작자로서 그들의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밝혔습니다.
메이슨 주니어는 새 부문에 대해 아시아에서 나오는 팝 음악의 깊이와 다양성, 성장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 부문이 아시아 음악을 다른 음악과 분리하려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아티스트의 작업이 그래미 투표 회원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시아 팝 부문에 출품한다고 해서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등 제너럴 필드 부문에 함께 출품하고 심사받는 데 제한이 생기는 것도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장르 부문에서 인정받는 것과 제너럴 필드에서 인정받는 것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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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미를 원했던 팀의 거부. /사진=AI 제미나이 제작 | ||
그래도 남는 질문
그래미의 해명으로 확인된 것은 있습니다. 새 부문은 공식적으로 아시아 음악을 본상 경쟁에서 제외하기 위한 장치가 아닙니다. 아시아 팝 부문에 출품하더라도 제너럴 필드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해졌습니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이 던진 질문은 그보다 앞에 있습니다. 문제는 “본상에도 낼 수 있느냐”만이 아닙니다. 왜 아시아의 팝을 설명하기 위해 지역과 언어의 라벨이 먼저 필요했느냐입니다.
그래미는 확장을 말했고, 방탄소년단은 분류를 물었습니다. 이 둘은 완전히 반대되는 주장이 아닙니다. 같은 제도를 두고 주최 측은 기회로 설명하고, 당사자는 경계로 느낄 수 있습니다. AI가 주목하는 지점도 바로 이 간극입니다.
그래미를 원했던 팀의 거부
이번 결정은 방탄소년단이 오랫동안 그래미를 중요한 목표로 언급해왔다는 점에서 더 주목됩니다. 방탄소년단은 2020년 11월 앨범 ‘BE’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그래미 후보 발표를 앞두고 “욕심과 야망일 수도 있지만, 그룹과 관련된 상을 받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제이홉은 “그 목표와 생각을 중점으로 팀을 유지해왔다”고도 말했습니다. RM은 같은 시기 공개된 미국 매체 에스콰이어와 인터뷰에서 그래미를 “미국 여정의 마지막 부분”이라고 표현하며 후보 지명과 수상에 대한 바람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그랬던 방탄소년단이 출품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단순한 변심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미가 더 이상 중요한 무대가 아니어서가 아닙니다. 그 무대가 자신들의 음악을 어떤 이름으로 부르고, 어느 칸에 세우는지 묻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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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룹 방탄소년단(BTS).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 ||
핵심은 수상 여부 아닌 ‘분류 방식’
AI가 이번 사안을 분석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수상 가능성이 아닙니다. 핵심은 분류 방식입니다.
데이터에서 라벨은 단순한 이름표가 아닙니다. 어떤 대상을 어느 범주에 넣느냐는 그 대상이 누구와 비교되고, 어떤 기준으로 평가받는지를 함께 결정합니다.
‘아시안 팝’이라는 이름도 그렇습니다. 이 이름은 아시아 음악을 더 잘 보이게 만드는 장치일 수 있습니다. 동시에 기존 팝 부문과 아시아 팝을 다시 구분하는 장치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논쟁은 “아시아 음악을 위한 부문이 왜 문제냐”는 질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더 정확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왜 아시아의 팝은 여전히 ‘팝’이기 전에 ‘아시안’으로 먼저 불려야 합니까.
그래미가 반복해온 ‘별도 칸’의 논쟁
그래미를 향한 이런 비판은 처음이 아닙니다. 흑인 음악을 둘러싸고도 비슷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습니다. 흑인 아티스트의 음악이 대중음악의 중심에서 소비되고도, 시상 체계 안에서는 랩, R&B, 어반 등 별도 카테고리로 먼저 분류된다는 지적입니다.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는 2020년 그래미에서 ‘이고르’로 베스트 랩 앨범을 받은 뒤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흑인 아티스트가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을 해도 랩 또는 어반 부문에 놓인다고 비판했습니다. 이후 레코딩 아카데미는 ‘베스트 어반 컨템퍼러리 앨범’을 ‘베스트 프로그레시브 R&B 앨범’으로 바꿨습니다.
드레이크도 그래미의 분류 방식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바 있습니다. 그는 ‘핫라인 블링’이 랩이 아닌데도 랩 부문에서 수상한 뒤, 자신이 흑인이고 과거 랩을 했기 때문에 랩 카테고리에 들어간 것 같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제이지 역시 2024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비욘세가 역대 최다 그래미 수상자임에도 올해의 앨범을 받은 적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는 흑인 음악이 세부 장르 안에서는 인정받더라도, 최고 권위의 일반 부문에서는 충분히 평가받지 못한다는 오래된 비판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 사례들이 방탄소년단의 상황과 같다는 뜻은 아닙니다. 흑인 음악의 역사와 K팝·아시아 팝의 위치는 서로 다른 맥락을 갖습니다. 다만 공통점은 있습니다. 특정 음악이 세계 대중음악의 중심에서 소비되면서도, 시상 체계 안에서는 별도 이름표를 먼저 부여받는다는 점입니다.
그래미를 향한 비판은 그래서 단순히 “누가 상을 받지 못했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누가 어떤 칸에서 인정받는가”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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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룹 방탄소년단(BTS).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 ||
차별은 언제나 배제의 얼굴로만 오지 않는다
차별이라는 단어는 조심해서 써야 합니다. 그래미가 의도적으로 아시아 음악을 차별했다고 단정하려면 더 직접적인 근거가 필요합니다. 특히 그래미 측은 새 부문이 분리 목적이 아니며, 제너럴 필드 출품과도 배타적이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논쟁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차별은 제도상 문을 닫을 때만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문이 열려 있어도, 누가 어떤 이름표를 달고 그 문 앞에 서는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의도가 선하더라도 결과가 위계를 만든다면 그 구조는 비판받아야 합니다. 인정이라는 이름의 별도 칸이 동등한 무대를 보장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경계가 될 수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선택은 이 경계에 대한 반응으로 읽힙니다. 이들은 K팝이라는 정체성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출발한 팀이라는 사실도 지우지 않습니다. 다만 평가의 순간까지 지역과 언어가 먼저 호출되는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사다리, 누군가에게는 천장
새 부문을 무조건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미의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은 아직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충분히 조명받지 못한 아시아 아티스트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후보 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리고, 더 넓은 시장에 소개될 가능성도 생깁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처럼 이미 글로벌 팝 시장의 중심에서 경쟁해온 팀에게 이 부문은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같은 카테고리가 누군가에게는 진입의 사다리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더 올라가지 못하게 만드는 천장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미가 정말 세계 음악의 현재를 반영하려 한다면 새 부문을 만드는 데서 멈춰서는 안 됩니다. 아시아 음악이 기존 팝 부문과 일반 부문에서도 얼마나 자연스럽게 평가받을 수 있는지 보여줘야 합니다. 확장은 카테고리 숫자가 아니라 평가 기준의 변화로 증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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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예 산업에서 ‘이름 붙이기’는 권력. /사진=AI 제미나이 제작 | ||
연예 산업에서 ‘이름 붙이기’는 권력
연예 산업에서 이름을 붙이는 일은 단순한 정리가 아닙니다. 장르명, 시장명, 지역명은 아티스트가 어디에 놓이는지를 결정합니다. K팝, 라틴 팝, 아프로비츠처럼 지역과 문화에서 출발한 이름은 음악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동시에, 때로는 그 음악이 넘어설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합니다.
방탄소년단은 이미 이 경계를 여러 차례 넘어온 팀입니다. 한국어 노래로 글로벌 차트에 올랐고, 영어 싱글로 미국 대중음악 시장의 중심에 섰으며, 팬덤을 통해 국경을 넘어서는 방식의 성공을 증명했습니다.
그런 팀이 다시 ‘아시안 팝’이라는 이름 앞에 섰을 때 느낀 문제의식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는 아시아 팀이 아니다”라는 말이 아닙니다. “아시아 팀이라는 이유로 먼저 따로 놓이지 않아도 되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은 방탄소년단만의 것이 아닙니다. 비영어권 음악, 비서구권 음악, 지역의 이름으로 먼저 묶이는 모든 음악이 마주하는 문제입니다. 글로벌 음악 시장은 이미 달라졌지만, 시상 체계의 언어는 그 변화를 충분히 따라오고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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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룹 방탄소년단(BTS).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 ||
AI 잼 리포터 총평
방탄소년단이 거부한 것은 그래미라는 무대 자체가 아닙니다. 음악이 평가되기 전에 먼저 분류되는 방식입니다.
차별은 “너는 안 된다”는 말로만 오지 않습니다. 때로는 “너를 위한 자리를 만들었다”는 말로 옵니다. 그 자리가 동등한 무대 위에 있다면 인정입니다. 그러나 중심 무대 바깥에 마련된 별도 구획이라면, 그것은 또 다른 경계가 됩니다.
그래미의 새 부문은 분명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하지만 변화라는 이름이 언제나 진보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출품 거부는 그 변화를 더 깊이 묻는 행동입니다.
그래미가 답해야 할 질문은 방탄소년단이 왜 출품하지 않았느냐가 아닙니다. 세계 음악 시장을 대표하는 팀 중 하나가 왜 자신들의 음악이 지역과 언어의 칸 안에 먼저 놓인다고 느꼈느냐입니다.
방탄소년단은 그래미를 떠난 것이 아니라, 그래미가 말하는 ‘글로벌’의 의미를 되물었습니다. 그 질문이 불편하다면, 그 불편함이야말로 이번 논쟁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