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6세 연기 28년 차, 여고생으로 시작한 대표 '로코퀸'은 햔재 진화중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1999년 영화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의 참신한 여고생으로 대중 앞에 첫발을 내디딘 배우 공효진이 어느덧 연기 인생 28년 차를 맞았다. 그간 드라마 '파스타', '최고의 사랑', '질투의 화신'과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내놓으며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로코퀸'이자 사랑스러운 '공블리'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아온 그녀가 다시 한번 거침없는 연기적 진화를 증명한다. 

로맨틱 코미디의 달콤함에 안주하지 않고, 현실에 뿌리내린 리얼한 생활밀착형 연기로 연기 인생의 제2전성기를 화려하게 열어젖히고 있는 것이다.

그 스펙트럼의 정점이 될 무대는 내달 26일 극장가를 찾는 영화 '경주기행'이다. '경주기행'은 수학여행에서 끝내 돌아오지 못한 막내딸 '경주'를 위해, 8년이라는 기나긴 기다림 끝에 '죽이는' 여행을 떠나는 네 모녀의 독특하고 지독한 가족 복수극이다. 

   
▲ '공블리'로 불리며 우리나라 대표적인 로코퀸의 위치를 점하고 있던 공효진이 생활밀착형 연기로 진화하고 있다. 사진은 영화 '경주기행'의 한 장면./사진=롯데 엔터테인먼트 제공


공효진은 이 작품에서 엄마의 복수 계획을 가장 가까이서 돕는 든든한 조력자이자 첫째 딸 '장주' 역을 맡아 극의 정서적 버팀목 역할을 완벽히 해낸다.

그가 분한 '장주'는 일찍부터 엄마 '옥실'(이정은)의 수선집 일을 도우며 동생들을 챙겨온 전형적인 'K-장녀'다. 가정을 꾸린 후에도 엄마가 늘 삶의 1순위인 인물로, 막내를 위한 살벌한 복수 여행에 기꺼이 동참한다. 하지만 혹여라도 일이 잘못되어 남아있는 내 가족이 흔들리면 어쩌나 불안해하는 다층적인 감정을 품고 있다. 

공효진은 잔뜩 긴장한 엄마의 멘탈을 다잡고 틈만 나면 티격태격하는 동생들을 말리는 '장주'를 그려내기 위해 백탁 선크림과 눈썹 문신 등 세밀한 캐릭터 디테일까지 직접 제안하며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사실 공효진의 연기사를 되짚어보면 '생활밀착 연기'는 예견된 진화였다. 영화 '가족의 탄생'이나 '미쓰 홍당무'에서 선보인 날것 그대로의 독보적 캐릭터 소화력은 그가 단순한 로코 주인공 이상의 깊이를 지닌 배우임을 일찌감치 증명한 바 있다. 

이후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특유의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를 녹여내 대중성을 잡았다면,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과 영화 '윗집 사람들' 등을 거치며 점차 삶의 희로애락을 스며들게 만드는 묵직한 생활 연기로 스펙트럼을 대폭 확장했다. 

   
▲ 공효진은 '경주기행'을 통해 훨씬 원숙하면서도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사진=롯데 엔터테인먼트 제공


당초 스케줄 문제로 '경주기행'을 한 차례 고사했음에도 시나리오가 주는 깊은 울림과 애틋한 잔상이 오래 남아 운명처럼 다시 작품을 선택한 까닭 역시, 연기자로서 끊임없이 서사에 깊은 숨을 불어넣고자 하는 열망 덕분이었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대목은 배우 이정은과의 재회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가슴 절절한 모녀 호흡으로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두 사람은 '경주기행'을 통해 6년 만에 다시 모녀로 다시 뭉쳤다. 공효진은 이정은 엄마라면 옆에서 든든하게 서포트하고 싶다는 깊은 신뢰를 내비쳤고, 전작보다 훨씬 더 지독하고 끈끈한 모녀 시너지를 발휘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성숙하고 독립적으로 보이지만 속으로는 끊임없이 흔들리는 'K-장녀'의 속내를 섬세하고 설득력 있게 풀어낼 공효진. '로코퀸'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너머,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진짜 생활밀착형 배우로 우뚝 선 그의 압도적인 연기 변신은 영화 '경주기행'을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다시 한번 강렬하게 사로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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