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계약 대세 된 정비시장… 목동서 경쟁수주 재점화되나
4·7단지 중심 경쟁 구도 주목…대형사 셈법 복잡해졌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건설사들의 선별수주 기조가 짙어지면서 서울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경쟁입찰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주요 사업장이 잇따라 수의계약으로 귀결되는 가운데 총 사업비 30조 원 규모의 목동 재건축이 경쟁입찰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사업지로 주목받고 있다. 4·7단지를 중심으로 대형 건설사들이 출격을 저울질하면서 하반기 정비시장에서 보기 드문 수주전이 성사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 서울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경쟁입찰이 실종되고 있다. 건설사들의 선별수주 기조가 굳어지며 주요 정비사업이 잇따라 수의계약으로 귀결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총 사업비 30조 원 규모의 목동 재건축은 하반기 정비시장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4·7단지를 중심으로 대형 건설사들의 참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보기 드문 경쟁입찰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10대 건설사가 참여한 주요 정비사업 입찰 25건 가운데 경쟁 수주가 이뤄진 사업지는 3곳에 그쳤다. 압구정5구역 재건축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 재개발, 신반포19·25차 재건축을 제외한 나머지 22곳은 모두 단독 입찰에 따른 수의계약으로 시공사가 결정됐다.

하반기 최대어인 여의도 재건축마저 나눠먹기 구도가 형성되면서 건설사 간 대결 가능성은 낮아졌다. 최근 두 번째 입찰을 진행한 강남구 도곡우성 재건축 역시 롯데건설의 단독 응찰로 경쟁이 불발됐다. 공사비와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된 데다 수익성 중심의 선별수주 기조가 굳어지면서 정비시장에서 경쟁입찰은 갈수록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목동 재건축이 올해 서울 정비시장에서 경쟁입찰을 기대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사업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총 14개 단지로 이뤄진 목동신시가지는 사업비만 30조 원을 웃도는 초대형 정비사업이다. 서울 정비 시장의 대표주자인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중에서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최근 7단지가 재건축 조합설립 인가를 받으면서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양천구는 이달 8일 목동7단지 재건축 조합설립을 인가했다. 올해 1월 추진위원회 구성을 승인받은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이로써 전체 14개 추진 단지 가운데 조합 설립을 마친 곳은 5곳으로 늘어나게 됐다. 재건축 시계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돌아가면서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한층 분주해지고 있다. 

◆ 4·7단지 중심 대형사 집결…하반기 서울 정비시장 최대 승부처 될까

현재 목동 재건축 단지 가운데 경쟁입찰 가능성이 점쳐지는 곳은 4·7단지다. 

먼저 2550가구 규모인 목동7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최고 49층, 4341가구의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조합은 이르면 연내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 롯데건설 등 복수의 주요 건설사가 7단지 입찰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7단지는 목동 내에서도 손꼽히는 사업성을 갖춘 곳으로 평가받는다. 기존 용적률이 125%에 불과해 추가 용적률 확보 여력이 크고 대지지분도 넓어 일반분양 물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서다. 공사비 상승과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정비사업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러한 특성은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7단지의 입찰 조건은 향후 목동 재건축 수주전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공사비는 물론 사업비 대출금리, 이주비 지원, 분담금 납부 유예, 공사기간 등 건설사들이 제시하는 사업 조건이 후속 단지들의 기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분석이다. 

상반기 조합 설립을 마친 목동4단지도 시공사 선정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다. 

4단지에서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맞대결 전망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일찌감치 현수막을 내거는 등 물밑작업을 벌여왔고, 포스코이앤씨도 4단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목동4단지 재건축은 양천구 목동 904번지 일대 12만225.3㎡ 부지에 최고 49층, 2436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예상 공사비는 약 1조5000억 원 수준이다.

4∙7단지 외에 경쟁 수주 가능성이 남은 곳은 12단지다. 조합은 지난 15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1차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현설에는 GS건설과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IPARK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 4곳이 참석하며 성황을 이뤘다.  

다만 현장설명회 흥행이 실제 경쟁입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현장설명회 참석은 입찰 참여를 위한 필수 절차지만, 사업성을 검토하거나 향후 수주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정보 수집 차원에서 참석하는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시공사 후보로는 GS건설이 꼽힌다. GS건설이 목동 재건축 초기부터 12단지 수주를 꾸준히 준비해 온 데다 다른 건설사들이 현장 설명회 이전까지 12단지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실제 입찰에 참여할 확률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 주요 정비사업에서 경쟁입찰이 크게 줄어든 것은 건설사들이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을 우선하는 선별수주 기조를 강화했기 때문"이라며 "목동은 사업 규모와 상징성, 사업성을 모두 갖춘 만큼 올해 서울 정비시장에서 보기 드문 경쟁입찰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는 사업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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