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증시…증권사 실적, '非브로커리지'서 승부 갈리나
수정 2026-07-31 11:04:15
입력 2026-07-31 11:04:26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거래대금 급감…대형사-중소형사 격차 계속 벌어질 듯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큰 수익을 냈지만 하반기 들어선 분위기가 달라졌다.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하자 다시금 기존에 강조되던 '비(非) 브로커리지 수익'이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작년과 올해 크게 벌어졌던 대형사와 중소형 증권사의 실적 격차는 계속 벌어질 수밖에 없고, 비브로커리지 역량 차이에 따라 대형사 내에서도 실적이 엇갈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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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큰 수익을 냈지만 하반기 들어선 분위기가 달라졌다.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하자 다시금 기존에 강조되던 '非브로커리지 수익'이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사진=김상문 기자 | ||
3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증시 상황이 급변하면서 증권업계의 발걸음도 재차 바빠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유례없는 증시 활황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 잔치'를 벌였던 국내 증권사들이 하반기 들어서는 또 다른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하반기 증권사들의 실적 향방을 가를 핵심 승부처로 다시금 '비 브로커리지' 부문이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자료 등을 종합했을 때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는 일평균 거래대금이 70조~100조원 안팎까지 불어나는 등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던 단위로 자금이 움직였다. 이에 힘입어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등 주요 지주계 증권사 및 대형사들은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달성할 수 있었다.
양상이 판이하게 달라진 것은 하반기의 시작인 7월부터였다. 국내 증시가 급격한 조정을 받으면서 '끝없는 우상향' 기대감을 유지하던 투자심리가 한순간에 꺾여버렸다. 자연히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 역시 40조원 밑으로 하회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이달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33조9500억원 수준으로, 전달 대비 20% 이상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대금의 급격한 감소는 증권사의 가장 확실한 수익원이었던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입의 즉각적인 감소로 직결된다. 상반기 실적을 견인했던 거래대금 착시효과가 사라지면서 하반기에는 순수 위탁매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증권사일수록 실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더 큰 타격을 입는 것은 이번에도 중소형사들이다. 자기자본 규모가 크고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된 대형 증권사들과 달리 리테일 브로커리지 수수료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문 등에 실적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 증권사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형사들은 자산관리(WM) 부문의 안정적인 수수료 기반과 더불어 자산운용 및 트레이딩 손익으로 브로커리지 부문의 부진을 완화할 수 있는 방어력을 갖추고 있다. 반면 중소형사들은 거래대금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데다, 여전히 우발채무 리스크가 남아있는 부동산 PF 부문의 회복 지연으로 하반기 실적 방어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대형 증권사라 하더라도 각사별로 구체적인 상황에는 차이가 있다. 비브로커리지 부문 중에서도 특히 투자은행(IB)과 WM 부문에서 어느 쪽 비중이 더 크냐에 따라 실적 순위표가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을 비롯해 KB증권, 삼성증권 등 IB 딜 수주 능력이 있거나 고액 자산가 기반의 WM 채널을 탄탄하게 구축한 대형사들은 하반기 증시 변동성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우수한 실적 방어력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인수금융이나 발행어음사업 확대, 채권 발행(DCM) 부문에서의 역량이 거래대금 감소분을 상당 부분 메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 점유율이 높아 브로커리지 비중이 절대적이었던 증권사나 최근 IB 부문 수익성이 주춤했던 일부 증권사의 경우 '거래량 절벽'의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 증권사들의 실적 착시는 유동성이 만들어낸 일회성 측면이 상당히 강했다"면서 "증시 활황이 오기 전부터 강조되던 비브로커리지 역량이 다시 한 번 강조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