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이자라도 받자" 은행권 정기예금 한달새 24조↑
수정 2026-07-31 11:53:17
입력 2026-07-31 11:53:29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연일 코스피 급락하자 공포 느낀 투자자들 은행 몰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코스피가 급락장을 맞이하면서 지난 30일 5500선까지 후퇴한 가운데, 이달들어 시중 유동자금이 은행권으로 대거 몰리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에는 한 달 새 24조원 이상 유입됐는데, 증권사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개월 새 32조원 이상 급감해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주식시장 급락으로 공포를 맛본 투자자들이 3%대 이자라도 확보하기 위해 대거 은행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MMDA 포함)은 지난 29일 현재 664조 9401억원을 기록해 6월 말 722조 2928억원 대비 약 7.9%(57조 3527억원) 급감했다. 특히 기업들의 자금 비중이 높은 MMDA 잔액이 이달 들어 급감했다는 후문이다. 이른바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불리는 요구불예금은 사실상 0%대 금리로, 은행이 저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핵심 예금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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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피가 급락장을 맞이하면서 지난 30일 5500선까지 후퇴한 가운데, 이달들어 시중 유동자금이 은행권으로 대거 몰리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에는 한 달 새 24조원 이상 유입됐는데, 증권사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개월 새 32조원 이상 급감해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주식시장 급락으로 공포를 맛본 투자자들이 3%대 이자라도 확보하기 위해 대거 은행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요구불예금과 함께 주식 투자자의 자금흐름을 알 수 있는 투자자예탁금도 최근 급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4일 139조 694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이달 28일 예탁금은 약 32조 4954억원 급감한 107조 1994억원으로 위축됐다.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이달 28일 기준 33조 1940억원으로 이달 2일 기록한 최고치 37조 7187억원 대비 약 4조 5000억원 감소했다. 빚투(빚내서 투자)·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열풍이 한풀 꺾인 셈이다.
반면 정기예금 잔액은 한 달 새 급증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29일 현재 973조 4942억원으로 6월 말 949조 3997억원 대비 약 2.5%(24조 945억원) 증가했다. 이는 올들어 월간 최대 증가폭이다. 실제 지난달 증가폭이 4조 6837억원에 그친 점을 고려할 때, 이달에만 최소 3~4배 급증한 셈이다. 투자자들이 증시 급락으로 패닉에 빠진 데다, 예금금리도 3%대로 크게 뛰면서 유동자금을 안전자산으로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현재 은행연합회 소속 은행들이 판매하는 만기 1년의 정기예금 상품 38개 중 최고금리가 3%를 넘어선 건 29개에 달한다.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은 최고 연 3.95%를 기록해 전 은행권 중 가장 금리가 높다.
지방은행의 약진도 눈에 띤다. JB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이 연 3.81%로 전달취급평균금리 3.66% 대비 약 0.15%p 인상됐다. 광주은행의 '굿스타트예금'도 연 3.53%에서 연 3.77%로 약 0.24%p 인상됐다. 제주은행의 'J정기예금'은 연 3.42%에서 연 3.70%로 약 0.28%p 인상됐다. BNK부산·경남은행의 대표 예금상품 금리도 크게 올라 각각 연 3.55%를 기록 중이다.
인터넷은행에서도 금리인상이 두드러지는데,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은 최고 연 3.71%로 전달 평균 연 3.48% 대비 약 0.23%p 상승했다. 특히 케뱅은 금리쿠폰 이벤트를 진행 중인데, 최고 연 5.00%까지 기대할 수 있다. 그 외 카카오뱅크의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은 연 3.40%에서 3.60%로, 토스뱅크의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은 연 3.20%에서 연 3.40%로 각각 상승했다.
2% 후반대에 그쳤던 5대 시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금리도 최근에는 연 3.2%대로 크게 뛰었다. 가장 금리가 높은 상품은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으로 연 3.25%다. 이 상품은 전달 평균 연 2.83%였는데 한 달 새 약 0.42%p 급등했다. 또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 등이 일제히 연 3.20%로 치솟았는데, 이들 상품의 전달 평균금리는 연 2.90~2.96%에 불과했다. 금리가 약 0.24~0.30%p 상승한 셈이다.
이에 증시에 집중했던 투자자들이 은행 정기예금으로 더욱 몰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코스피 급등락에 따른 투자 공포심리 극대화,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 줄인상,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등이 고루 더해진 까닭이다. 전날 5500선까지 추락했던 코스피가 이날 오전 11시35분 현재 약 13.98% 급등한 6375.81까지 회복했지만, 역대급 급등락에 이미 투자자들의 공포가 극에 달했다는 평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포모(놓칠까봐 불안한 마음) 투자'가 역대급 불장을 만들었는데, 증시 급락을 계기로 최근 '조모(놓쳐도 괜찮다는 안도) 투자'가 대세로 부상하고 있다"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계기로 은행 예금금리도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