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1등은 없다…시총 판도 속 25년 1위 지킨 삼성전자의 무게
수정 2026-08-01 09:38:28
입력 2026-08-01 09:37:01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내수 독점 구조 벗어나 글로벌 고부가가치 기술 영통 확장
기업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 자유·시장 효율성 확대돼야
기업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 자유·시장 효율성 확대돼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최근 국내 증시가 급격한 부침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재계에서는 시가총액 1위의 주체가 공기업에서 민간으로 바뀐 지난 25년의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성장 축이 공공 인프라에서 민간 중심의 글로벌 기술 경쟁 체제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분석이다.
특히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국가 경쟁력 유지를 위해 민간 기업의 혁신과 투자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부 정책이 민간의 자율성과 시장 효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변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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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가 25년 이상 정상의 자리를 지킨 배경에는 끊임없는 '사업 구조의 진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전에서 출발해 메모리 반도체 신화를 썼고, 스마트폰과 파운드리, AI 생태계에 이르기까지 주력 사업을 유연하게 변화시키며 급변하는 시장에서 안주하지 않은 혁신이 영속의 기반이 됐다는 진단이다. /사진=미디어펜 | ||
1일 한국거래소(KRX)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990년대 국내 시가총액 1위는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한전)였다. 1989년 국민주 형태로 상장된 한전은 전 국토에 전력을 공급하는 독점적 사업자로서 1990년대 내내 시총 1위 자리를 지켰다. 당시 시장의 자금 흐름 역시 국가 주도의 인프라 확충에 집중됐다.
◆ 2000년 삼성전자 1위 등극…'글로벌 기술 경제'로 전환
하지만 2000년 삼성전자가 연말 기준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서며 한국 경제는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내수 시장과 공공 독점 사업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고부가가치 첨단 기술 산업으로 중심축이 이동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활약 이후 한국 증시는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바이오, AI 등 수출형 첨단 기술 기업들이 주도하는 구조로 변모했다. 증권가에서는 과거 한전의 1위를 '개발도상국형 내수 시장'의 특징으로, 이후 민간기업의 상위권 선점을 '선진국형 글로벌 기술 시장' 진입의 증거로 해석한다.
특히 삼성전자가 25년 이상 정상의 자리를 지킨 배경에는 끊임없는 '사업 구조의 진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전에서 출발해 메모리 반도체 신화를 썼고, 스마트폰과 파운드리, AI 생태계에 이르기까지 주력 사업을 유연하게 변화시키며 급변하는 시장에서 안주하지 않은 혁신이 영속의 기반이 됐다는 진단이다.
◆ 규제 묶인 '공공성' vs 리스크 안은 '과감한 결단'
반면 한전의 경우 상장사임에도 전기요금이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과 정치적 고려에 묶여 있다. 원자재 가격이 폭등해도 원가를 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못해 대규모 적자가 누적되고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정부나 공기업이 사업 주체가 될 때 발생하는 한계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관료주의 체제하에서는 성과보다 실패에 따른 책임 추궁과 감사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특히 수조 원대의 위험 부담을 지고 선제 투자를 감행하는 결단은 공공 조직 구조상 사실상 불가능하다. '잘해야 본전'인 의사결정 체계와 복잡한 행정 절차가 사업 재편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만드는 셈이다.
반대로 민간 기업들은 치열한 생존 기로에서 오너와 경영진이 리스크를 부담하며 과감한 R&D 및 설비 투자를 감행해왔다. 창의성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이익을 극대화하는 민간의 효율성이 시장의 평가로 직결됐다는 분석이다.
◆ '영원한 1등은 없다'… 시총 상위권이 보여주는 시장 변화
한편, 국내 증시 시가총액 상위권의 변화는 한국 경제 주력 산업의 변천사이자 글로벌 시장 흐름을 보여준다. 2000년대 중반에는 중국 특수로 포스코와 조선주들이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2010년대 들어 바이오와 친환경 모빌리티가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며 시장 지형도를 바꿨다.
2020년 팬데믹 시절에는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들이 새 바람을 일으켰으며, 최근에는 'AI 혁명' 속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가 시총 2위 자리를 굳건히 다지는 등 판도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시가총액 30년사가 단지 기업들의 순위 바뀜을 넘어 한국 경제의 체질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멘텀이라고 입을 모은다. 결국 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인 만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한 제도 변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한전이 시총 1위였던 시절이 '관의 주도' 시대였다면, 현재는 민간 기업의 혁신력이 국가 전체 경제를 견인하는 시대"라며, "글로벌 기술 주권 확보와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위해서는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완화하고 민간의 창의성과 투자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장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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