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0만달러 규모 전략적 투자…전환사채 인수로 협력 관계 격상
체리 플랫폼에 KGM SUV 노하우 접목…'SE-10' 2027년 초 출시
SDV·자율주행·친환경 파워트레인까지…미래차 기술 협력 확대
[미디어펜=김연지 기자]KG모빌리티(KGM)가 중국 체리자동차로부터 약 11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신차·미래차 기술 협력을 확대한다. 체리의 플랫폼과 친환경 파워트레인 등 검증된 기술을 활용해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되, 디자인과 주행 성능에는 KGM이 축적한 SUV 개발 노하우를 반영해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KGM은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체리자동차와 미래 기술 협력 및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7500만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1100억 원이다.

이번 투자는 KGM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체리자동차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황기영 KGM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환사채가 전량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체리자동차의 KGM 지분율이 10% 안팎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 (왼쪽부터) 장귀빙 체리자동차 사장, 인퉁웨 체리자동차 회장, 곽재선 KGM 회장, 황기영 KGM 대표이사가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KGM-Chery 글로벌 동반성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 계약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김연지 기자


다만 체리자동차의 경영 참여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황 대표는 "양사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겠다는 의미의 지분 투자"라며 "향후 경영 참여 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2024년 체결한 전략적 파트너십 및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과 지난해 중·대형 SUV 공동개발 협약에 이은 후속 조치다. 단순한 기술 도입 관계를 넘어 자본을 매개로 장기적인 협력 기반을 다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양사 협력의 첫 결과물은 프로젝트명 'SE-10'이다. 렉스턴의 정통 SUV 헤리티지를 잇는 D+세그먼트 SUV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2.0리터 가솔린 모델로 구성해 2027년 초 출시될 예정이다.

KGM은 체리자동차의 플랫폼을 그대로 가져오는 방식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KGM의 상품기획과 디자인, 차량 통합개발 역량을 더해 한국 소비자와 글로벌 시장의 요구에 맞게 상품성을 다듬겠다는 설명이다.

황 대표는 "체리의 플랫폼을 이용하지만 내·외장을 달리 구상했다"며 "플랫폼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KGM이 가진 SUV의 장점과 노하우를 녹여 주행 성능과 엔진 성능을 업그레이드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왼쪽 3번째부터)장귀빙 체리자동차 사장, 인퉁웨 체리그룹 회장, 다이빙 주한중국대사, 곽재선 KG그룹 회장, 황기영 KGM 대표이사 등 관계자들이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KGM-Chery 글로벌 동반성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 계약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김연지 기자


중국에서 개발된 차량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이질감도 KGM의 기술과 상품기획 역량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황 대표는 "중국에서 개발된 차량은 한국 소비자에게 다소 이질감이 있을 수 있고, 이는 소비자 눈높이의 차이"라며 "KGM 기술진이 현지에서 차량을 튜닝하고 디자인을 입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E-10이 출시되면 어떤 부분이 달라졌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사는 SE-10을 시작으로 협력 차종을 확대한다. 자율주행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기반 전기·전자(E/E) 아키텍처, 친환경 파워트레인 등 미래차 핵심 기술 분야에서도 공동 개발을 강화할 계획이다.

자동차를 넘어 반도체와 로봇, 원자재, 철강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한다. 곽재선 KGM 회장과 인퉁웨 체리자동차 회장은 행사에 앞서 중장기 협력 방향을 논의하고, 분야별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곽 회장은 "이번 전략적 투자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KGM의 미래 성장 잠재력과 기업 가치에 대한 체리자동차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 장기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체리자동차도 공동 개발을 통한 비용 절감과 글로벌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개별 기업이 플랫폼과 신차를 각각 개발하는 대신 기술과 생산 기반을 공유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장귀빙 체리자동차 사장은 "자동차 산업은 규모가 굉장히 중요하고 규모가 클수록 신차 개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공동 개발을 통해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자동차 브랜드와 한국 자동차 브랜드가 각각 가진 장점을 결합해 더 많은 시장에 진출하고 소비자를 만족시킬 제품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KGM은 중국 기업과의 협력 확대를 둘러싼 일각의 우려에도 정면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KGM은 체리자동차와 신차 개발을, BYD와는 배터리·전기차 분야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황 대표는 "현대자동차가 제너럴모터스(GM)와 협력하듯 자동차 회사는 사업적 이해관계가 맞으면 함께 협력할 수 있다"며 "체리와는 이번 전략적 투자를 바탕으로 보다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GM은 우선 SE-10의 성공적인 출시와 시장 안착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체리 계열 브랜드 차량을 평택공장에서 위탁생산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계획이 없으며 검토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