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예측가능성 사실상 마비"…변동성 장세 언제까지?
수정 2026-08-03 13:29:27
입력 2026-08-03 13:29:28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국내 증시 특성이 변동성 키워…"5~6월 같은 강한 상승 어렵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가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극단적인 변동성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주가가 폭락하는가 하면, 이튿날은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급반등하는 등 시장의 예측 가능성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국면이 일시적 조정장이라기보다는, 글로벌 산업 구조의 패러다임 전환과 국내 증시의 기하학적 쏠림이 맞물린 '구조적 변동성'으로 진단하며 당분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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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증시가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극단적인 변동성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
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증시 변동성이 유례를 찾기 힘든 극한의 영역으로 치닫고 있다. 단순 '변동성 장세'라는 말로는 표현이 힘들 정도로 극단적인 등락이 연일 반복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장중 수시로 사이드카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가 하면 개별 종목뿐만 아니라 지수 자체가 하루 만에 3~5% 이상, 심하게는 약 18% 폭등(7월31일)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더니 이번 달 첫 거래일인 이날 오후까지 코스피는 또 다시 약 5% 급락하고 있고, 반대로 코스닥은 4%대 급등하며 디커플링 형세를 나타내고 있다. 극단적인 널뛰기 장세는 투자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지적된다. 전통적인 기술적 분석이나 기업의 재무제표, 이익 전망치 등 기성 가치평가 모델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의미다. 이에 투자이력이 오래 된 개인 투자자들은 물론 기관 및 외국인 투자가들조차 뚜렷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변동성 장세의 1차적 원인으로 글로벌 산업 생태계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를 꼽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첨단 산업의 주도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술주에 대한 기대감과 거품 논란이 수시로 충돌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CAPEX) 확대 발표가 나오면 관련 주가가 단숨에 치솟지만, 뒤이어 수익성 의문론이나 경기 둔화 우려가 제기되면 즉각 대규모 매도세로 돌아어서는 패턴이 되풀이된다. 여기에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정책 불확실성과 미·중 갈등을 비롯한 국제정치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더욱이 글로벌 자금 흐름을 주도하는 헤지펀드와 알고리즘 기반의 패시브 자금들도 특정 악재나 호재에 정교하게 반응해 일시에 쏠림 현상을 유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 그래도 불안정해진 국내증시 주요 지수의 변동폭이 인위적으로 더욱 증폭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근본적으로 국내 증시는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 일부 특정 거대 세터에 대한 지수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 몇몇의 주가 방향성에 따라 전체 지수가 흔들리는 기형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 보니 특정 업황의 뉴스 하나에 시장 전체가 거세게 요동치고 있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사들의 기초 체력이 단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급에만 의존하는 장세가 이어지다 보니 작은 충격에도 시장 전체가 과도하게 반응하게 된다"며 "국내 증시의 기하학적 쏠림과 허약한 주주환원 구조가 구조적 변동성을 야기하는 핵심 원인"이라고 짚었다.
예측가능성 자체가 상실돼버린 기형적 수급 형세는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산업 재편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AI가 이끌고 있는 시대의 변화 또한 안갯속인 데다, 국내 증시의 체질 개선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현시점에서는 주식투자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을 조절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급등주를 쫓아가는 추격매수나 과도한 레버리지 활용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국내 증시가 급락한 이유는 반도체의 이익 지속성에 대한 내러티브가 훼손되었기 때문"이라면서 "8월 코스피는 급락 이후의 반등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지만 5~6월 같은 강한 상승장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