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수입차 국가별 판매 중국 3위…고유가에 전기차 선호 커져
체리, KGM과 미래차 공동 개발…국내 시장 진출 가능성 시사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BYD를 앞세운 중국차가 처음으로 일본 브랜드를 제치고 국가별 판매 3위에 오른 데 이어 지커, 샤오펑 등 중국 완성차업체의 한국 공략이 가속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중국 최대 완성차 업체 체리자동차가 KG모빌리티(KGM)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이 한층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4월 국가별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유럽 1만6385대, 미국 1만3611대, 중국 2023대, 일본 1974대로 집계됐다.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국가별 판매 순위 3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중국산 자동차가 일본산 판매량을 앞지른 배경에는 BYD의 약진이 자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력과 전동화 기술을 앞세운 중국 브랜드의 공세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 BYD 이어 지커까지…체리도 한국 진출 저울질

   
▲ BYD 씨라이언 6 DM-i 2026 부산모빌리티쇼 전시컷./사진=BYD코리아 제공


BYD는 가성비를 앞세워 국내 진출 1년여 만에 누적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했다. 지커 역시 첫 국내 출시 모델 '7X'가 예약 개시 한 달 만에 1000대를 넘어서며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중국 브랜드들이 판매와 인지도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시장 안착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중국 최대 완성차 업체인 체리는 KGM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한국 시장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체리는 최근 KGM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중·대형 SUV 공동 개발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기·전자(E/E) 아키텍처, 자율주행, 친환경 파워트레인 등 미래차 전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양사의 첫 공동 개발 모델은 체리 플랫폼에 KGM의 SUV 개발 노하우를 접목해 2027년 출시될 예정이다.

체리는 향후 국내 판매 가능성도 열어뒀다. 장귀빙 체리차 사장은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KGM·체리차 전략적 투자 계약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소비자들이 체리차를 좋아해 주신다면 한국 진출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개성을 중시하는 한국 시장에 맞춰 체리의 서브 브랜드 진출도 고민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한국 공략 방식이 단순 차량 판매를 넘어 투자와 기술 협력으로까지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판매 확대와 함께 국내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미래차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 높아진 관세 장벽…'한국 거점화' 우려도

   
▲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KGM-Chery 글로벌 동반성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 계약 체결식에서 (왼쪽부터) 장귀빙 체리자동차 사장, 인퉁웨 체리자동차 회장, 곽재선 KGM 회장, 황기영 KGM 대표이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김연지 기자

중국 업체들의 협력 확대 배경에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강화된 통상 규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EU도 중국산 전기차를 대상으로 추가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주요 시장의 통상 장벽이 높아지면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해외 생산 및 협력 거점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장 사장은 KGM 공장에서 체리 차량이 생산될 가능성과 관련해 "글로벌 시장의 생산능력(캐파)을 공유하는 협력 모델도 고려해볼 수 있다"며 "중국과 한국의 관세가 다른 지역들이 있는 만큼 이런 부분에서 협력한다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체리차의 미국 진출 여부에 대해서는 "고심하고 있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중국 업체들이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거나 한국을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유럽연합(EU), 멕시코, 브라질 등 주요국이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통상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KGM 공장이 향후 수출 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KGM은 '관세 우회 기지'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황기영 KGM 대표는 "현재 위탁 생산 계획은 없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며 "이번 협력은 공동 개발과 미래차 기술 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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