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터널’ 벗어난 SKT…AI 데이터센터 매출 날개 달았다
수정 2026-08-05 17:05:08
입력 2026-08-05 17:05:15
배소현 기자 | kei_05219@mediapen.com
2분기 영업익 5660억원·67.3% 증가… AIDC 성장세 본격 반영
SK하이퍼에 7500억원 출자… 글로벌 빅테크 AI 수요 선제 공략
SK하이퍼에 7500억원 출자… 글로벌 빅테크 AI 수요 선제 공략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SK텔레콤(SKT)이 지난해 유심 정보 유출 사고 여파에서 벗어나 실적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고객 보상과 보안 강화 비용에 따른 기저효과에 더해 AI 데이터센터(AIDC)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업계에서는 통신 본업의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AI 인프라 사업을 얼마나 빠르게 확대할지가 향후 성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
||
| ▲ SKT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3591억 원, 영업이익 5660억 원, 당기순이익 4660억 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SKT 본사 전경./사진=SKT 제공 | ||
SKT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3591억 원, 영업이익 5660억 원, 당기순이익 4660억 원을 기록했다고 5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5%, 영업이익은 67.3%, 당기순이익은 459.8% 증가한 수치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0.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3%, 47.3% 늘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매출은 컨센서스를 소폭 밑돌았다.
영업이익 증가는 지난해 유심 정보 유출 사고 당시 유심 무료 교체와 고객 보상, 보안 강화 등에 투입된 일회성 비용이 사라진 영향이 컸다. 여기에 희망퇴직에 따른 인건비 절감과 수익성 중심의 비용 집행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사업별로는 AI 사업이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AIDC 매출은 13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5% 증가했고, AI B2B·B2C 매출도 클라우드 수주 확대에 힘입어 613억 원으로 24.5% 늘었다.
반면 이동통신 매출은 2조5634억 원으로 1.9% 감소했다. 엔터프라이즈 매출도 2801억 원으로 3.6% 줄었다. 유선통신 매출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2968억 원으로 3.8% 증가했다.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매출 1조1603억 원, 영업이익 1325억 원을 기록하며 각각 3.6%, 44.3% 성장했다.
이동통신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가입자 기반은 안정되는 모습이다. 휴대전화 가입자는 2분기 연속 순증했고, 5G 가입자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지난해 수준을 회복했다. SKT는 지난달 출시한 5G·LTE 통합 요금제를 바탕으로 고객생애가치(LTV) 중심의 질적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SK하이퍼 앞세워 AI 인프라 확대… "부지·전력 선점"
실적 성장과 함께 AI 인프라 투자 계획도 눈길을 끌었다. SKT는 지난달 AIDC 사업개발을 전담하는 독립 법인 'SK하이퍼'를 설립했다. SK브로드밴드가 기존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을 맡는다면 SK하이퍼는 신규 대규모 AIDC 사업에 필요한 부지와 전력 확보, 글로벌 고객 유치, 사업개발 등을 전담한다.
SKT는 SK하이퍼에 총 7500억 원을 출자하기로 약정했다. 출자금은 울산을 비롯한 핵심 지역의 부지 확보와 GW급 AIDC 구축에 필요한 변전설비 조성 등에 활용된다. 올해는 3300억 원을 우선 집행하고 나머지는 내년 이후 사업 일정에 맞춰 순차적으로 출자할 계획이다. 박종석 S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5GW 규모 사업 확대 과정에서 출자 규모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SKT는 대규모 AIDC 구축 과정에서도 직접 투자 비중은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사업 주도권은 유지하되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 등 외부 자본을 적극 유치해 구축·운영 재원을 조달하고, 재무 건전성과 주주환원 기조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먼저 짓고 고객을 찾는 방식'이 아니라 '고객을 먼저 확보한 뒤 구축하는 방식'을 사업 원칙으로 제시했다. 고객 수요가 확인된 이후 외부 자금을 조달해 데이터센터를 구축함으로써 투자 부담과 사업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박 CFO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수반하기 때문에 계획된 투자비를 모두 직접 부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외부 투자를 최대한 활용하고 직접 투자는 재무 건전성과 안정적인 배당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서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 투자로 자본 배분 방향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기존 주주환원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SKT는 현재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AI 인프라 수요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고객 수요를 기반으로 2029년까지 5GW(기가와트) 규모 AIDC를 단계적으로 구축한 뒤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2035년까지 15GW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재신 SKT AI사업개발담당은 "AI 인프라 수요 증가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추론 수요 확대와 공공·산업 전반의 AI 확산에 따른 구조적 변화"라며 "전력과 커넥티비티, 용수 등 핵심 요소를 갖춘 입지는 여전히 제한적이지만 한국은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를 유치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도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인프라 수요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5GW 확장도 고객 수요에 맞춰 유연하고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