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Ⅰ급 여우 28마리 소백산으로…생태계 복원 ‘분수령’
수정 2026-08-06 09:05:33
입력 2026-08-06 10:30:00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만 1년생, 독립생활 가능한 개체들 선발·방사
“2027년까지 소백산권역 활동 개체 100마리로”
“2027년까지 소백산권역 활동 개체 100마리로”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국립공원공단이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토종 여우 28마리를 소백산국립공원에 방사하며 한반도 생태계 복원과 생물다양성 회복 사업에 속도를 낸다. 단순 개체수를 늘리는 차원을 넘어 야생에서 스스로 번식하는 안정적인 개체군을 구축해 백두대간 생태축을 복원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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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백산에 방사하는 멸종위기 Ⅰ급 여우 개체./자료사진=국립공원공단 | ||
국립공원공단은 소백산국립공원 일원에서 시설 증식을 통해 태어난 여우 28마리(암컷 14마리·수컷 14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낸다고 6일 밝혔다. 방사 개체의 약 90%인 25마리는 야생 적응력이 높은 만 1년생으로, 독립생활이 가능한 개체들만 선발됐다.
소백산은 백두대간 생태축의 중심부에 위치한 여우 확산의 핵심 거점이다. 공단은 2012년부터 이곳에서 여우 복원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현재 소백산 권역에는 약 77마리, 전국적으로는 약 110마리의 여우가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단은 2027년까지 소백산 권역 활동 개체를 100마리로 늘리고, 3대 이상 자연 번식이 확인되는 소개체군을 5개 이상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방사는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과학적인 방식이 적용됐다. 방사 개체들은 8개월 동안 6개 그룹으로 나뉘어 자연적응장에서 사냥 기술을 익히는 등 야생 적응훈련을 마쳤다. 이후 방사 한 달 전부터는 4개 방사장에서 실제 서식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을 거쳤다.
특히 공단은 일반적인 즉시 방사가 아닌 ‘연방사’ 방식을 선택했다. 연방사는 기존 적응시설의 출입문을 개방해 여우가 스스로 원하는 시점에 자연으로 나가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를 줄이고 초기 정착률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함께 생활하며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한 개체를 동일한 그룹으로 방사하는 ‘그룹방사’도 병행해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력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방사 이후 관리도 강화된다. 모든 개체에는 GPS 위치추적 장치를 부착해 약 2년간 이동 경로를 추적하며, 방사 초기 2주 동안은 24시간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이후에도 생존 여부와 정착 상황, 이상 행동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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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단은 멸종위기 Ⅰ급 여우를 자연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방사지 자연적응장 훈련을 거쳤다./자료사진=국립공원공단 | ||
서식지 안전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공단은 방사에 앞서 불법 엽구를 집중 수거하고 방사지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불법 엽구 사용 금지와 여우 보호 홍보 활동을 실시했다. 앞으로도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과 협력해 로드킬과 농약 중독 등 주요 폐사 요인을 줄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여우는 설치류와 곤충, 양서·파충류, 식물 열매 등을 먹는 잡식성 중간 포식자로, 생태계 먹이사슬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은 여우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경우 특정 종의 개체수를 적절히 조절하고 건강한 산림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기여해 생물다양성 회복 효과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복원사업의 과제는 적지 않다. 지금까지 방사된 여우 259마리 가운데 약 35.9%는 방사 후 1년 안에 로드킬과 불법 엽구, 농약 중독 등의 사고로 폐사하거나 회수됐다. 이 때문에 방사만큼이나 서식지 보호와 지역사회의 협력이 복원사업 성공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이번 여우 방사는 소백산을 넘어 한반도 생태계 복원과 생물다양성 회복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여우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동물찻길사고 예방과 올무 등 불법엽구 근절 등 서식지 보호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