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장관 "초과 이익 논쟁보다 전력·용수 인프라 지원이 시급"
두산에너빌리티, LNG·SMR 등 '초기 가동' 책임질 기저전원 핵심 부상
RE100 딜레마 쥔 한화솔루션…호남권 재생에너지 연계 생태계 구축 박차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정부가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전을 선언하면서 전력 인프라 확보가 국가 차원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막대한 전력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과정이 지연될 경우 첨단 팹(Fab) 가동 시점이 늦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저 발전의 축을 담당하는 두산에너빌리티와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공급하는 한화솔루션 등 에너지 밸류체인 기업들의 수혜 기대감도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 정부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전을 선언한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와 한화솔루션 등 에너지 밸루체인 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사진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사진=SK에코플랜트 제공


7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날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중국의 맹렬한 자원 투입과 추격 속에서 한국이 반도체 우위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며 용인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조속한 건설을 주문했다. 중국과의 기술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시장 주도권을 지켜내기 위해 신속한 투자 가속화와 시장 선점이 절실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김 장관은 약 1조 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사수하기 위해, 기업의 초과 이익 분배를 둘러싼 논쟁보다는 전력과 용수 등 필수 인프라 지원을 통한 재투자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의 본질이 결국 '안정적인 인프라 공급망'에 있음을 정부 차원에서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가동되는 특성상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미세 공정 설비의 특성상 0.1초의 정전만 발생해도 웨이퍼 폐기 등으로 수천억 원의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다. 하지만 현재 한국전력공사의 대규모 누적 적자로 인한 송전선로 투자 지연과 지역 주민들의 송전탑 건설 반대 민원 등이 맞물리며 팹 적기 가동을 위한 전력망 확보가 산업계의 가장 시급한 난제로 지목됐다.

전력 병목 타개할 기저전원…두산에너빌리티 정조준

이러한 국가적 전력 인프라 병목 현상을 타개하고 클러스터에 막대한 전기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발전 설비 분야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유력한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된다.

외부 송전망 확충 지연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클러스터 인근에서 전력을 직접 생산하는 발전 설비 확보가 필수적이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팹 가동 초기 신속하게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클러스터 내에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가 구축될 경우 대형 가스터빈 기술력을 갖춘 두산에너빌리티가 주요 공급사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시기에 맞춰 신속하게 기저 전력을 댈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중장기적인 무탄소 전원(CFE) 확보 차원에서 필수적으로 거론되는 소형모듈원자로(SMR) 및 대형 원전 주기기 제작 역량까지 보유하고 있어, 반도체 전력 수급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두산에너빌리티의 발전 인프라 역량은 국가 첨단 산업의 생존과 직결된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 반도체 RE100 숙제…태양광 생태계 한화솔루션 부각

안정적인 기저 전력 확보와 함께 글로벌 반도체 고객사들의 강도 높은 RE100(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친환경 전력 인프라 확충 역시 팹 경쟁력을 좌우할 변수다. 김 장관이 용인 클러스터와 더불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조속한 건설을 지목한 배경에도, 일사량이 풍부해 태양광 발전 인프라가 집중된 호남권의 재생에너지 연계 이점이 깊게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국내 태양광 산업 생태계를 이끌고 있는 한화솔루션의 사업적 가치가 조명받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대규모 태양광 모듈 제조를 넘어 산업 단지 인근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개발과 분산형 전원망 구축에 필수적인 역량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한화솔루션이 국내 반도체 클러스터의 RE100 달성을 지원하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 특유의 간헐성(날씨에 따른 발전량 변동)을 극복하고 반도체 공장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의 통합 연계 솔루션이 반드시 필요하다. 단순한 패널 공급을 넘어 발전량 예측과 저장, 송전을 아우르는 친환경 통합 에너지 솔루션 밸류체인을 확보한 만큼 팹 전력 수급 안정화 과정에서 유의미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강조한 반도체 클러스터 속도전의 본질은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이고 빠르게 공급하느냐에 달렸다"라며 "발전 역량과 친환경 솔루션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민간 에너지 밸류체인 생태계가 가동돼야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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