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상 문턱 낮아진 바이오시밀러…‘품질 경쟁’ 시대 돌입
수정 2026-08-08 10:46:26
입력 2026-08-08 10:46:40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비교동등성 입증 시 임상 3상·반복독성시험 면제…한·미·EU 규제조화 가속
셀트리온, 임상 효율화·삼성바이오에피스, 데이터 차별화…CMC 역량 승부처
셀트리온, 임상 효율화·삼성바이오에피스, 데이터 차별화…CMC 역량 승부처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바이오시밀러 허가 과정에서 임상 3상 제출 요건을 완화하면서 바이오시밀러 개발 패러다임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확증 임상보다 품질과 제조공정, 약동학(PK) 기반의 비교동등성 입증이 허가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개발 전략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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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품의약품안전처가 바이오시밀러 허가 과정에서 임상 3상 제출 요건을 완화하면서 바이오시밀러 개발 패러다임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사진은 식품의약품안전처./사진=식약처 | ||
8일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달 14일 '생물학적제제 등의 품목허가·심사 규정'을 개정·시행하고 품질·비임상·PK 비교동등성이 충분히 입증된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임상 3상과 반복투여독성시험 자료 제출을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위해 임상 1상과 3상을 모두 수행해야 했으나 향후에는 비교동등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품목에 한정해 치료적 확증시험을 생략할 수 있게 됐다. 품질과 약리학적 비교 결과가 충분할 경우에는 반복투여독성시험도 면제 대상이 된다. 이번 규제 변화에 대해 식약처는 일괄적 규제 완화가 아닌 품목별 심사를 거쳐 안전성을 확인하는 조건부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규제 완화 넘어 글로벌 허가 패러다임 전환
이번 개정은 지난해 바이오 혁신 토론회의 후속 조치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식약처는 올해부터 개발사와 임상 3상 필요 여부를 사전 협의하는 검토 체계를 운영해왔으며, 관련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국내 변화는 글로벌 규제기관의 움직임과도 흐름이 맞닿아 있다. EMA(유럽의약품청)는 올해 3월 구조·기능적 유사성과 PK 데이터만으로도 대부분의 바이오시밀러에서 유사성을 입증할 수 있다는 입장을 채택했고, FDA(미국 식품의약국) 역시 비교효능시험(CES) 폐지와 상호교환성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각 규제기관들이 공통적으로 임상시험보다는 분석기술을 중심으로 허가 체계를 재편하면서 글로벌 규제 조화도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또한 이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의 중심축도 대규모 임상에서 분석기술과 CMC(화학·제조·품질관리) 역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FDA는 비교효능시험 폐지로 평균 1~3년의 개발기간과 약 2400만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PK 시험 간소화까지 더하면 개발 프로그램당 최대 50%의 추가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 엇갈린 전략…CMC 역량이 승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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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송도 셀트리온 전경./사진=셀트리온 | ||
이에 국내 대표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은 같은 규제 변화 속에서도 상반된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규제 완화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CT-P51', 다잘렉스 바이오시밀러 'CT-P44', 코센틱스 바이오시밀러 'CT-P55' 등의 임상 규모를 축소하며 개발 효율성을 높였다.
CT-P51은 미국 임상 대상자를 606명에서 220명으로 줄였고 유럽에서는 임상 3상을 조기 종료했다. 회사는 절감한 비용을 후속 파이프라인 확대에 투입해 현재 11개인 제품군을 2030년 18개, 2038년 41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SB27'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약 555명 규모로 유지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풍부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의료진 신뢰와 시장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이 개발 효율성과 제품 확대를 전략으로 삼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통한 신뢰성 확보를 각각 차별화 전략으로 삼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업계는 이번 규제 완화를 단순한 개발 난이도 완화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임상 3상을 면제받기 위해서는 구조와 기능, 제조공정의 일관성, 품질 특성 등을 과거보다 훨씬 정교하게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EMA도 분석적 유사성과 제조공정 검증이 충분하지 않거나 PK만으로 동등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제품은 비교효능시험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 완화로 초기 개발 부담은 줄어들 수 있지만 결국 경쟁력은 생산능력과 품질관리, 글로벌 허가 경험, 상업화 역량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CMC와 분석기술 경쟁력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핵심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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