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000원 미만 163곳…추가 지정 우려 확산
시총 기준 미달도 235곳…자구책 여력 제한적
[미디어펜=조태민 기자]상장폐지 기준 강화 이후 첫 관리종목 지정 시점이 다가오면서 저가주를 중심으로 증시 퇴출 압박이 현실화하고 있다. 주가 미달로 지정 우려 공시를 낸 상장사만 48곳으로, 오는 12일까지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하면 이르면 13일부터 무더기로 관리종목에 묶일 수 있다. 주가 1000원 미만 종목과 시가총액 기준 미달 상장사까지 합하면 잠재 대상은 수백 곳에 달한다.

   
▲ 상장폐지 기준 강화 이후 첫 관리종목 지정 시점이 다가오면서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와 시가총액 기준 미달 상장사들의 퇴출 압박이 본격화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9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주가 1000원 미만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우려 공시를 낸 상장사는 코스닥 38곳, 코스피 10곳 등 총 48곳이다. 이 가운데 43곳이 지난 5일 한꺼번에 공시했고, 6일 3곳과 7일 2곳이 뒤를 이었다.

이번 무더기 공시는 지난달부터 시행된 저가주 상장폐지 기준이 처음 실제 절차로 이어진 사례다. 새 기준에 따라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을 밑돌면 다음 거래일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에 앞서 25거래일째에는 상장사가 관리종목 지정 우려 사실을 공시해야 한다.

지난 5일이 제도 시행 후 첫 사전 공시 시점이었다. 현재 우려 공시를 낸 종목들이 오는 12일까지 단 하루도 1000원을 회복하지 못하면 다음 날인 13일 관리종목 지정 대상이 된다. 제도 강화 이후 첫 번째 본격적인 ‘솎아내기’가 시작되는 셈이다.

문제는 48곳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7일 기준 주가가 1000원을 밑돈 상장사는 코스닥 131곳, 코스피 32곳 등 모두 163곳이다. 아직 25거래일 요건을 채우지 않은 종목도 저가 상태가 장기화하면 순차적으로 같은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

관리종목에 지정된 뒤 기준을 회복하는 것도 쉽지 않다. 지정 이후 90거래일 가운데 45거래일 연속 주가가 1000원 이상을 유지해야 관리종목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로 넘어간다. 단기간의 일시적인 주가 반등만으로는 퇴출 위험을 해소하기 어려운 구조다.

저가주뿐 아니라 시가총액 기준 강화도 소형 상장사를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시총 미달 기준은 코스피가 기존 20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코스닥은 150억 원에서 200억 원으로 상향됐다.

지난달 1일 이후 시총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 지정 우려 공시를 낸 상장사는 코스닥 44곳, 코스피 12곳 등 모두 56곳이다. 이 가운데 절반인 28곳은 이미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들 역시 지정 후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연속으로 시총 기준을 웃돌지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기준선 아래에 놓인 기업은 더 많다. 지난 7일 기준 시총 기준에 미달한 상장사는 코스피 41곳, 코스닥 194곳 등 모두 235곳이다. 특히 코스닥은 전체 상장사 1820곳 가운데 10.6%가 기준선 아래에 머물러 있다. 저가주 기준과 시총 기준이 동시에 강화되면서 소형주 전반의 퇴출 리스크가 커진 셈이다.

상장사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주연테크와 아센디오는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고 SH에너지화학은 임원의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코스닥에서는 세진티에스와 육일씨엔에쓰, 케이엠제약 등이 자기주식 취득 계획을 공시했다.

시장에서는 유상증자와 자사주 매입 외에도 액면병합, 인수·합병(M&A) 등이 대응 수단으로 거론된다. 다만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유상증자는 지분 희석 부담이 따르고 M&A는 자금과 이해관계 조정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관리종목 지정 시점을 앞두고 단기간에 효과를 내기 쉽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상장사는 유상증자를 하더라도 지분 희석 부담이 크고 M&A 역시 이해관계가 복잡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결국 기업이 단기간에 주가나 시가총액을 자체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수단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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