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회는 북새통, 입찰장은 썰렁…마지막까지 '계산기' 두드리는 건설사들
수정 2026-08-10 09:53:20
입력 2026-08-10 09:53:21
박소윤 기자 | xxoyoon@daum.net
목동8단지 현설에 GS건설·대우건설 등 4곳 참석…경쟁 가능성은 ↓
초대형 재건축도 '묻지마 수주' 옛말…입찰 직전까지 승산 따진다
초대형 재건축도 '묻지마 수주' 옛말…입찰 직전까지 승산 따진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올해 도시정비시장에서 현장설명회와 실제 입찰 사이의 온도차가 극명해지고 있다. 현장설명회에는 주요 건설사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내 경쟁 구도를 형성하지만, 막상 입찰 단계에서는 대부분 발을 빼며 유찰로 이어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기조가 강해지면서 설명회가 사업장의 분위기를 점검하는 '탐색의 장'으로 활용되는 경향이 짙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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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도시정비시장에서 현장설명회와 실제 입찰 사이의 간극이 커지고 있다. 현장설명회에는 주요 건설사들이 잇따라 참여하며 경쟁이 붙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정작 입찰 단계에서는 상당수가 빠지면서 유찰로 끝나는 사업장이 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목동8단지 재건축 조합은 지난 7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IPARK현대산업개발 등 4개사가 참석했다.
대형 건설사들이 다수 참여하면서 치열한 수주전이 예고되는 듯하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4개 건설사 가운데 실제 입찰 참여 가능성이 높은 곳은 대우건설 정도로 거론된다. 나머지 건설사들은 현장설명회 전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고, 다른 사업지 수주에 무게를 두고 있어 이번 참석이 사업 조건과 경쟁 구도를 파악하기 위한 탐색 목적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인근 목동12단지도 마찬가지다. 최근 진행된 현장설명회에는 복수의 건설사가 참석하면서 흥행을 이뤘으나 실제 입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큰 회사는 GS건설 한 곳이다. GS건설이 목동 재건축 초기부터 12단지 수주를 꾸준히 준비해 온 데다 다른 건설사들이 인접 구역 수주에 집중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입찰에는 불참할 것이란 관측이다.
수도권 최대 재건축 사업 중 하나로 꼽히는 광명 하안주공도 실제 입찰 현장에서는 냉랭한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하안주공 5단지는 지난달 진행한 1차 입찰이 무응찰로 마무리된 데 이어 2차 입찰에서도 응찰사를 찾지 못했다. 앞선 현장설명회에는 SK에코플랜트와 한화 건설부문 등이 참석했지만 본입찰 참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조합은 세 번째 현장설명회를 열고 시공사 모집을 다시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현장설명회 참석 규모와 실제 입찰 경쟁 구도 간 괴리가 확대되면서 최근에는 현설 명단만으로 수주전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정비사업에서 현장설명회 참석은 본입찰을 위한 '티켓'과 같다.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현설 참석을 입찰 참여 요건으로 두고 있어서다. 때문에 과거에는 설명회 참석 자체가 건설사의 수주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현설은 '입찰 전초전'보다 '사업성∙경쟁 구도 파악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건설사들은 현설에서 사업 조건을 확인한 뒤 공사비와 수익성, 리스크를 따져 최종 입찰 여부를 결정한다. 공사비 상승과 금융비용 부담, 미분양 우려 등으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무리한 수주를 피하려는 기조가 강해진 영향이다.
특히 정비사업 수주전에는 막대한 홍보 비용, 인력 등 상당한 시간적, 사업적 비용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우위를 점하기 힘들거나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될 경우 막판에 입찰 참여를 철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현장설명회 참석 단계에서는 가능성을 열어두되, 최종 판단은 입찰 직전까지 미루는 흐름이 확산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정비사업 발주 물량이 역대 최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경쟁률은 사업장별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입찰 직전까지 사업성을 저울질하는 '신중한 수주전'이 정비시장의 새로운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도시정비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경쟁 수주는 보기 드물다"며 "대형 사업장이라도 승산이 낮거나 충분한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건설사들이 과감하게 발을 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