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장이 올해 말 일제히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호실적에도 연임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안이 금융권 인사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다.

   
▲ (위쪽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환주 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사진=각 사 제공.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환주 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등 4대 시중은행장 임기가 올해 12월 일제히 만료된다.

실적만 놓고 보면 은행장들의 연임을 뒷받침할 만한 성과를 냈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2조458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올렸다. 국민은행도 2조2254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2조원대를 넘어섰고, 하나은행 역시 2조1211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373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았지만, 2분기 순이익이 전분기보다 58.6% 증가하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분기 기준으로도 신한은행은 1조301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분기보다 12.5% 증가했다. 국민은행 역시 1조1244억원으로 2.1% 늘었다. 하나은행은 1조16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분기 1조1042억원보다 7.9% 감소했지만, 분기 순이익 1조원대를 유지했다. 4대 은행 모두 상반기에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둔 만큼 실적 측면에서는 대체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는 평가다.

다만 호실적이 곧바로 연임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금융당국이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면서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 전반에 대한 검증 기준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후보군 구성부터 평가·승계 절차까지 투명성과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면서 ​경영 성과 외에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등 다양한 요소가 연임 여부를 가를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 업무보고에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를 두고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 자신들 멋대로 소수가 돌아가면서 계속 지배권을 행사하는데 그냥 방치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금융권의 폐쇄적인 지배구조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당장 금융권에서는 KB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3일 내부 후보 4명과 외부 후보 2명 등 총 6명의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을 확정했다. 내부 후보에는 양종희 KB금융 회장을 비롯해 이재근·이창권 KB금융 부문장, 이환주 국민은행장이 포함됐으며, 외부 후보로는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과 익명을 요청한 후보 1명이 이름을 올렸다.

회추위는 6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이달 27일 1차 인터뷰와 심사를 진행한 뒤 2차 숏리스트를 3명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이어 9월 11일 심층평가와 투표를 거쳐 최종 후보 1명을 확정한다. 최종 후보자가 자격 검증을 통과하면 이사회 추천과 11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다.

KB금융 회장 인선 결과는 향후 은행권 CEO 인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기조가 실제 CEO 선임 과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될 수 있어서다.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4대 은행장들의 연임 여부에도 단순한 실적을 넘어 지배구조와 승계 절차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