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늘고 매출 뛰는데"…항공사, 유가·환율에 발목
수정 2026-08-10 15:41:58
입력 2026-08-10 15:42:00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여객 수요 회복 무색…연료비·환율 부담에 수익성 뒷걸음
3분기 유류할증료 인하·성수기 효과에 실적 반등 기대감
3분기 유류할증료 인하·성수기 효과에 실적 반등 기대감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항공사들이 여객 수요 회복에 힘입어 높은 탑승률과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수익성은 좀처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공급 확대와 노선 다변화로 승객을 끌어모으는 데는 성공했지만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고유가·고환율로 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항공사 간 운임 경쟁까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항공사들은 올해 2분기 일제히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질쳤다. 대한항공은 역대 2분기 최대 매출에도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했고,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 등 LCC(저비용항공사)는 매출 증가에도 영업적자가 확대됐다. 중동 전쟁 이후 급등한 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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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사진=대한항공 제공 | ||
◆역대급 매출에도 수익 뒷걸음…LCC 적자 확대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매출 5조199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2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규모다. 반면 영업이익은 2618억 원으로 같은 기간 34% 감소했다. 당기순손익도 지난해 2분기 3959억 원 흑자에서 올해 973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여객 사업 매출은 2조847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14억 원 증가했다. 중동지역 환승 수요와 방한 수요 증가에 맞춰 주요 노선 공급을 확대하면서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화물 사업도 글로벌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와 K-뷰티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매출 1조5419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비 증가 등이 전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여객 매출 비중이 절대적인 LCC의 상황은 더욱 녹록지 않다. 제주항공의 2분기 매출은 441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 늘어나며 역대 2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52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0억 원보다 74억 원 늘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와 고환율에 따른 비용 증가가 발목을 잡았다.
진에어도 2분기 매출이 36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73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3억 원보다 확대됐다. 당기순손실 역시 6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157억 원보다 커졌다. 진에어는 매출 성장세에도 고유가에 따른 유류비 증가 등 영업비용이 늘면서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에어부산 역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7% 증가한 2353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355억 원으로 219% 확대됐다. 일본과 중국 등 신규 부정기 노선 확대와 기재 운영 정상화에 따른 공급 증가로 매출은 늘었지만 고유가에 따른 유류비 부담과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손실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트리니티항공도 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트리니티항공의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46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7% 증가하지만 영업손실은 1200억 원으로 53.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당기순손실 역시 1200억 원으로 53.7% 확대될 전망이다.
항공사들의 수익성을 끌어내린 가장 큰 요인은 유가와 환율이다.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 운항편을 늘릴수록 연료비 부담도 함께 커진다.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비 등 주요 비용 역시 달러로 결제하는 비중이 높아 원화 약세가 이어질수록 비용 부담이 가중된다. 여기에 일본·동남아 등 인기 노선을 중심으로 항공사들이 공급을 늘리면서 운임 경쟁까지 심화돼 매출 증가 효과를 상쇄했다.
◆성수기 올라탄 항공사…3분기 수익성 반등 기대
3분기 들어서는 반등 기대감이 감지된다. 중동 전쟁 이후 급등했던 항공유 가격이 최근 하락하면서 국제선 유류할증료도 3개월 연속 낮아졌다. 8월 발권 국제선 항공권에는 14단계의 유류할증료가 적용돼 7월 19단계보다 5단계 내려갔다.
대한항공은 3분기 유류할증료 인하에 따른 여행심리 회복과 하계 성수기 효과로 여객 수요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발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발 여객 수요까지 회복되면서 양방향 수요가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화물 부문에서도 AI 연관 산업 등 성장 수요를 적극 유치하고 대외 환경 변화에 맞춰 공급을 탄력적으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진에어도 중동 정세 불안이 지속되고 있지만 성수기 여객 수요 확대와 최근 유가·환율 진정세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중국 등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노선을 다변화하고 고효율 신규 기재를 도입해 원가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인천~고베·이창 노선을 신규 취항하고 인천~옌타이 노선도 다시 운항한다.
제주항공은 일본 노선 공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성수기 휴양·관광 수요에 대응해 중국 옌지 노선 등을 증편하고 있다. 연료 효율이 높은 B737-8도 추가 도입한다. 8월 현재 13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2대를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다.
비용 절감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2분기 기준 전체 여객기 44대 가운데 B737-8을 12대까지 늘려 차세대 항공기 비중을 27%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2분기 11.6%에서 두 배 이상 높아진 수준이다. 기존에 구매해 둔 저장유를 활용해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유류비 부담도 일부 줄였다.
다만 성수기 수요 증가만으로 수익성이 빠르게 회복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일본과 동남아 등 단거리 인기 노선을 중심으로 공급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탑승률이 높아져도 운임 경쟁이 수익성 개선을 제약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로 여객 수요 자체는 견조하지만 공급이 함께 늘면서 높은 탑승률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상황은 아니다"며 "하반기 실적은 유가와 환율 안정 여부와 함께 운임을 얼마나 방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