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육영수 피격 사건 다룬 영화 '암살자(들)' 10일 제작발표회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지난 설날 1690만 명을 만들어낸 유해진이 이번 추석에는 또 어떤 '사건'을 만들어 낼까? 유해진의 원대한 욕망이 다시 꿈틀거리는 화제의 현장이 공개됐다.

10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 영화 '암살자(들)'의 제작보고회 현장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가장 충격적인 순간을 스크린으로 옮겨온 주역들을 확인하려는 취재진의 열기로 가득 찼다. 조선 단종의 비극을 다룬 '왕과 사는 남자'로 한국 영화 역대 2위 관객동원이라는 기록을 쓴 유해진이 이번엔 1974년 8월 15일, 영부인 저격 사건이 벌어진 일촉즉발의 현장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간다.

   
▲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암살자(들)'의 제작보고회에서 허진호 감독과 유해진, 박해일과 이민호(사진 왼쪽부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명절에 다시 돌아오니 기분이 좋습니다." 

유해진은 특유의 소탈한 미소로 운을 뗐지만, 새 영화에 대한 자신감만큼은 감추지 않았다. 

"설날에는 생각지도 못하게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았죠. 이번 '암살자(들)'도 그랬으면 좋겠지만 흥행은 여러 삼박자가 맞아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다행히 요즘 극장에 다시 혈색이 돌고 있는데, 우리 영화가 그 혈색을 한층 더 살리는 촉매제가 됐으면 합니다."

영화 '암살자(들)'은 재일교포 문세광이 박정희 대통령을 겨냥해 총성을 울리고 육영수 여사가 서거했던 역사적 비극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유해진이 연기하는 형사 '철구'는 광복절 경축식 경호를 맡았다가 눈앞에서 비극을 목격하는 인물. 동료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끌려가자, 사건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온몸을 던진다.

   
▲ 지난 설날에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관객 1690만 명을 끌어모았던 유해진이 이번에는 추석에 관객들을 찾아간다./사진=연합뉴스


유해진은 "경찰로서의 직감과 본능을 가지고 발로 뛰는 역할"이라며 "억울하게 끌려가는 동료를 볼 때, 그리고 사건의 실체에 다가갈 때마다 변하는 인물의 미세한 감정선에 집중했다. 관객들에게 긴장감 넘치는 박진감을 선사할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이번 작품은 허진호 감독이 10년 넘게 가슴속에 품어온 숙원 프로젝트이자, 화려한 배우들의 조합으로도 눈길을 끈다. '덕혜옹주' 이후 10년 만에 허 감독과 재회한 박해일은 진실을 좇는 신문사 사회부장 '재환' 역을, 이민호는 패기 넘치는 신입 기자 '영일' 역을 맡아 유해진과 단단한 연기 호흡을 맞춘다.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박해일은 1970년대 신문사를 완벽히 재현해 낸 현장감에 찬사를 보냈다. "허 감독님은 단순히 만들어진 세트보다 그 시대의 공기와 결이 살아있는 로케이션을 선호하신다. 70년대 신문사 공간을 눈앞에서 마주했을 때 마치 마법 같았고, 디테일한 소품들이 연기에 큰 몰입감을 줬다"고 전했다. 신입 기자로 변신한 이민호 역시 "모든 상황을 날것 그대로 느끼며 자유롭게 연기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 유해진은 서울 중부경찰서 형사로 의문투성이인 이 영부인 암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철구' 역으로 등장한다./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 4년 만에 스크린에 나선 박해일은 신문사 사회부장 '재환'으로 등장, 이 사건의 진실을 쫓는 또 다른 한 명이다.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 신문사 신입기자 영일 역의 이민호는 이 영화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한다.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사건의 또 다른 목격자이자 신입 기자 역을 맡은 이민호 역시 날것의 생생함을 연기의 키워드로 꼽았다. 이민호는 "전문적인 기자의 정형화된 모습을 표현하기보다는, 그 비극적이고 정돈되지 않은 현장을 처음 경험하는 인물의 생생한 감정에 초점을 맞췄다"며 "현장의 모든 공간과 상황을 날것 그대로 느끼며 자유롭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연기 소회를 밝혔다.

10년의 고민 끝에 메가폰을 잡은 허진호 감독은 "여전히 수많은 의문점이 남아있는 사건이라는 점에 매료됐다"며 "특정 시선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미스터리 추적극이라는 장르를 통해 사건을 다뤘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 공식 초청이라는 기분 좋은 보너스를 안고 출발하는 '암살자(들)'은 올 추석 연휴 극장가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가능한 사랑', '부활남: 더 레드' 등 화려한 추석 라인업 속에서, 15세기 조선에서 1970년대로 시대를 건너뛴 유해진이 다시 한번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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