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령 보완에 재계 ‘숨통’…“근본적 입법 보완 절실”
수정 2026-08-12 14:02:37
입력 2026-08-12 13:52:58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이재명 대통령. 쟁의대상서 ‘경영상 판단’ 제외 주문
재계, 환영하면서 사용자성·대체근로 보완 등 추가 보완 절실
재계, 환영하면서 사용자성·대체근로 보완 등 추가 보완 절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노란봉투법이 시행된 지 5개월이 지난 가운데 산업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재계에서는 노란봉투법으로 인해 쟁의 대상이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쟁의대상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시행령 보완을 주문했다. 이에 재계에서는 이번 시행령을 시작으로 입법 보완까지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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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란봉투법이 시행된 지 5개월이 지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쟁의대상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시행령 보완을 주문했다. 이에 재계에서는 이번 시행령을 시작으로 입법 보완까지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노조가 원청 교섭을 요구하고 있는 모습./사진=미디어펜 박준모 기자 | ||
12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노란봉투법에 의한 쟁의 대상인지 아닌지에 대해 사례 등을 명확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시행령을 통한 보완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려하는 게 경영상의 결정, 예를 들면 어디에 공장을 만드는 걸 반대하는 것은 안 된다고 했는데 그런 걸 명확하게 규정으로 해 주면 좋겠다”며 “명백한 것들은 기준을 명시해 달라는 요구는 나름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적극 검토하겠다”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 주문에 노동계는 즉각 반발…재계는 환영
이번 이 대통령이 지시는 노동쟁의 대상을 명확하게 하는 데 있다. 노란봉투법에는 노동쟁의 대상의 범위를 기존 ‘근로조건의 결정’에서 ‘사업 경영상의 결정이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로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로 인해 사업장 이전, 신규 투자 등 경영상 판단까지 파업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에 대해 삼성전자 노조가 반발하는 움직임이 나오면서 이 대통령이 직접 시행령을 통해 혼란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이 대통령에 지시에 노동계는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쟁의대상 시행령화’에 대해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측은 “노동쟁의의 대상을 좁히는 문제는 헌법이 보장한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노동쟁의 대상과 같이 노사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은 정부의 일방적 결정이 아니라 노동계의 요구를 적극 수렴하고, 이를 기반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반대로 재계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국회를 통한 보완 입법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더불어민주당의 반대 가능성이 커 불확실성이 있다. 그러나 정부 차원의 신속한 시행령은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그동안 재계가 꾸준히 우려해 온 주요 의사결정마저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일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쟁의 대상 명확화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조치”라며 “기업의 투자와 경영 판단이 노사 갈등의 불확실성에 휘둘리지 않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 “사용자성·대체근로 입법 보완 시급”
다만 재계 내에서는 이번 시행령 보완은 ‘첫 단추’일 뿐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보완 입법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쟁의 대상 외에도 보완해야 할 조항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먼저 원청의 사용자 범위가 모호한 기준으로 인해 지나치게 넓어졌다며 이에 대한 객관적인 재정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하청노조의 원청 상대 교섭 요구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원청은 법정 공방까지 나선 상태다. 이에 법적 리스크와 노사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조속한 법적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대체근로 문제도 재계가 보완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사안이다. 현재는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대체 채용 제한하고 있는데, 파업 장기화 시 기업의 대응 수단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대체근로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불법 파업 발생 시 개별 조합원의 귀책사유와 책임 비율을 사측이 일일이 입증하도록 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 조항의 완화와 사업장 주요 시설에 대한 점거 금지 법제화 등 사측의 최소한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한 다각도의 입법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재계의 요구에 발맞춰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노란봉투법 개정에 대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원청의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대상을 조정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을 보면 사용자 범위를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와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의 권한과 책임을 담당하는 자’로 한정하고, 경영상 의사결정을 노동쟁의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교섭 거부와 관련한 형사처벌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경영단체 관계자는 “시행령은 급한 불을 끄는 임시방편이라고 볼 수 있다”며 “노사 간 힘의 균형을 맞추고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회 차원의 종합적인 보완 입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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