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접고 펴고 뜯어보기까지 7년"…'최초'에서 진화한 삼성 폴더블
수정 2026-08-12 15:32:28
입력 2026-08-12 15:31:01
배소현 기자 | kei_05219@mediapen.com
첫 갤럭시 폴드부터 Z8까지 한자리에…세대 거듭하며 얇고 가볍게
힌지·분해 전시로 내부 기술까지 공개…7년 노하우가 만든 완성도
힌지·분해 전시로 내부 기술까지 공개…7년 노하우가 만든 완성도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지난 7년간 삼성전자가 접고 또 접어온 스마트폰의 역사가 펼쳐졌다. 전시장 한쪽에는 2019년 첫 갤럭시 폴드부터 올해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폴드8·플립8까지 역대 폴더블 제품이 나란히 자리했다. 겉모습만 보면 세대를 거듭하며 얇고 가벼워진 변화가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그 변화를 가능하게 한 힌지와 디스플레이, 초정밀 부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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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배소현 기자 | ||
12일 찾은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 3층의 '폴더블 헤리티지' 전시장 입구에는 '폴더블의 시작, 그리고 완성을 마주하다'라는 문구가 관람객을 맞았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시장을 개척한 이후 7세대에 걸쳐 축적한 기술과 디자인의 변화를 한 공간에 압축해 놓은 곳이다. 전시장 안쪽으로 들어가자 역대 제품들의 디자인 과정과 세대별 힌지, 분해된 내부 부품, 내구성 시험까지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우선 전시장 초입에는 삼성 폴더블이 걸어온 역사가 연대기 순으로 펼쳐졌다. 처음에는 '스마트폰을 접는다'는 새로운 형태 자체가 도전이었다. 2020년 전시 설명에는 "스마트폰을 접는다고?"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바 형태가 당연했던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면을 안으로 접는 인폴딩 폴더블이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했던 당시의 상황을 압축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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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배소현 기자 | ||
2021년부터 2023년까지는 '폴더블, 누구나의 일상 속으로'라는 주제로 이어졌다. 제품을 실제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폴더블을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에서 개개인의 취향과 사용 방식을 담는 기기로 확장한 시기다. 2024년 이후에는 갤럭시 AI가 더해지면서 넓은 화면을 활용한 멀티태스킹과 AI 경험까지 폴더블의 활용 영역이 넓어졌다.
무엇보다 첫 갤럭시 폴드와 최신 Z8 시리즈를 한자리에서 비교하자 7년간의 변화가 보다 선명하게 드러났다. 초기 제품에서 느껴졌던 두께와 무게 부담은 세대를 거듭하며 줄어들었고 화면비와 디자인도 일상에서 보다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다듬어졌다. 새로운 제품군을 먼저 선보인 뒤 실제 제품을 매년 시장에 내놓으며 발견한 과제를 개선해 온 시간이 최신 제품의 완성도로 이어진 모습이다.
◆ 여권에서 찾은 화면비… 제품을 사용하는 순간까지 디자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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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배소현 기자 | ||
'디자인 스토리' 공간으로 이동하면 완성된 스마트폰만 봐서는 알기 어려운 개발 과정이 펼쳐진다. 전시장에는 제품의 초기 스케치와 목업 등을 배치해 최신 폴더블의 형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 공간에 "단순히 보이는 것만을 디자인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제품의 외관뿐 아니라 손에 닿는 감각과 제품을 여는 순간, 화면을 바라보는 경험까지 사용자가 제품과 만나는 모든 순간을 디자인 대상으로 삼았다는 의미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최신 폴드의 화면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삼성전자는 자연스럽고 친숙한 사물에서 새로운 화면비의 아이디어를 찾았으며 전시장에는 그중 하나로 여권이 제시됐다. 제품을 펼쳤을 때 보다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 일상에서 접하는 사물의 비율까지 연구한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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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배소현 기자 | ||
모서리의 작은 곡률에도 여러 차례의 검토가 뒤따랐다. 전시장에는 최적의 대칭감을 구현하기 위해 코너 곡률을 달리해가며 비교한 과정이 전시돼 있었다. 카메라 부분에는 주변 디자인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앰비언트 아일랜드'를 적용했다. 완성된 제품만 놓고 보면 지나치기 쉬운 작은 요소마다 별도의 개발 과정이 숨어 있었다.
이 같은 변화는 폴더블 경쟁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 첫 제품에서는 화면을 접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가장 강력한 차별점이었다면 제품이 대중화된 지금은 두께와 무게, 화면비와 휴대성처럼 매일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체감할 수 있는 완성도가 중요해졌다.
삼성전자가 전시를 통해 강조하는 것도 '최초'라는 기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019년부터 7세대에 걸쳐 제품을 실제 시장에 내놓으면서 화면비와 구조, 디자인을 계속 수정해 온 경험이 경쟁사가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려운 자산이라는 점에 무게를 싣고 있다.
◆ 힌지 뜯어놓자 보이는 7년… '마의 1cm' 넘은 설계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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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배소현 기자 | ||
'테크 스토리'로 이동하자 완성된 스마트폰 뒤에 숨어 있던 기술이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세대별 디스플레이와 힌지를 비롯해 최신 제품의 내부 부품을 직접 비교할 수 있도록 배치해 폴더블의 변화가 외형만 얇게 다듬는 과정이 아니었다는 점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출발점은 2019년 최초의 힌지였다. 삼성전자는 당시 화면을 단순히 구부리는 수준을 넘어 반복해서 완전히 접고 펼 수 있는 구조를 구현하면서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 상용화에 성공했다. 화면을 접는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을 실제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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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배소현 기자 | ||
최신 '아머 플렉스 힌지'에 이르면 구조 자체가 달라진다. 화면이 접히는 부분을 받치는 지지대와 회전축을 분리해 힌지 모듈의 두께와 무게를 줄였다. 소재를 강화하고 윙 플레이트 구조를 최적화해 얇은 디자인과 충격 내구성을 함께 확보했다.
전시장에 적힌 '마의 1cm 돌파'라는 표현은 지난 7년간 삼성전자가 풀어온 숙제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화면 두 개가 맞대어지는 폴더블은 일반 바형 스마트폰보다 얇게 만드는 데 구조적인 제약이 크다. 배터리와 카메라, 기판 등 각종 부품을 제한된 공간에 넣으면서 접고 펴는 구조까지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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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배소현 기자 | ||
Z8 시리즈를 완전히 분해해 놓은 전시물 앞에서는 이 같은 설계 난도가 더욱 실감 났다. 얇은 기기 안을 빼곡하게 채운 초정밀 부품과 이를 연결하는 구조가 그대로 드러났다. 몇㎜의 두께와 몇g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힌지뿐 아니라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기판 등 내부 공간 전체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폴더블의 특성이 고스란히 보였다.
제품을 얇게 만드는 것과 동시에 반복 사용을 견디도록 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전시장 한쪽에서 개발 과정에서 진행하는 폴딩·방수·충격 테스트를 영상으로 공개했다. 전시 설명에는 "검증엔 끝이 없고, 신뢰엔 타협이 없다"는 문구와 함께 20만 번의 폴딩과 쇠구슬 타격, 혹독한 환경과 수압을 견디는 검증 과정이 소개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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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배소현 기자 | ||
Z 폴드8 울트라와 폴드8에는 티타늄 합금 소재를 활용한 '플렉스 티타늄' 기술도 적용됐다. 제품 두께를 줄이면서 디스플레이 내구성을 높이고 폴더블의 오랜 숙제로 꼽혀온 화면 주름까지 개선하기 위한 기술이다. 결국 얇고 가벼워진 최신 제품 뒤에는 힌지와 디스플레이, 소재와 내부 공간 설계를 동시에 바꿔온 기술 축적이 자리하고 있다.
전시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핵심 역시 '7년'이라는 시간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 처음 폴더블 시장을 연 뒤 힌지와 디스플레이 소재, 화면비와 내부 구조를 세대마다 개선해왔다. 처음에는 '접히는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이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얼마나 얇고 가볍게 만들면서도 내구성과 사용성을 놓치지 않느냐가 기술력을 가르는 기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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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배소현 기자 | ||
시장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Z8 시리즈의 글로벌 사전판매량은 전작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중국 업체들이 폴더블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애플의 시장 진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7세대에 걸쳐 먼저 쌓아온 설계와 제조 경험은 차별화된 경쟁 우위를 뒷받침하는 자산으로 꼽힌다.
이번 전시와 관련해 박정미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폴더블 헤리티지'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한 삼성전자의 7년간 축적한 혁신과 기술력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이라며 "폴더블의 미래를 이끌 삼성전자의 기술 혁신과 도전을 직접 체험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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