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 관객 4400만-매출 4400억, 7140만 2024년 기록 넘어설 지 관심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국내 영화관가가 그 그늘 길었던 침체 터널을 벗어나 뚜렷한 부활의 날갯짓을 펴고 있다. 올해는 7월이 채 지나기도 전에 지난해 전체 매출과 관객 수를 가볍게 돌파하며, 팬데믹 이후 최고 흥행 기록 경신을 향해 무서운 기세로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 집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국내 극장가는 연간 매출액 9000억 원과 관객 수 1억 명을 상회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감염병 확산이 본격화된 2020년 매출액이 3500억 원으로 61.1%나 급감하고 관객 수 역시 4000만 명으로 60.0% 줄어들며 사상 초유의 한파를 맞이했다. 

이어 거리두기가 장기화된 2021년에는 전년 대비 매출액이 50.6% 하락한 1730억 원, 관객 수 또한 54.5% 감소한 1820만 명까지 떨어지며 극장가는 바닥을 쳤다. 팬데믹의 공포만큼 극장가는 또 다른 엄청난 공포에 휩싸이게 된 것이다.

   
▲ 팬데믹으로 영화 산업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었다. 영화관을 떠난 관객들이 언제 다시 돌아올 수 있을 지는 요원해 보였다.(자료사진)/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방역 조치가 완화된 2022년에 이르러서 극장가는 전년 대비 매출액이 264.7% 폭증한 6309억 원, 관객 수 역시 246% 급증한 6297만 명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등세를 이뤄냈다. 팬데믹이 사라지면 극장가의 공동화 현상도 해소될 것이라는 것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나 그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2023년에는 흥행작 부재 등으로 매출액이 전년 대비 5.2% 감소한 5984억 원, 관객 수도 3.5% 줄어든 6075만 명으로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고, 이듬해인 2024년 대작들의 연이은 성공에 힘입어 매출액이 15.5% 늘어난 6909억 원, 관객 수도 17.6% 증가한 7147만 명을 달성해 팬데믹 이후 최고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2025년에는 매출액이 전년 대비 39.4% 폭락한 4190억 원, 관객 수 또한 39.0% 급감한 4357만 명으로 고꾸라지면서 영화계 안팎에서는 "극장 시대가 사실상 끝난 것 아니냐"는 암울한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2025년의 급격한 침체 배경에는 영상 소비 행태의 구조적 변화가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 OTT 플랫폼의 폭발적 성장은 안방 시청 문화를 일상화시켰고, 지상파와 케이블, 스트리밍 서비스 간의 협업 등 드라마 제작 여건의 변화는 고품질 콘텐츠를 집에서 편하게 즐기는 환경을 조성했다. 

여기에 2030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숏폼이나 숏드라마, 유튜브의 영화 트레일러 등으로 본편 감상을 대신하는 짧은 호흡의 콘텐츠 소비 정서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굳이 극장을 찾을 이유가 줄어들었던 탓이다.

   
▲ 팬데믹 이후 회복세는 분명해도 매년 들쭉날쭉한 영화 산업의 매출과 관객수는 영화 산업의 혼란이다. 그러나 올해는 분명한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자료사진)/사진=연합뉴스

그러나 2026년 들어 상황은 반전되었다. 올해 7월 말 기준 영화관 총 매출은 4400억 원, 총 관객 수는 4400만 명을 이미 넘어섰다. 불과 7개월 만에 천만 영화 한 편조차 내지 못하며 얼어붙었던 2025년의 연간 전체 매출과 관객 수를 모두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이러한 반등의 중심에는 단연 완성도 높은 콘텐츠의 힘이 있다. 무려 1690만 명의 관객을 싹쓸이하며 압도적 흥행 기록을 쓴 '왕과 사는 남자'를 필두로, 다채로운 장르의 흥행작들이 잇따라 극장가로 관객을 끌어모았다. 여기에 OTT가 제공하지 못하는 영화관 특유의 복합 문화 경험과 대형 스크린의 몰입감,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가 대거 배포한 영화 할인권 등 관람 인프라 개선 노력이 어우러지면서 "좋은 영화가 나오면 관객은 다시 극장을 찾는다"는 불변의 명제를 다시금 증명해 냈다.

이처럼 가파른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유지된다면, 팬데믹 이후 최고 기록이었던 2024년의 관객 수 7,147만 명과 매출 6,909억 원을 넘어설 수 있을지 영화계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이나 안방 시청이 줄 수 없는 극장만의 압도적 몰입감과 공감의 가치는 유효하다"며 "결국 관객을 움직이는 핵심은 콘텐츠의 본질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적 지원과 관람 환경이 조화를 이룰 때 극장가는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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