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애플은 옛말... '접기' 시작한 삼성, "글로벌 리더로 거듭났다"
입력 2026-08-14 15:08:50 | 수정 2026-08-14 15:36:14
배소현 기자 | kei_05219@mediapen.com
갤럭시Z8, MZ·일본서 흥행… '왜 접나'에서 "폴더블은 갤럭시"
애플 9월 첫 폴더블 전망… 삼성이 먼저 제시한 폼팩터로 합류
애플 9월 첫 폴더블 전망… 삼성이 먼저 제시한 폼팩터로 합류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던 애플이 결국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눈앞에 두며 트렌드 변화를 받아들였다. 시장성이 불확실했던 시기부터 폴더블을 출시하며 꾸준히 제품 완성도를 높여온 삼성전자가 최근 글로벌 트렌드 리더로 떠오르며 '격세지감'을 보여주고 있다.
한때 '굳이 스마트폰을 왜 접느냐'는 물음표가 따라붙었던 폴더블폰이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핵심 경쟁 무대로 자리 잡았다.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와 함께 숏폼, 영상 콘텐츠 등의 소비가 늘면서 AI 활용이 확대되며 넓은 화면을 갖춘 폴더블의 쓰임새도 커지는 분위기다.
과거 아이폰이 새로운 스마트폰 경험을 제시하며 시장의 흐름을 이끌었다면 이번에는 삼성이 먼저 시장을 열고 애플이 뒤따르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애플의 합류는 삼성이 주도해온 폴더블이 차세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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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AI 이미지 | ||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8·플립8 시리즈는 글로벌 사전주문에서 전작 대비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에서는 39%, 미국에서는 30%, 유럽에서도 20% 이상 늘어나는 등 주요 시장에서 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젊은층의 반응이 눈에 띈다. 삼성닷컴 기준 Z8 시리즈 사전예약 고객 가운데 10~30대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아이폰 선호가 강했던 젊은층에서도 폴더블 특유의 디자인과 대화면 콘텐츠 경험, 개선된 휴대성이 호응을 얻으면서 갤럭시를 선택하는 소비자층도 점차 넓어지는 모습이다.
◆ '왜 접나' 물음표 지운 삼성… 불편 줄이고 사용성 높였다
삼성전자의 폴더블이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니다. 첫 제품은 접히는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큰 관심을 끌었지만 두께감, 무게, 화면 주름과 내구성 등 기존 바형 스마트폰과는 다른 새로운 과제도 함께 안고 출발했다.
이번 신제품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두께와 무게, 화면 주름과 힌지 구조 등은 꾸준한 개선이 요구되는 부분으로 꼽혔다. 삼성전자는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이 같은 시장의 요구에 꾸준히 답하며 소비자가 실제 사용 과정에서 느끼는 불편을 하나씩 줄여왔다. 더 얇고 가벼운 설계를 구현하고 내구성을 강화하는 한편 화면 주름을 개선하는 등 세대를 거듭할수록 폴더블의 사용 경험을 세밀하게 다듬어왔다.
최근 갤럭시 Z8 시리즈의 반응은 이 같은 변화가 소비자에게도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Z 폴드8은 두께와 무게를 줄이고 화면 활용성을 높이면서 기존 폴더블의 단점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펼쳤을 때 여권과 비슷한 화면비를 구현한 디자인도 호응을 얻으면서 일부 마니아층 중심이었던 폴더블의 소비층을 넓히고 있다.
제품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초기에는 화면을 접는 것 자체가 신기함과 동시에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소였다면 이제는 휴대성과 대화면, 다양한 콘텐츠 소비와 멀티태스킹 등 실제 사용 가치가 구매를 결정하는 요소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다.
여기에 AI가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으로 자리 잡으면서 폴더블의 넓은 화면도 새로운 강점이 되고 있다. 문서를 확인하면서 정보를 검색하거나 번역과 메시지 작성, 사진·영상 편집 등을 함께 수행할 수 있어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는 AI 환경과 폴더블의 대화면이 맞물리고 있다는 평가다.
아직 가격과 배터리 효율, 내구성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은 남아 있다. 다만 폴더블의 경쟁 기준이 '접을 수 있느냐'에서 '일반 스마트폰처럼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느냐'로 이동하면서 삼성전자가 꾸준히 다듬어온 제품 완성도가 시장 확대의 기반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MZ 넘어 애플 강세 일본까지…애플도 폴더블 합류
변화는 애플의 영향력이 강한 시장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스마트폰 이용자 두 명 가운데 한 명가량이 아이폰을 사용할 정도로 애플 선호도가 높은 대표적인 시장이다. 2025회계연도 기준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이 51.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1.0%였다.
이처럼 애플의 영향력이 큰 일본에서도 폴더블 시장에서는 일찍부터 삼성전자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2023회계연도 기준 일본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60.4%에 달했다. 첫 갤럭시 폴드가 현지 이동통신사 한 곳에서만 판매됐던 것과 달리 현재는 NTT도코모·KDDI·소프트뱅크·라쿠텐모바일 등 일본 4대 이동통신사가 모두 삼성 폴더블폰을 취급한다.
이번 신제품의 초기 반응도 긍정적이다. 일본 갤럭시 하라주쿠 매장에서는 폴드8 판매량이 전작의 약 2배에 달했고, 사전예약도 2배 이상 늘었다는 현장 설명이 나왔다. 출시 직후에는 색상과 용량에 관계없이 재고가 소진됐으며 기존보다 젊은층과 여성 고객의 관심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이나 구글 픽셀에서 갤럭시로 이동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현장 반응도 나온다.
삼성이 먼저 가능성을 본 폴더블에는 경쟁사들도 속속 들어오고 있다. 화웨이·샤오미·아너 등 중국 업체들이 제품군을 확대해온 데 이어 구글도 최근 ‘픽셀11 프로 폴드’를 공개했다. 올해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보다 2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 퍼즐은 애플이다. 애플도 오는 9월 첫 폴더블 아이폰을 선보이며 폴더블 시장에 본격 합류할 예정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이 진입 첫해부터 글로벌 폴더블 시장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애플의 가세로 폴더블에 대한 소비자 관심과 수요도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폴더블 시장의 경쟁이 한층 활발해지는 동시에, 먼저 개척해온 시장의 저변이 본격적으로 넓어지는 계기라는 의미도 크다. 애플까지 폴더블을 새로운 제품군으로 선택하면서 삼성이 일찌감치 가능성을 보고 키워온 폼팩터가 이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특히 스마트폰 혁신을 둘러싼 삼성과 애플의 이미지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아이폰이 혁신을 이끈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폴더블에서는 삼성전자가 먼저 새로운 폼팩터를 시장에 던졌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도 제품을 꾸준히 다듬어 소비자층을 확대했다. 이제 애플이 같은 시장에 후발주자로 들어오면서 이전과는 달라진 구도가 만들어진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서 폴더블 경쟁의 초점도 얼마나 폭넓은 소비층을 확보해 대중성을 넓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폴더블 시장의 대중화를 좌우하는 것은 소비자가 기존 스마트폰처럼 자연스럽게 선택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삼성전자는 휴대성과 내구성, 사용성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면서 소비자의 일상에 가장 가까운 선택지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의 합류 역시 폴더블이 일부 얼리어답터를 위한 제품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주요 선택지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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