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한화오션, 동남아·남미 등에서 수주 기회 ‘활짝’
미국서도 함정 수주 가능성…글로벌 시장 존재감 확대
정기선은 협력·김동관은 과감한 인수로 경영 전략은 엇갈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글로벌 특수선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김동관 한화 수석부회장의 경영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정 회장은 협력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김 수석부회장은 과감한 인수를 통한 방산 시너지를 앞세워 글로벌 특수선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글로벌 특수선 시장 공략에 나선 가운데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협력을, 김동관 한화 수석부회장은 인수에 나서며 경영 전략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정기선 HD현대 회장(왼쪽)과 김동관 한화 수석부회장./사진=각사 제공


14일 업계에 따르면 태국 해군의 차세대 호위함 도입 사업에서 한화오션의 수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해군은 4000톤급 호위함을 우선 확보한 뒤 향후 추가로 후속 호위함 사업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이번 사업자 선정이 향후 추가 수주로 이어질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싱가포르, 튀르키예, 스페인 등 글로벌 조선업체들과 경쟁을 펼쳤지만 1차 자격·기술 심사를 유일하게 통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수주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현재 심사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으며, 8월 중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중공업도 필리핀과 말레이시아에서 함정 수주에 나섰다. HD현대중공업은 2016년 이후 필리핀에서만 총 12척의 함정을 수주했으며, 추가 호위함 사업에서도 그동안의 신뢰를 바탕으로 유력한 수주 후보로 꼽힌다. 또 최근 말레이시아의 다목적지원함(MRSS) 2척 도입 사업에서도 제안서를 제출했다. 

남미에서도 수주가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은 페루에서 잠수함 수주에 나섰다. 페루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차세대 잠수함을 설계하면서 수주 경쟁력을 높였고, 올해 안으로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오션은 칠레에서 잠수함과 호위함을 수주한다는 목표다. 지난달 정인섭 사장 등 경영진은 이재명 대통령의 칠레 국빈 방문에서 동행하면서 수주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 

◆미국 함정 시장 개방 기대…한화, 현지 조선소 확보로 수혜

미국 함정 시장에서의 기회도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조선소에 투자한 해외 조선업체가 최대 2척의 선박을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해 미국에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가안보대통령각서에 서명했다.

그동안 미국 함정은 반스-톨레프슨법에 따라 자국 내에서만 건조해야 했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HD현대중공업과 한화가 미국 함정을 수주할 수 있는 길이 만들어진 셈이다.

한화는 이미 미국 필라델피아에 필리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이번 제도 변화에 따른 최우선 수혜 대상이자 미 함정 수주전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HD현대중공업 역시 미국 내 조선소 인수를 검토하고 있어 향후 미국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할 경우 미 함정 시장 사업 참여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내에서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직접적인 수혜를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새로운 조선소를 건설하거나, 미국 내 기존 조선소의 소유권을 확보한 해외 조선업체에 한해서만 사업 참여가 허용되는데 한화가 부합한다”며 “한화가 미국 현지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 미국 함정 시장에서의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현지 조선소를 확보한 한화가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한화 필리조선소 전경./사진=한화 제공


◆정기선·김동관, 서로 다른 전략 구사…목표는 미국 시장

미국 함정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김동관 한화 수석부회장의 경영 리더십 대결도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정 회장의 미국 함정 시장 진출 전략은 협력과 기술로 볼 수 있다. 미국 조선업체 및 엔지니어링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미국 내 선박 건조와 조선소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반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와 함정·상선 생산 협력 MOU를 맺으면서 공동생산 협력 기반을 강화했으며, 지난달에는 프레이저 인더스트리의 조선소 현대화에 동참하기로 했다. 

정 회장이 미국 현지 조선소를 직접 소유하기보다는 현지 업체의 생산기반에 HD현대의 설계·생산 기술과 스마트조선소 역량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미국 시장에 접근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향후 필요에 따라 미국 조선소 인수 가능성도 열어두고 현지 생산 역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김 수석부회장은 미국 조선소를 인수하면서 보다 직접적인 전략을 택했다. 지난 2024년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면서 현지 생산거점을 확보했으며,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의 미국 사업부인 오스탈 USA 인수에 나섰다. 한화는 오스탈 USA의 기업가치로 10억5000만~12억 달러로 제시했으며,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스탈 USA는 앨라배마주 모빌에 조선소를 두고 있으며,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 함정을 건조하는 업체다. 인수가 성사될 경우 한화는 필라델피아에 이어 미국 남부에도 생산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김 수석부회장의 현지화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며, 미국 내 한화의 조선·방산 역량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정 회장과 김 수석부회장의 전략은 다르지만 목표는 미국 조선·방산 시장 진출로 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접근 방식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오너의 경영 행보는 K-해양방산의 글로벌 영토 확장이라는 결실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화는 미국에서 해양방산과 함께 지상방산을 동시 진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서고 있다면, HD현대는 조선업 본업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면서 내실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두 오너의 리더십 아래 특수선 부문이 양사의 확실한 핵심 성장 동력으로 안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