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출 비중 70% 육박
1043억 시설 투자도 단행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경동나비엔이 난방 가전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사계절 가전 및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는 고효율 히트펌프와 콘덴싱 기술력을 기반으로 공조 영토를 확장하고, 국내에서는 실내 공기질 솔루션을 앞세워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 경동나비엔의 생산 기지 에코허브 전경./사진=경동나비엔 제공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의 해외 매출액은 2021년 7075억 원에서 지난해 1조438억 원으로 47.5%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64.1%에서 약 70%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처럼 해외 실적이 크게 뛴 배경에는 북미 냉난방공조(HVAC) 시장의 가파른 성장이 자리 잡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북미에서 난방에 가장 많이 쓰이는 '퍼네스(공기 가열식 난방)'의 기존 단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2008년 북미 시장 첫 진출 이후, 기존 가스관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설계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 또한 배기가스 온도가 낮은 콘덴싱의 특성을 활용해 강화 플라스틱 연도를 적용하고, 현지 설치 업자의 시공 편의성과 수익성을 보장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차세대 주력 제품으로 선보인 '하이드로 퍼네스'는 물을 끓여 공기를 데우는 방식을 채택했다. 가스로 공기를 직접 가열해 실내가 건조해지는 기존 퍼네스의 단점을 해소하고 쾌적한 습도를 유지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경동나비엔의 설명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가스를 직접 다루는 기기의 특성상 가스관 균열 시 치명적 위험이 따르지만, 하이드로 퍼네스는 물을 매개로 가열해 균열이 발생하더라도 단순 누수 수준에 그쳐 구조적 안전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경동나비엔은 최근 북미 시장에 인버터 압축기 기반의 고효율 '히트펌프'를 출시하며 통합 냉난방 라인업을 완성했다. 하이드로 퍼네스와 히트펌프를 연계해 겨울철 난방과 여름철 냉방을 동시에 해결하는 맞춤형 공조 서비스를 전개함으로써, 레녹스(Lennox) 등 현지 메이저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는 메인 HVAC 시장 파이를 본격적으로 뺏어온다는 구상이다.

   
▲ 나비엔 제습 환기청정기 매직플러스./사진=경동나비엔 제공 작동 이미지


국내 시장에서는 '환기청정 솔루션'을 새로운 주력 먹거리로 낙점하고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겨울 한철에 매출이 집중되는 보일러의 계절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실내 공기질(IAQ) 제어 솔루션 확장에 전사적 역량을 쏟는 모습이다.

최근 주방기기 브랜드 '나비엔 매직'을 통해 선보인 '제습 환기청정기 매직플러스'는 창문을 열지 않고도 환기와 제습, 공기청정은 물론 요리 매연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제어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열교환 기술을 통해 버려지는 에너지를 회수(최대 냉방 79%, 난방 88%)해 고효율을 구현했으며, 에어모니터를 통해 이산화탄소(CO2)와 라돈,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을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경동나비엔은 이러한 글로벌 공조 및 실내 환경 솔루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도 단행하고 있다. 생산 기지인 에코허브(구 서탄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을 기존 200만 대에서 439만 대 수준으로 대폭 증설 중이며, 지난달 23일에는 부품동 및 사출동 건립 등에 총 1043억 원을 신규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이와 함께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DX)에도 착수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와 업무협약을 맺고 제조 전 과정에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로봇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팩토리를 고도화해 세계적인 미래형 제조 시설인 '등대 공장' 등재를 추진한다는 목표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북미 등 해외에서 거두고 있는 만큼, 퍼네스와 히트펌프 등은 당사의 글로벌 HVAC 사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해외의 난방·공조 라인업과 국내의 가정용 환기청정기 사업을 양대 축으로 삼아, 쾌적한 실내 기후를 조성하는 통합 HVAC 선도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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