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주행 성능…후륜 중심 세팅으로 민첩함↑
편안함·주행 재미 모두 잡아…최대 주행거리 486㎞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전기차는 모터가 최대토크를 즉각 쏟아내는 특성 덕분에 웬만한 고성능 내연기관차를 가볍게 압도하는 가속력을 낸다. 하지만 차체가 2.5톤에 이르는 대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를 빠르게 달리게 하는 것과 그 무게를 안정적으로 다루는 것은 다른 문제다.

폴스타의 플래그십 전기 SUV '폴스타 3'는 강력한 출력을 바탕으로 무거운 차체를 자연스럽게 다루는 데 공을 들인 차다. 가속뿐 아니라 방향을 바꾸고 속도를 줄이는 과정에서도 차체를 안정적으로 제어한다. 일반도로에서는 강한 성능을 굳이 드러내지 않고 편안한 대형 SUV의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굽이진 길과 서킷에서는 덩치와 무게가 무색할 정도로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 폴스타는 지난 11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폴스타 3 시승행사를 진행했다./사진=김연지 기자

   
▲ 폴스타 3 측면./사진=김연지 기자

최근 경기 용인 일대와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폴스타 3를 시승했다. 이날 시승은 트랙 고속주행과 짐카나, 일반도로 주행 등 세 가지 코스로 진행됐다. 일반도로에서는 듀얼 모터를, 서킷에서는 최상위 퍼포먼스 모델을 타며 서로 다른 환경에서 폴스타 3의 주행 성능을 경험했다.

폴스타 3는 전장 4900㎜, 전폭 1970㎜, 전고 1615㎜, 휠베이스 2985㎜의 차체를 갖췄다. 전장과 전폭은 대형 SUV에 걸맞은 크기지만 전고를 낮춰 육중하기보다는 한층 늘씬하고 스포티한 인상을 준다. 공차중량은 리어 모터 2315㎏, 듀얼 모터 2485㎏, 퍼포먼스 2520㎏이다.

외관은 폴스타 특유의 절제된 디자인을 이어간다. 전면에는 기존 라디에이터 그릴 대신 카메라와 센서, 열선 레이더를 통합한 '스마트존'이 자리한다. 그 위에는 공기가 윙 아래와 보닛 위를 따라 흐르도록 설계한 '프론트 윙'을 적용했다. 후면에도 리어 에어로 윙과 에어로 블레이드를 넣어 공기 흐름을 다듬었다.

   
▲ 폴스타 3 측후면./사진=김연지 기자

   
▲ 폴스타 3 후면./사진=김연지 기자

낮은 루프라인도 눈에 띈다. 일반적인 대형 SUV처럼 차체를 높게 세우기보다 쿠페에 가까운 날렵한 실루엣을 구현했다. 폴스타는 낮은 루프라인과 프론트·리어 윙 등 공기역학 설계를 통해 공기저항을 줄이고 주행 안정성과 효율을 높였다.

실내 역시 장식적인 요소를 최대한 덜어냈다. 대시보드 중앙에는 14.5인치 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가 자리하고 운전석 앞에는 9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배치했다. 센터 콘솔의 오디오 볼륨 다이얼을 제외하면 물리식 조작계는 찾아보기 어렵다. 깔끔한 구성은 시각적으로 만족스럽지만 대부분의 차량 설정을 화면에서 조작해야 한다는 점은 적응이 필요하다. 사이드미러와 스티어링 휠,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의 설정도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조절한다.

   
▲ 폴스타 3 중앙 디스플레이./사진=김연지 기자

공간은 대형 SUV답게 넉넉하다. 바닥이 평평해 2열 가운데 자리까지 발을 두기 편하고 레그룸과 헤드룸에도 여유가 있다. 넓은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가 더해져 개방감도 좋다. 트렁크는 기본 597L이며 2열을 접으면 최대 1411L로 넓어진다. 트렁크 바닥 아래에는 별도의 90L 수납공간을 마련했고 전면에는 23.8L 프렁크도 갖췄다.

일반도로에서 시승한 듀얼 모터는 최고출력 544마력(400㎾), 최대토크 740N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7초다. 숫자만 보면 가속페달을 조금만 건드려도 성급하게 튀어나갈 것 같지만 실제 움직임은 예상보다 차분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큰 차체가 매끄럽게 속도를 붙인다. 강한 출력을 처음부터 과시하기보다는 운전자의 페달 조작에 맞춰 힘을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필요할 때는 즉각적으로 충분한 힘을 꺼내면서도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큰 차체를 여유롭게 끌고 간다는 느낌이다.

   
▲ 폴스타 3 짐카나 주행 모습./사진=김연지 기자

   
▲ 폴스타 3 짐카나 주행 모습./사진=폴스타 제공

전기차 특유의 주행 방식이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도 고려했다. 크립 기능을 켜면 내연기관차처럼 브레이크에서 발을 뗐을 때 차가 천천히 움직이도록 설정할 수 있고 원페달 드라이브도 끌 수 있다. 두 기능을 조합하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온 운전자도 비교적 익숙한 방식으로 차를 다룰 수 있다.

듀얼 모터와 퍼포먼스에는 듀얼 챔버 액티브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 적용돼 초당 500회 노면 상황을 분석하고 차체 움직임을 제어한다. 운전자는 표준·민첩함·단단함 등 세 단계로 서스펜션 감도를 조절할 수 있다. 노면의 작은 요철은 부드럽게 걸러내면서도 큰 충격을 지난 뒤 차체가 필요 이상으로 출렁이지 않아 대형 SUV 특유의 묵직하고 편안한 움직임과 안정감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이 같은 안정감은 속도를 높였을 때도 이어졌다. 차체가 가볍게 떠오르거나 불안하게 흔들리는 느낌이 적었고 직진 안정감도 좋았다. 낮은 무게중심에 앞뒤 50대50에 가까운 무게 배분, 후륜 중심의 사륜구동 설정이 맞물린 결과다. 특히 폴스타는 기존 400V 시스템에서 800V 시스템으로 전환하면서 전·후륜 모터를 새롭게 구성하고 출력 배분도 후륜 중심으로 조정했다. 후륜구동차에 가까운 주행 특성을 구현하기 위한 세팅이다.

   
▲ 폴스타 3./사진=폴스타 제공
   
▲ 폴스타 3 서킷 주행 모습./사진=폴스타 제공

폴스타 3의 성격은 트랙에 들어서면서 확연하게 달라졌다. 시승한 퍼포먼스 모델은 최고출력 680마력(500㎾), 최대토크 870Nm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9초 만에 도달한다. 직선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2.5톤이 넘는 차체가 순식간에 속도를 높인다. 강력한 가속은 680마력이라는 숫자에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오히려 인상적인 것은 속도를 높인 뒤 차체를 다루는 능력이었다.

코너에 진입해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큰 차체의 앞머리가 운전자의 조작에 맞춰 빠르게 방향을 바꾼다. 2.5톤이 넘는 무게에도 반응이 한 박자 늦거나 차체가 바깥쪽으로 밀려나는 느낌은 적었다. 연속된 코너에서도 좌우로 크게 흔들리기보다 빠르게 자세를 추스르며 안정적으로 궤적을 이어갔다.

듀얼 챔버 액티브 에어 서스펜션이 초당 500회 노면 상태를 분석해 차체 움직임을 제어하고, 고속에서는 차고를 자동으로 낮춘 덕이다. 퍼포먼스 모델에는 22인치 단조 휠과 폴스타 3 전용 피렐리 P 제로 타이어가 적용된다. 특히 앞보다 뒤에 더 넓은 타이어를 적용해 후륜 접지력을 높인 점도 코너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탠다.

   
▲ 폴스타 3 주행 모습./사진=폴스타 제공
   
▲ 폴스타 3 주행 모습./사진=폴스타 제공

잘 달리는 만큼 잘 멈추는 것도 중요하다. 폴스타 3에는 전 트림에 대형 4피스톤 브렘보 브레이크가 기본 적용된다. 빠르게 속도를 높인 뒤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아도 무거운 차체가 한꺼번에 앞으로 쏠리며 자세가 크게 흐트러지는 느낌은 적었다. 감속한 뒤 곧바로 방향을 바꿀 때도 차체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고출력 전기차는 많지만 큰 출력에 걸맞은 차체 제어와 조향, 제동 성능을 함께 갖추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폴스타 3는 빠르게 달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 힘을 안정적으로 다루는 데 공을 들였다. 운전의 재미에만 치우치거나 일상적인 편안함만을 좇기보다 두 영역의 접점을 찾는 데 집중한 모습이다.

일반도로에서 경험한 듀얼 모터는 강한 출력을 필요할 때만 꺼내 쓰면서 평상시에는 편안한 승차감과 안정적인 움직임에 무게를 뒀다. 반면 서킷의 퍼포먼스는 강한 가속과 민첩한 움직임으로 고성능 전기 SUV의 성격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일상적인 편안함과 고성능 주행을 한 차 안에 담았다는 점이 폴스타 3의 강점이다.

폴스타 3는 리어 모터와 듀얼 모터, 퍼포먼스 등 세 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가격은 각각 7790만 원, 8590만 원, 9990만 원이다.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리어 모터 454㎞, 듀얼 모터 486㎞, 퍼포먼스 43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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