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지원·단기 공공 일자리 ‘임시방편’… 양질 일자리는 ‘민간’ 몫
규제 완화·노동 개혁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어야 고용 절벽 해소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구직 활동조차 하지 않고 그냥 ‘쉬었음’으로 분류된 청년층이 40만 명에 달하며 고용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일회성 복지 수당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의 역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실업률은 2%대 후반으로 양호해 보이지만, 청년층의 구직 포기와 양질의 일자리 가뭄이 맞물린 ‘고용 착시’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 활동조차 하지 않고 그냥 ‘쉬었음’으로 분류된 청년층이 늘어나면서 고용 시장의 경고등이 켜졌다. 전체 실업률은 2%대 후반의 안정세를 보이는 듯하지만, 청년층의 구직 포기와 양질의 일자리 가뭄이 맞물린 ‘고용 착시’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미디어펜 DB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 ‘쉬었음’을 선택한 청년(15~29세)은 40만 명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실업률 통계는 지난 4주간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집계하기 때문에, 아예 구직을 포기한 이들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어 실업률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효과를 낸다. 

표면적인 실업률 지표와 청년들이 체감하는 고용 현장 사이에 거대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다. 특히 최근 주요 대기업들이 수시 채용과 경력직 선호 기조로 돌아서면서 청년 신입들의 채용문은 더욱 좁아졌다. 

국내 4대 그룹 중 정기 신입 공개채용(공채) 제도를 유지하는 곳은 삼성이 유일할 정도로, 취업 준비생들이 예측할 수 있는 대규모 신입 입문 경로는 고갈되는 추세다. 

여기에 생성형 AI 도입 확산까지 더해지며 사무·IT 분야의 초급 일자리마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청년 자립 지원금이나 단기 취업 프로그램 등 다양한 복지성 대책을 쏟아붓고 있지만, 청년 고용 환경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현장에서는 청년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일회성 수당이나 시혜성 복지가 아니라, 자신의 역량을 펼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라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청년이 원하는 선호 일자리를 창출할 주체는 결국 ‘민간 기업’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 예산으로 만든 단기 공공 일자리나 현금성 지원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기업이 성장하고 투자 여력을 확보해야만 지속 가능한 일자리가 생겨난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규제와 노동 시장의 경직성이다. 해외 주요국 대비 과도한 신산업 규제와 성과·생산성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노동 구조가 기업의 신규 채용 유인을 꺾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다. 

특정 대기업의 결단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기업이 활발하게 신사업에 투자하고 채용을 늘릴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법·제도적 개혁이 시급한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청년 구직 포기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은 민간의 고용 활력 회복"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이 규제 완화와 노동 개혁을 통해 기업의 투자 빗장을 풀어줄 때 청년 고용 절벽도 비로소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