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전기료 권역별 차등제 시동…석화업계, 원가 숨통
입력 2026-08-17 09:56:20 | 수정 2026-08-17 09:56:20
김동하 기자 | rlacogk@mediapen.com
기후부, 산업용 전기요금 권역별 차등안 공개…남부권 18원·중부권 15원 인하
여수·울산·대산 등 전력 다소비 석유화학 산단 연간 수천억원 고정비 절감 기대
수도권 공장 할인 제외로 원가 격차 발생…친환경 고부가 스페셜티 투자 마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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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김동하 기자] 정부가 전력 자급룰에 따라 산업용 전기요금을 다르게 매기는 권역별 차등요금제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원가 절감이라는 돌파구를 마련하게 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발전소가 밀집해 송전 비용이 적게 드는 남부권의 산업용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최대 18원, 중부권은 15원 인하하는 내용의 권역별 차등안을 공개했다. 이번 조치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심장부인 여수, 울산, 대산 국가산업단지 입주 기업들의 막대한 고정비 부담을 즉각적으로 덜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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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전력 자급룰에 따라 산업용 전기요금을 다르게 매기는 권역별 차등요금제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원가 절감이라는 돌파구를 마련하게 됐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 지방 산단 중심 혜택 집중…석유화학 업계 수혜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발표한 권역별 차등 요금제는 발전 시설이 집중돼 전력 자급률이 높은 지역에 요금 인하 혜택을 집중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수도권과 달리 자체 발전 설비가 충분한 거점 지역의 송전망 운영 효율성을 요금 인하로 보상하겠다는 취지가 담겼다.
실제로 남부권과 중부권에 적용되는 인하 폭 더강 지역에 자리 잡은 대형 제조과 국가산업단지는 연간 7000억 원 안팎의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지역 내 에너지 다소비 기업들의 재무 구조 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준의 규모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아 이런 정책적 수혜를 입게 됐다. 대규모 액체 화학물질을 다루는 특성상 항만이 필수적인 석유화학 기업들은 과거부터 남부권과 중부권 해안가에 매머드급 생산 기지를 집적화해 왔기 때문이다.
◆ 24시간 가동 전기 먹는 하마…원가 절감 효과 극대화
석유화학 업계가 이번 전기요금 인하를 환영하는 이유는 이들의 주력 공정이 제조업 중에서도 전력 다소비 구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원료의 성질을 바꾸기 위해끊임없이 열을 가하고 식히는 과정 자체가 전력 소모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특히 원유에서 추출한 나프타를 섭씨 800도 이상의 초고온으로 끓여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시설(NCC)은 단 1초도 멈추지 않고 24시간 가동되어야만 폭발 위험을 막고 공정을 유지할 수 있다. 한 번 가동을 멈추면 재가동에 막대한 비용과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전력 공급의 연속성이 절대적이다.
열분해 공정뿐만 아니라 쪼개진 유분을 냉각하고 압축해 이송하는 거대한 펌프와 각종 특수 설비를 돌리는 데에도 천문학적인 전력이 투입된다. 이로 인해 원재료인 나프타 구매 비용을 제외하면 전기요금이 전체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 전기료 1원 인하가 전체 이익률에 미치는 민감도가 타 산업 대비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 벼랑 끝 수익성…전기료 인하가 마진 붕괴 막는다
현재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의 공격적인 기초유분 생산 설비 증설과 글로벌 경기 침체가 맞물리며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밀어내기식 저가 덤핑 물량이 쏟아지면서 범용 화학 제품의 판로가 막히고 공장 가동률을 인위적으로 낮춰야 하는 고육지책까지 동원됐다.
더욱이 석유화학 기업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제품가와 원재료 가격의 차이)가 오랜 기간 손익분기점을 맴돌았다. 제품을 만들어 팔수록 오히려 고정비와 운영비 탓에 적자가 누적되는 최악의 딜레마에 갇혀 실적 한파를 온몸으로 견뎌내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표된 지방 산업용 전기요금 대폭 인하는 화학 기업들의 마진 붕괴를 막아내는 최후의 방어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한계에 다다른 기초유분 생산 공정의 생존 능력을 끌어올리고, 글로벌 업황이 반등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원재료인 나프타 다음으로 제조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전기요금"이라며 "중국의 저가 덤핑 공세로 공장 가동률 조절까지 심각하게 고민하던 상황에서 이번 전기료 대폭 인하는 가뭄 속 단비처럼 든든한 마진 방어선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