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딜레마②]중국 기회인가 함정인가…K게임, 탈중국 해법 찾기
입력 2026-08-17 09:55:16 | 수정 2026-08-17 09:55:16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중국 판호 재개방 속 글로벌 시장 다변화…K-게임, ‘차이나 의존’ 낮춘다
판호 확대에도 탈중국 전략 지속…자체 IP·북미·유럽 공략으로 돌파구
판호 확대에도 탈중국 전략 지속…자체 IP·북미·유럽 공략으로 돌파구
중국 자본이 국내 게임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분 투자를 넘어 경영권 인수와 IP·퍼블리싱 사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여전히 K-게임이 포기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올해 들어 판호 발급이 이어지며 재공략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본지는 이번 기획을 통해 중국 자본의 국내 게임산업 영향력 확대 현황과 리스크를 짚어보고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글로벌 시장 다변화와 자체 IP 경쟁력 강화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중국은 여전히 K-게임이 포기하기 어려운 대형 시장이지만 판호와 정책, 현지 사업자 의존이라는 불확실성도 함께 안고 있다. 올해 들어 한국 게임에 대한 외자판호 발급이 이어지면서 중국 시장 재공략 기대감이 커지는 동시에 국내 게임사들은 북미·유럽·일본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고 자체 IP 경쟁력을 키우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을 배제하기보다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탈중국'의 의미가 달라지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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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틀로얄 게임 'PUBG: 배틀그라운드'/사진=크래프톤 | ||
1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NPPA)는 올해 한국 게임에 대한 외자판호 발급을 이어가고 있다. 1월 액토즈소프트를 시작으로 2~3월 넥슨, 4월 넥슨 엠바크스튜디오와 그라비티, 5월 웹젠 등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진출이 이어졌다. 이는 중국 시장 재개방 흐름이 뚜렷해진 것으로 국내 게임사 입장에서는 다시 한번 중국 시장을 새로운 매출원으로 활용할 기회가 열린 셈이다.
◆ 판호 다시 열리지만…중국 의존도 확대는 또 다른 리스크
중국 시장의 매력은 여전히 국내 게임사에게는 큰 존재다. 대규모 이용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한국 게임 IP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 판호를 확보한 게임은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포인트다. 특히 넥슨과 웹젠, 그라비티처럼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기존 IP를 보유한 기업들은 현지 시장 재진입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
하지만 판호 발급이 곧바로 흥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판호를 받은 이후에도 출시 일정과 현지 경쟁 상황, 마케팅, 운영 성과에 따라 실제 매출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여전히 리스크로 존재한다. 중국 현지 퍼블리셔와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 역시 국내 게임사가 감수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중국에 진출할 것인가'보다 '중국 이외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가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중국 시장을 추가적인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되 특정 국가의 정책 변화나 사업 환경에 따라 전체 실적이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크래프톤이 거론된다. 크래프톤은 올해 상반기 매출 2조6616억 원, 영업이익 9725억 원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PUBG IP 프랜차이즈가 상반기 매출 성장세를 이끌면서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IP와 글로벌 이용자 기반만으로도 실적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특히 크래프톤은 인도를 새로운 동력원 국가로 선점하면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북미·유럽·일본으로 확장…'중국 대체'보다 시장 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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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펄어비스 붉은사막 이미지./사진=펄어비스 | ||
국내 주요 게임사들도 중국 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넥슨은 '아크레이더스' 등 글로벌 신작을 통해 북미·유럽 시장 매출을 확대했고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을 앞세워 콘솔 중심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넷마블 역시 서구권 이용자를 겨냥한 신작을 통해 이용자 기반을 넓히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중국을 다른 하나의 시장으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경쟁력을 확보하려 한다는 데 있다. 중국에서 판호가 나오면 현지 매출을 확보하면서 북미·유럽·일본 등에서도 자체 IP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특정 시장의 정책 변화가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낮추는 동시에 국내 게임사의 협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식이다.
국내 게임 IP에 대한 투자 기반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6월 넥슨 등과 함께 1200억원 규모의 게임 IP 펀드를 결성했다. 문체부 600억 원, 넥슨 588억 원, 코나벤처파트너스 12억원으로 구성된 펀드로 초기 게임 개발사의 시드 투자부터 성장 단계 기업에 대한 후속 투자까지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중국 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내에서 게임 IP를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자금 기반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결국 시장 다변화의 출발점은 해외 시장 공략 자체가 아니라 해외에서 경쟁할 수 있는 IP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데 있기 때문이다.
다만 '탈중국'을 중국 시장과의 단절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수준의 게임 시장 가운데 하나인 만큼 판호 발급 확대를 활용하면서도 매출과 자본, 퍼블리싱 등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관리하는 전략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을 포기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회사 전체 실적과 사업 전략을 좌우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자체 IP를 기반으로 북미와 유럽, 일본 등에서 매출을 확보하고 국내 개발사에 대한 투자까지 확대해야 중국 시장의 기회를 활용하면서도 산업적 의존도는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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