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다 말았다" 반쪽 개혁 그친 청년미래보금자리론
입력 2026-08-17 09:55:51 | 수정 2026-08-17 10:36:37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4억 이하 비아파트만 혜택…아파트 조건 기존대로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정부가 만 39세 이하의 청년층을 타깃해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새롭게 발표했다. 시세 4억원 이하의 '비아파트'로 대상을 한정했는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80%로 완화하고 불합리한 소득기준도 덜었다. 다만 동일 시세의 아파트에 대한 LTV 조정이 없어 아파트 선호가 뚜렷한 청년층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시세 등 객관적 지표가 없어 감정평가를 거쳐야 하는 빌라의 경우 환급성이 좋지 않아 대출 위험도가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와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통해 내년 1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의 출시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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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만 39세 이하의 청년층을 타깃해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새롭게 발표했다. 시세 4억원 이하의 '비아파트'로 대상을 한정했는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80%로 완화하고 불합리한 소득기준도 덜었다. 다만 동일 시세의 아파트에 대한 LTV 조정이 없어 아파트 선호가 뚜렷한 청년층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시세 등 객관적 지표가 없어 감정평가를 거쳐야 하는 빌라의 경우 환급성이 좋지 않아 대출 위험도가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새 상품은 1인 가구, 사회초년생 등의 주거수요를 고려한 상품으로, 만 39세 이하 생애최초 주택구입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4억원 이하 비아파트를 담보물로 LTV를 최대 80%까지 이용할 수 있다. 소득요건은 7000만원 이하(신혼부부는 부부 중 1인 기준)면 이용할 수 있다. 또 이 상품을 이용하더라도 생애최초 구매에 적용해주는 LTV(수도권·규제지역 70%, 그 외 80%) 혜택을 그대로 유지해주기로 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이 상품을 2년간 연 3조원 규모로 한시 출시할 계획이다.
금리는 내년도 예산안 등이 확정된 후 발표되는데, '월세 수준의 원리금 상환'이라는 취지에 맞게 상당 수준의 우대금리가 적용될 전망이다. 이에 기본우대 외에도 지방·저소득·신생아 추가 우대를 통해 일반 보금자리론 금리 대비 약 2%p 내외 수준으로 인하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상품을 이용하는 청년이 30년 만기로 2억원을 연 3.0%의 금리로 이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월 원리금 상환액은 85만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비아파트 평균 월세 80만원과 근접한 수준이라는 게 금융위의 평가다. 고금리 기조 속 강화된 대출규제 환경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소득이 부족한 청년층이 이용하기에 최적의 상품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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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미래보금자리론 상품내용./자료=금융위원회 제공 | ||
다만 이 같은 우대혜택을 비아파트로 한정한 점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비아파트는 통상 빌라·오피스텔 등을 지칭한다. 소규모인 탓에 담보물의 가치를 책정하는 기준(KB시세)이 없는 경우가 많고, 별도의 감평이 필요하다. 이에 매입 후 재매도도 아파트 대비 어려운 편이다.
물론 금융위는 아파트 매입 시 기존 보금자리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번 대책에서 '결혼 페널티'로 꼽히던 부부 합산소득에 대한 기준도 완화해 부부 중 한 사람이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일 경우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수도권이나 규제지역 소재 아파트의 경우 생애최초로 구매하더라도 LTV는 70%에 불과하다.
가령 수도권 소재 시세 4억원의 아파트와 4억원으로 감평을 받은 빌라·오피스텔이 있다고 가정하자. 아파트의 경우 LTV 70%를 적용받아 최대 2억 8000만원까지만 받을 수 있다. 반면 빌라·오피스텔의 경우 LTV 80%를 적용받아 기준대로라면 최대 3억 2000만원까지 대출을 일으킬 수 있다. 금융위가 LTV를 80%까지 승인하면서도 최대 대출한도를 아직 설정하지 않은 만큼 향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리도 훨씬 높은 편이다. 주금공의 8월 보금자리론(아낌e 기준) 금리는 만기 30년 기준 최저 연 4.10%, 최고 연 5.10%다. 당국이 아직 금리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예시로 내세운 연 3%에 견주면 약 1~2%포인트(p) 이상 높은 셈이다. 역설적으로 가치가 불명확한 빌라·오피스텔이 아파트보다 더 많은 자금을, 더 낮은 금리로 융통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청년층의 선호도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보금자리론을 이용한 매물 대부분은 아파트 구입에 활용되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공급된 보금자리론 19조원이다. 이 중 만 39세 이하 청년층이 이용한 금액은 12조원이며, 약 11조 6000억원이 아파트 구입에 활용됐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청년층의 아파트 선호 현상을 거론하며, 이번 대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안 의원은 지난 14일 자신의 SNS에 국토연구원 자료를 인용해 "2030의 79.7%가 선호 주택으로 아파트를 꼽았고 청년의 비아파트 자가 비율은 4.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2030은 현실 때문에 빌라나 오피스텔에 살면서도 거주 여건과 환금성, 자산 가치 등을 고려해 소득이 쌓이면 아파트로 옮겨갈 계획으로 살고 있다"며 "그런데 이 정부는 '월 85만원에 30년'을 비아파트에 거주하라며 대출을 들이밀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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