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첫 번째 차세대 원전 '케머러 1호기' 후속 호기 시공 및 공동 영업 논의
액체 나트륨 냉각재 활용…경제성·안전성으로 AI·반도체 산업 전력난 해결사
[미디어펜=박소윤 기자]현대건설이 미국 테라파워(TerraPower)의 차세대 원전 사업에서 후속 호기까지 맡을 수 있는 EPC 파트너 지위를 확보했다. 대형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에 이어 4세대 원전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 현대건설 이한우 대표이사(오른쪽)와 테라파워 크리스 르베크 CEO가 협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은 18일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와 크리스 르베크(Chris Levesque)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 등 양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테라파워의 '나트륨(Natrium)' 원전 사업 협력을 위한 기본협약(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각자의 원전 기술과 사업 수행 역량을 바탕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신규 사업 기회를 공동 발굴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테라파워가 추가로 추진하는 나트륨 원전 후속 사업에서 최대 8개 호기의 EPC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는 권한도 확보했다.

테라파워는 액체 소듐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소듐냉각고속로(SFR) 기반의 4세대 원전 기술을 개발한 미국 원자력 기업이다. 현재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345㎿급 '케머러 1호기(Kemmerer Unit 1)'를 추진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4세대 원자로 건설 승인을 받은 프로젝트다.

나트륨 원전은 기존 원자로보다 높은 발전 효율과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핵폐기물 발생량을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외부 전력 공급이 중단되더라도 자연적인 냉각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으며, 원자로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결합해 전력 수요에 따라 출력을 조절할 수 있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나트륨 원전은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의 새로운 전력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테라파워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염두에 두고 메타 등 빅테크 기업과 협력에 나서는 한편, 향후 해외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양사 간 협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앞서 크리스 르베크 CEO가 현대건설 본사를 방문하는 등 주요 경영진 간 교류도 이어지고 있다. 차세대 원전의 상용화와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양사 협업이 본격화하는 셈이다.

현대건설은 대형원전 24기를 시공한 실적을 바탕으로 미국 원전 시장에서 사업 보폭을 넓혀왔다. 대형원전은 물론 SMR과 원전 해체 등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한 데 이어 이번 협약으로 테라파워의 차세대 원전 사업까지 협력 영역에 포함하게 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테라파워의 혁신적인 원전 기술과 현대건설의 글로벌 EPC 역량을 결합해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차세대 원전 상용화를 앞당기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에너지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선도 기업들과 협력을 이어가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지난 14일 서울에서 테라파워 및 HD현대 주요 경영진과 만나 나트륨 원전의 상업적 배치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동에는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와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 크리스 르베크 CEO, 정기선 HD현대 회장 등이 참석했다. 3사는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건설 중인 나트륨 원전 첫 호기의 성공을 바탕으로 후속 프로젝트 확대와 상용화에 협력하기로 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