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ETP 규제 피해 국내 지수·반도체 섹터형 및 해외 상품으로 머니무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비중 70% 달해…전문가 "규제차익 없애고 일관된 체계 필요"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P)에 대한 진입 장벽을 높이자, 규제를 피한 투자 자금이 지수형·섹터형 레버리지 ETF와 해외 고배율 상품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특정 상품에만 규제를 집중하면서 투기 수요가 사라지기보다 사각지대로 옮겨가는 규제 차익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P)에 대한 진입 장벽을 높이자, 규제를 피한 투자 자금이 지수형·섹터형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해외 고배율 상품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국내 ETF 시장에서 KODEX 레버리지는 7조5592억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하며 전체 1위에 올랐다. 이어 KODEX 200(6조2041억원), KODEX인버스(4조1652억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3조8958억원), KODEX반도체레버리지(1조253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지난달 말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가 시행되기 전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거래대금 상위권은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16조3788억원),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14조4868억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4조5849억원) 등 단일종목 상품이 휩쓸었다. 하지만 기본 예탁금이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뛰고 모의거래가 의무화되자 투자자들이 규제가 덜한 다른 레버리지 상품으로 발길을 돌린 셈이다.

문제는 자금이 몰린 섹터형 및 지수형 레버리지 상품 역시 대형 반도체주 편입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이다. KODEX 레버리지는 삼성전자(23.98%)와 SK하이닉스(17.18%)의 합산 비중이 40%를 웃돈다. KODEX반도체레버리지의 경우 SK하이닉스 44.42%, 삼성전자 27.31%로 두 종목의 비중이 70%를 넘어 사실상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과 다름없는 위험 구조를 지니고 있다.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 역시 삼성전자(42.38%)와 SK하이닉스(38.15%)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같은 고위험 투자 열풍은 국내 자본시장 전반의 뇌관으로 지목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레버리지 ETF의 순자산총액은 39조4000억원으로 2016년 말(3조원) 대비 13.1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6조7000억원에서 36조7000억원으로 5.5배 불어났으며, 위탁매매 미수거래(1조4000억원)와 차액결제거래(CFD·1조9000억원) 잔액도 2024년 말 대비 각각 57%, 60% 급증했다.

증권가에서는 단일종목에 국한된 핀셋 규제가 오히려 시장의 왜곡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레버리지 투기 수요가 여전한 상황에서 규제 차익을 노린 자금이 섹터형이나 미국 증시 고배율 ETP 등 더 위험한 상품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효섭 선임연구위원은 "섹터형 ETF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특정 섹터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종목이 거의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유사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며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은 기초자산이 투자 방향과 반대로 움직일 경우 대규모 손실을 기록할 수 있고, 높은 이자비용과 운용보수, 음(-)의 복리효과 등으로 손실이 확대될 수 있어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진입 규제 강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레버리지 상품 전체에 걸쳐 규제 차익이 없는 일관된 규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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