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았던 공공임대, 넓어진다…‘중형’ 실제 물량이 관건
입력 2026-08-18 15:05:39 | 수정 2026-08-18 15:06:29
조태민 기자 | chotaemin0220@mediapen.com
LH 통합공임 중형 5%→10% 이상 확대 추진…정부 최대 40% 허용
1~2인 가구 66.1%까지 늘어…소형·중형 ‘수요 맞춤’ 과제
1~2인 가구 66.1%까지 늘어…소형·중형 ‘수요 맞춤’ 과제
[미디어펜=조태민 기자]소형 위주로 공급돼 온 공공임대주택에 중형 평형을 더 넣을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 정부가 중형 공급 상한을 최대 40%까지 높인 데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통합공공임대 중형 비중 확대에 나섰다. 다만 1~2인 가구가 전체의 3분의 2를 넘어선 만큼 중형을 일률적으로 늘리기보다 실제 수요에 맞춰 소형과 중형을 배분하는 것이 과제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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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와 LH가 공공임대 중형 평형 확대에 나선 가운데 1~2인 가구가 전체의 66.1%를 차지하면서, 지역과 입주 수요에 맞춘 소형·중형 평형 배분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18일 LH 청약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국민임대 공급계획 물량은 총 1459가구다. 인제서화 고령자주택 30가구와 성남금토 A2 438가구, 인천검단 AA19 991가구로 모두 전용 46㎡ 이하다. 올해 공개된 국민임대 신규 공급만 놓고 보면 작은 평형에 집중된 모습이 뚜렷하다.
중형 공공임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경기 평택소사벌 B-5블록은 전용 74.89~84.84㎡, 총 765가구 규모의 10년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돼 2016년 7월 입주했다. 기존 제도 아래에서도 사업에 따라 중형 평형이 공급돼 온 것이다.
올해 예정 물량에서도 중형을 찾아볼 수 있다. LH의 2026년 6년 공공임대주택 공급계획을 보면 전북 완주삼봉 S-1블록은 오는 10월 전용 55㎡ 66가구와 59㎡ 417가구, 74㎡ 64가구, 84㎡ 163가구 등 총 71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전용 60㎡를 넘는 74·84㎡는 총 227가구다.
다른 사업은 대부분 59㎡ 이하에 머물러 있다. 군포대야미 A1과 남양주진접2 A7은 전용 55·59㎡, 원주무실 A1과 김해진례 B1은 59㎡로 계획됐다. 오산세교2 A11과 원주무실 A2, 울산태화강변 A2 등도 59㎡ 이하로 구성됐다. 현재 공개된 6년 공공임대 공급계획에서 완주삼봉처럼 전용 60㎡를 넘는 물량을 포함한 사업은 제한적이다.
완주삼봉의 74·84㎡ 물량이 이번 제도 개편으로 새로 들어간 것은 아니다. 해당 아파트 건설공사는 2024년 12월 27일 착공했다. 정부가 이번에 바꾼 것은 중형을 새로 허용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신규 사업에서 중형을 더 많이 넣을 수 있도록 공급 기준을 넓힌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일 ‘공공주택 업무처리지침’을 개정해 공공주택지구 내 공공임대주택의 전용 60㎡ 이하 건설 비율을 기존 80% 이상에서 60% 이상으로 낮췄다. 전용 60㎡ 초과~85㎡ 이하는 최대 40%까지 공급할 수 있도록 상한을 높였다.
LH의 중형 확대 움직임은 이번 지침 개정보다 앞서 시작됐다. LH는 지난 1월 업무보고에서 기존 공공임대의 문제점 중 하나로 ‘좁은 면적’을 꼽고 전체 통합공공임대의 5% 수준인 전용 60~85㎡ 중형 비중을 정부 협의를 거쳐 올해 1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평면도 다시 짜고 있다. LH는 지난 6월 ‘통합공공임대 주거공간 통합개발’ 연구용역을 발주해 전용 59㎡와 74㎡를 신규 주력 평면으로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형 확대와 별개로 전용 31·36㎡ 원룸형은 발코니 확장을 통해 실사용 면적을 5㎡ 늘리는 등 소형 평면 개선도 함께 진행한다.
문제는 가구 구조가 빠르게 작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일반가구 가운데 1~2인 가구는 1487만가구로 전체의 66.1%를 차지했다. 1인 가구만 824만가구로 36.6%에 달했고 평균 가구원 수도 2.16명까지 줄었다.
한정된 공급 물량에서 중형 비중이 커질수록 소형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중형 공공임대 확대와 관련해 “85㎡짜리 집 한 채면 20㎡(원룸 크기) 청년 주택을 4채나 공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1~2인 가구 증가만으로 중형 수요가 작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현재 혼자 사는 청년도 결혼과 출산을 거치면 필요한 주거 면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국토연구원은 공공임대 거주와 적정 면적 확보가 청년층의 가족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독립·결혼·출산 등 생애주기에 맞춰 공공임대를 다양한 평형으로 공급하고 60㎡ 내외 이상 중형 비중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결국 중형 확대 자체보다 실제 입주 수요에 맞는 평형 구성이 중요해진다. 정부가 허용한 중형 비중 40%는 반드시 채워야 하는 의무 물량이 아니다. 1~2인 가구 수요가 많은 곳에서는 소형 물량을 확보하고 신혼·다자녀 등 가족가구 수요가 큰 곳에는 중형을 늘리는 식으로 사업별 평형을 달리할 수 있다. LH가 중형 비중 확대와 소형 평면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공급을 늘리기 위한 비용 문제도 남아 있다. LH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실제 건설·매입비용에 비해 공공임대에 대한 정부 재정지원 수준이 낮다고 보고 지원 수준을 단계적으로 현실화하기 위해 정부 협의와 국회 건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중형과 소형의 비중을 어떻게 나눌지뿐 아니라 공공임대 공급 자체를 뒷받침할 사업 여건도 함께 풀어야 하는 셈이다.
한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재비와 인건비는 계속 오르는데 표준건축비는 제자리여서 임대주택 사업 참여 자체가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