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산업 침체 속 시멘트 업계 전반 고정비 감축 및 공정 효율화 생존 경쟁
한일시멘트, 2028년까지 6514억 'ECO 프로젝트' 가속…폐열로 전력 30% 자급
공장 넘어 시공 현장까지 AI 접목…'이동식 사일로' 특허 등 기술 초격차 승부수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건설 산업의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시멘트 업계는 친환경 설비 투자와 인공지능(AI) 기반 기술 혁신을 통해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나섰다. 전방 수요 감소라는 위기를 고정비 감축과 공정 효율화 등 본원적인 '원가 혁신'으로 돌파하겠다는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시멘트사들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인프라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건설 한파로 출하량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납품 단가 경쟁보다는 순환자원 활용과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한 마진 방어가 실적을 가르는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선제적인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제조 공정부터 시공 현장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 혁신을 이뤄낸 한일시멘트의 사례가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전경./사진=한일시멘트 제공


◆ 업계 전반 '원가 쥐어짜기'…한일, 6500억 원 'ECO 프로젝트' 가속

시멘트 업계의 공통된 당면 과제는 섭씨 1450도 이상의 고열이 필요한 소성로(킬른)의 연료비 절감이다. 이에 각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대응하고 원가를 낮추기 위해 유연탄 대신 폐플라스틱 등 순환연료 투입 비중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한일시멘트는 단양공장과 영월공장 등에 오는 2028년까지 총 6514억 원을 투입하는 친환경 인프라 구축 사업 'ECO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했다. 유연탄 구매 비용을 대폭 낮추는 동시에, 고온의 클링커 온도를 식히는 최신 냉각기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열 회수율을 8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생산 과정에서 버려지는 고온의 배기가스를 회수해 전기를 생산하는 폐열발전 설비가 원가 절감의 일등 공신으로 작용했다. 한일시멘트는 폐열발전 설비 가동을 통해 시멘트 공정에서 발생하는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약 30%를 자체 생산 전력으로 충당하며,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원가 방어망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공장 넘어 시공까지 AI 탑재…이동식 사일로 특허 획득

한일시멘트의 밸류체인 혁신은 공장 내부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넘어 실제 시공 현장으로까지 뻗어 나갔다. 공장 운영에 AI와 머신러닝을 접목해 정밀 제어 환경을 완성한데 이어 최근 아파트 바닥 공사에 활용되는 'AI 기반 이동식 사일로 장치' 신기술 특허를 획득했다.

이동식 사일로는 공동주택 건설의 마감 단계인 바닥 모르타르 타설에 사용되는 핵심 장비다. 드라이모르타르와 물을 장비 내에서 자동 배합해 펌프로 고층까지 단번에 압송해 주기 때문에 넓은 바닥도 쉽고 빠르게 마감할 수 있어 건설 현장의 필수 장비로 꼽힌다.

이번 특허의 핵심은 이 장비에 'AI 제어 시스템'을 탑재해 기존 수동 조작의 한계와 품질 편차를 극복했다는 점이다. AI가 계절별 온도와 습도 등 환경 변수를 분석해 물 배합량을 실시간으로 자동 조절해 일정한 반죽 점도를 유지하고 타설할 층의 높이에 맞춘 최적의 압송압력을 스스로 계산해 안정적인 시공을 지원한다.

◆ 건설 한파 속 빛 발한 원가 혁신…수익성 방어 무기 부상

한일시멘트의 이러한 전방위적 체질 개선은 시멘트 업계를 덮친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 강력한 무기로 작용하고 있다. 주택 착공 물량 감소로 시멘트 출하량이 급감하는 위기 상황 속에서 폐열발전과 순환연료 사용 확대를 통한 고정비 경감 효과가 마진 하락을 방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바닥용 레미탈(드라이모르타르)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보유한 상황에서 AI 기반 특허 기술까지 상용화될 경우 시공 품질과 편의성을 앞세워 B2B 시장에서의 기술 초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가 통제력과 기술 우위를 쥐고 불황을 견딜 구조를 완성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제적인 고정비 절감과 밸류체인 혁신은 척박한 시장 환경 속에서 기업의 생존을 좌우할 핵심 경쟁력"이라며 "공장 내부의 원가 통제력을 높이는 동시에 시공 현장의 AI 특허까지 확보한 한일시멘트의 행보는 불황 속에서도 수익성을 지켜내는 확실한 승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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