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D, 폴더블 화질·스트레처블 대형화… LGD는 FMM 없는 공정 혁신
중국 생산능력 확대… 한국, 차세대 폼팩터·제조 기술로 경쟁 우위 강화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기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주도권 강화에 나섰다. 폴더블의 화질과 스트레처블의 크기 한계를 개선하는 동시에 기존 제조공정을 대체할 새로운 기술까지 선보이며 OLED 경쟁 영역을 넓히고 있다.

   
▲ 사진=AI 이미지


이 가운데 OLED가 스마트폰과 TV를 넘어 IT 기기와 차량, 로봇 등으로 적용처를 확대하면서 국내 업체들이 쌓아온 기술력의 활용 범위도 커지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로 생산능력을 키우는 사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폼팩터와 저전력·고효율 공정 등 한발 앞선 기술을 확보하며 경쟁 우위를 넓히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OLED의 적용 범위를 넓히고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차세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폴더블과 스트레처블 등 새로운 폼팩터의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기존 OLED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던 물리적 제약을 줄이는 기술도 구체화되고 있다.

최근 부산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술대회(IMID 2026)에서도 이 같은 기술 방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화면을 접거나 늘렸을 때 발생하는 화질과 크기의 제약을 개선한 기술을, LG디스플레이는 기존 패터닝 공정의 핵심인 파인메탈마스크(FMM)를 사용하지 않는 독자 기술을 각각 선보였다. OLED의 경쟁력이 완성된 패널의 화질뿐 아니라 형태와 제조공정까지 얼마나 자유롭게 확장할 수 있느냐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 접고 늘리고 FMM 없애고… OLED 한계 넓히는 삼성·LG

우선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화면의 밝기 저하를 개선한 7.6형 ‘와이드뷰 디스플레이’를 처음 선보였다. 현재 상용화된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중앙 접힘부 양측 곡면의 밝기가 정면 대비 약 40% 수준으로 보이는데, 신규 유기발광층의 소재와 구조를 재설계해 휘어진 부분에서도 밝고 균일한 화면을 구현했다.

이 기술은 폴더블뿐 아니라 슬라이더블과 롤러블 등 화면이 휘어지는 차세대 제품에도 적용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여기에 기존 스트레처블 두 개를 하나처럼 연결하는 타일링 기술을 적용해 세계 최대 크기인 20형 와이드 스트레처블도 공개했다. 차량용 디지털 콕핏과 휴머노이드, 디지털 사이니지 등 곡면 디스플레이가 필요한 영역으로 OLED 활용처를 넓힐 수 있는 기술이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제조공정의 한계를 개선한 독자 패터닝 기술 ‘FLiPP(FMM-Less innovative Pixel Patterning)’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기존 RGB OLED는 미세한 구멍이 뚫린 금속 마스크인 파인메탈마스크(FMM)를 통해 유기물을 증착하는데, 화면이 커질수록 마스크가 처지고 제품의 크기·해상도에 따라 별도의 FMM을 제작해야 하는 제약이 있었다.

FLiPP은 FMM 없이 기판 전체에 적·녹·청(RGB) 화소를 순서대로 도포한 뒤 자외선(UV)으로 필요 없는 부분을 제거해 픽셀을 만든다. FMM이 차지하던 픽셀 사이 공간까지 발광 영역으로 활용하면서 개구율을 기존 방식보다 약 55% 높였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이를 통해 FMM 방식 대비 휘도를 1.6배 높이거나 수명을 2.4배 늘릴 수 있으며 소비전력은 13% 줄일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의 형태와 활용 영역을 넓혔다면 LG디스플레이는 생산 방식과 발광 효율을 개선하며 서로 다른 영역에서 차세대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린 셈이다.

◆ 중국 생산능력 확대 속… K-OLED는 기술 장벽↑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에도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OLED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글로벌 OLED 시장 점유율은 68.7%로 전년보다 1.5%포인트 상승했다. 중국이 OLED 시장에 진입한 2015년 이후 한국 점유율이 반등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의 추격은 스마트폰을 넘어 차세대 OLED 수요처로 꼽히는 IT 시장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중국의 BOE는 지난 6월 중국 최초의 8.6세대 AMOLED 생산라인을 양산 가동하고 노트북용 OLED 패널 공급에 나섰다. 중국 비전옥스와 CSOT도 8.6세대 OLED 투자를 진행하며 노트북·태블릿 등 IT용 OLED 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생산 규모보다 기술 난도가 높은 차세대 영역을 선점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중국의 생산능력이 확대될수록 가격과 물량 경쟁보다 기술 난도가 높고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영역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OLED 주도권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AI 확산도 국내 업체들이 축적한 OLED 기술력을 활용할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다. 최근에는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과 TV를 넘어 휴머노이드와 차량, 웨어러블 등 다양한 기기로 들어가면서 자유로운 형태와 낮은 소비전력, 높은 발광 효율을 구현하는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폴더블과 스트레처블, 차세대 패터닝 등 국내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기술의 활용처도 함께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생산 확대에도 국내 기업들은 고부가 OLED를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AI 시대에는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는 기기와 형태가 더욱 다양해지는 만큼 새로운 수요에 대응할 기술을 얼마나 먼저 확보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