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판매 11.3% 줄고 기아 9.0% 증가…엇갈린 내수 성적표
1~7월 판매 격차 1만4443대…굳건했던 1·2위 구도 균열
신차 효과·생산 정상화 여부가 변수…하반기 경쟁 더욱 치열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현대자동차가 오랫동안 지켜온 국내 자동차 시장 선두 자리를 기아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 주력 레저용차량(RV)과 전동화 모델을 앞세운 기아가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현대차는 내수 판매가 뒷걸음질치고 있다. 여기에 현대차의 노사 갈등에 따른 생산 차질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내수 선두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현대차의 국내 판매량(제네시스 포함)은 36만482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는 35만383대로 9.0% 증가했다. 양사의 격차는 1만444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8만9687대에서 1년 만에 7만5244대 줄었다.  

◆ RV·전기차 앞세운 기아…내수 선두 경쟁 가열

기아는 지난 4월 현대차그룹 편입 이후 처음으로 월간 내수 판매에서 현대차를 앞섰다. 5~6월 현대차에 다시 선두를 내줬지만 7월 재역전했다. 지난달 기아의 국내 판매는 5만4604대로 전년 동월 대비 21.3% 증가한 반면 현대차는 4만8113대로 14.4% 감소했다. 기아가 현대차보다 6491대 더 팔았다.

기아의 성장세는 국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RV가 이끌고 있다. 올해 1~7월 기아의 RV 판매량은 22만8158대로 현대차의 16만743대(제네시스 포함)보다 6만7415대 많았다. 기아에서는 쏘렌토가 6만1579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카니발 3만7119대, 스포티지 3만6644대 등이 판매를 뒷받침했다.

   
▲ 현대차 기아 내수 실적 비교./사진=AI 생성

전기차에서도 기아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1~7월 기아의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8만544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4만3466대를 판매했다. 여기에 제네시스 전기차 2519대를 더하더라도 현대차·제네시스의 합산 판매량은 기아에 크게 못 미친다.

판매 증가의 배경에는 RV와 친환경차 중심으로 확대된 기아의 차종 구성이 있다. 올해 1~7월 기아의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합친 친환경차 판매량은 20만9783대로 전체 국내 판매의 절반을 넘어섰다. 기아는 올해 2분기에도 국내 전기차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123.4% 증가하는 등 전동화 모델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기아는 EV3·EV5·PV5 등 전기차 판매 확대와 쏘렌토·스포티지·카니발 등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 호조를 주요 성장 동력으로 꼽고 있다. 

기아가 내수 시장 전반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판매를 늘리고 있다. 올해 1~7월 현대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한 것과 달리 기아는 9.0% 성장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만 대 가까이 벌어졌던 양사의 격차가 1만4000여대까지 좁혀지면서 연간 내수 판매 1위를 둘러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 파업 장기화하는 현대차…10년 만에 전면파업

현대차의 내수 판매에는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3일 7월 판매실적을 발표하면서 산업 수요 위축과 함께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신차 대기 수요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지난달 국내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14.4% 감소한 가운데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하반기 판매 회복에도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 

노사 갈등은 이달 들어 더욱 격화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8일 예정했던 6시간 부분파업을 교섭 재개를 위해 유보했지만 41일 만에 재개된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노조는 19일과 20일 근무조별 4시간 부분파업에 다시 들어갔다.

   
▲ 임금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 노조가 21일 '전면 파업'에 나선다./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 제공

파업 수위는 더 높아질 예정이다. 노조는 오는 21일 모든 근무조가 8시간 동안 일손을 놓는 전면파업을 예고했다. 현대차 노조가 임금·단체협약과 관련해 전면파업에 나서는 것은 2016년 이후 10년 만이다. 이후 24~25일에도 근무조별 4시간 부분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올해 교섭 과정에서 지난 18일까지 누적된 파업 시간은 총 44시간이다.

생산 차질이 누적되면 신차를 앞세운 현대차의 하반기 판매 회복 전략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현대차는 디 올 뉴 아반떼 등 주요 신차를 투입하고 생산 운영을 안정화해 판매 모멘텀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해 생산과 출고 차질이 이어질 경우 신차 효과를 충분히 누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기아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에서도 아직 파업에 돌입하지 않고 사측과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기아 역시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생산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현재까지는 현대차와 노사 상황이 엇갈린다. 내수 판매 격차가 빠르게 좁혀진 상황에서 양사의 신차 효과와 임단협 결과, 이에 따른 생산 안정 여부가 연말 내수 선두 경쟁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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