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노조, 한화 인수 움직임에 재차 반발…“공급망 장악·독과점 우려”
입력 2026-08-20 17:26:20 | 수정 2026-08-20 17:26:20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한화그룹, KAI 지분 15% 넘기면서 인수 움직임
KAI 노조 “이해상충·수직계열화로 경쟁력 저하”
KAI 노조 “이해상충·수직계열화로 경쟁력 저하”
[미디어펜=박준모 기자]한국항공우주산업(KAI) 노동조합이 한화의 인수 움직임에 대해 다시 한번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한화 인수 시에는 공급망 장악·독과점 우려와 함께 지역 생태계 훼손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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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노동조합이 한화의 인수 움직임에 대해 공급망 장악·독과점 우려와 함께 지역 생태계 훼손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사진=KAI 노조 제공 | ||
KAI 노조는 20일 ‘한화 측 주장에 대한 재반박 자료’를 내고 “한화의 KAI 지분 확대와 관련하여 공정거래위원회에 엄정한 기업결합심사와 불허를 요구하는 입장을 밝힌 이후 한화 측의 반박 입장이 잇따라 보도되고 있다”며 “이에 한화 측이 제기한 주장에 대해 사실관계와 항공우주·방산 특성을 바탕으로 노동조합의 재반박 입장을 정리했다”고 전했다.
먼저 노조 측은 해외 방산 기업의 정부 통제와 관련해 “정부의 소유와 통제를 분리해 소유가 민간이어도 문제없다고 하지만, 노조가 실제 강조한 것은 지분 구조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전략적 개입 여부”라며 “록히드마틴·보잉도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수출통제, 안보심사(CFIUS) 등 미국 정부의 강력한 개입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어 “록히드마틴·보잉·노스롭그루먼·에어버스·레오나르도도 초기 기술 성숙도와 산업 기반을 다지기 위해 정부 주도로 성장시켜 왔다”고 강조했다.
공급망 장악과 이해 상충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정부 원가관리’가 이해 상충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한다고 봤다.
노조는 한화가 항공·우주 양쪽에 걸쳐 있어 KAI 경영 참여 시 이해 상충·정보 유출 위험이 있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한화 측은 이에 대해 “KAI는 조달 주체가 아니고, 방산 원가는 정부 원가계산 규정에 따라 산정되므로 대주주가 임의로 가격을 밀어줄 수 없는 구조”라고 반박했다.
이에 노조 측은 이번에 재차 “노조가 우려한 것은 경영진의 의사 결정권이지 계약 주체 문제가 아니다”라며 “원가는 정부가 검증하지만 애초에 어떤 업체를 선정하고 항공기 플랫폼에 어떤 기술 사양을 적용해야 최적의 개발이 이뤄질지는 개발 주관 기업의 판단 영역”이라고 전했다.
공공성 훼손에 대해서도 “방위사업법상 정부 통제가 ‘소유구조와 무관하게 유지된다’는 것은
형식적으로는 맞다”면서도 “경영진 인사권·예산 배분·사업 우선순위 결정은 소유구조에 직접 좌우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적 규제가 살아있어도 최대 주주가 정부에서 특정 그룹사로 바뀌면 회사의 실질적 의사결정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지역 생태계가 악화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노조는 “한화가 KAI를 인수할 경우 현재 KAI의 우주항공 엔지니어 및 인프라를 제주, 순천 등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인재 유출 및 지역 생태계 붕괴가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독과점 문제에 대해서도 짚었다. 노조 측은 “수직결합도 KAI가 경쟁 부품업체를 배제하고 계열사 제품만 채택하게 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국내 항공우주산업은 플랫폼을 개발하는 기업이 KAI 단일 기업으로 한화, LIG 등 다른 항공우주 업체들은 KAI에 장비를 납품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화 인수 후 수직계열화 시에는 성능이나 기술 우위와 관계없이 한화 계열사의 제품만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 국산 항공기 플랫폼의 글로벌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노조 측은 “K-방산의 성장은 지금까지 국내 방산업체들의 전문화에 기반한다”며 “방산업계 대형화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한화가 반드시 그 주체여야 하는 이유는 없으며, 별도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KAI 지분을 지속 확보하면서 지분율을 최근 1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에 KAI의 2대 주주로 올라섰으며,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를 거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업결합 심사에서 단순한 지분 취득을 넘어 국내 항공·우주산업의 경쟁 구도와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까지 폭넓게 들여다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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