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인공지능(AI) 확산이 청년층 고용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AI노출도가 높은 업종에서 청년 일자리가 크게 줄어든 반면 같은 업종의 50대 고용은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 ]인공지능(AI) 확산이 청년층 고용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이미지 생성=chatgpt


23일 한국은행의 'BOK 이슈노트: 청년고용 위축, AI탓인가? 변화하는 경력 사다리와 대응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청년층 일자리는 28만5000개 감소했다. 이 가운데 26만8000개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줄어 전체 청년 일자리 감소분의 94%를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정보서비스업의 청년고용은 31.4% 감소했고 출판업은 27.4%, 컴퓨터 프로그래밍업은 16.6%, 전문서비스업은 11.6% 각각 줄었다. 반면 같은 업종에서 50대 고용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도 청년고용의 양상이 달랐다. 자동화 활용 비중이 높은 업종일수록 청년고용 감소 폭이 컸지만 AI를 인간의 업무를 보조하는 증강 방식으로 활용하는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는 이 같은 패턴이 나타나지 않았다. AI 도입 자체보다 활용 방식에 따라 고용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업률에서도 대졸 청년층의 고용 여건 악화가 두드러졌다. 과거 대졸과 전문대졸 이하 청년층의 실업률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2022년 11월 이후 대졸 청년층의 평균 실업률은 7.0%로 전문대졸 이하 청년층의 5.4%보다 1.6%포인트 높았다.

청년고용 감소는 신규채용 축소에만 그치지 않았다. 기존 청년 근로자의 유출도 늘었으며, AI 고노출 업종에서 실업자로 이탈한 청년도 최근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이후 직장에 머물며 경험과 숙련을 쌓는 청년층의 경력 형성 과정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청년고용 부진을 AI의 영향으로만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팬데믹 이후 과잉채용의 정상화와 경력직 중심 채용, 기업 내부교육 약화, 재택근무 확산 등도 청년고용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변화가 AI의 직접적인 영향이라기보다 기존의 채용·업무 방식 변화를 AI가 가속화한 결과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청년고용 위축이 계속될지는 불확실하다. 청년층은 AI 활용도가 높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적응력도 높은 만큼 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수혜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보고서는 "기존 초급 일자리를 유지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기보다 청년층이 AI와 함께 일하며 경험과 암묵지를 쌓을 수 있도록 경력 사다리를 재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AI 시대에 맞는 직업훈련(apprenticeship)과 기업의 훈련·멘토링 비용 지원, 기술투자와 인재 양성 간 정책지원의 균형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