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보고서 대행 가능…전문성·책임성 강화
발전사 불가피한 초과배출부과금 부담 완화
환경규제 확대·기업 부담 완화 ‘투트랙’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정부가 자동차와 이차전지, 식품, 유리, 고무 등 7개 제조업 업종을 통합환경허가 대상에 새롭게 포함한다. 산업구조 변화에 맞춰 환경관리 사각지대를 줄이는 동시에, 중소기업의 제도 이행 부담은 완화하는 방향으로 통합환경관리 제도를 손질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8월 26일부터 10월 6일까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환경오염시설의 통합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 정부가 자동차·이차전지 등 통합환경허가 대상에 7개 업종을 추가하는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사진은 국내 생산한 이차전지 소재 제품./자료사진=포스코


이번 개정안은 지난 6월 9일 개정된 환경오염시설법에서 위임한 사항을 구체화하고, 국정감사 지적사항과 경제단체·중소기업계의 규제 개선 건의를 반영한 것이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통합환경허가 적용 업종을 확대하는 것이다. 새롭게 추가되는 업종은 △동·식물성 유지 및 낙농제품 제조업 △기타 식품 제조업 △자동차용 엔진 및 자동차 제조업 △일차전지 및 이차전지 제조업 △판유리 제조업 △고무제품 제조업 등 7개 업종이다.

비알코올 음료 및 얼음 제조업은 2028년 1월부터, 나머지 신규 업종 가운데 자동차·이차전지·판유리·고무 등은 2029년 1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기존 사업장에는 4년의 허가 유예기간을 둬 업계가 제도 변화에 대응할 시간을 확보하도록 했다.

통합환경허가는 대기·수질 1·2종 등 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은 사업장을 대상으로 대기·수질·폐기물 등 최대 10종의 환경 인허가를 하나로 통합하는 제도다. 사업장 전체의 환경영향을 분석해 사업장별 허가배출기준을 설정하고, 업종과 공정 특성에 맞는 최적가용기법(BAT)을 적용하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2017년 제도 시행 이후 2024년까지 총 19개 업종, 1370개 사업장이 통합허가를 받았다. 이번 개정으로 대상 업종은 기존 23개에서 27개로 확대된다.

정부가 업종을 추가한 배경에는 산업구조 변화와 업종 간 환경규제 형평성 문제가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6개월 동안 업종별 대표기업을 비롯한 산업계, 민간 전문가, 통합허가 대행업자 등과 의견을 교환하며 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

기업의 행정 부담을 낮추기 위한 장치도 마련된다.

개정 법률에 따라 통합허가대행업자가 사업장이 매년 제출해야 하는 연간보고서 작성을 대행할 수 있게 되면서, 이번 시행령·시행규칙에는 대행업체의 기술인력과 시설·장비 기준이 구체적으로 담긴다.

연간보고서 작성 대행을 하려는 업체는 기존 통합허가대행업 등록에 필요한 기술인력 5명 이상과 별도로 연간보고서 작성 대행 기술인력 2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거짓 또는 부실하게 보고서를 작성할 경우 영업정지나 등록취소 등 행정처분도 받게 된다. 거짓 작성은 1차 영업정지 6개월, 2차 등록취소가 적용되고, 부실 작성은 위반 횟수에 따라 경고에서 등록취소까지 처분 수위가 높아진다.

특히 대행업체가 사업장의 허가배출기준과 허가조건 이행 여부를 자체 점검하고 그 결과를 연간보고서에 포함해 제출할 경우, 관할 유역·지방환경청의 평가를 거쳐 우수 사업장에 대한 정기검사 주기를 현행 1~3년에서 최대 5년으로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환경관리 수준이 높은 사업장의 검사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대행업체의 보고서 작성 책임은 강화하는 방식이다.

발전업종에 대한 규제 합리화도 추진된다. 발전사업장이 전력계통 운영 과정에서 급전지시를 받아 발전설비를 급정지하거나 재가동하는 과정에서는 배출농도가 일시적으로 허가배출기준을 넘어설 수 있다. 정부는 이처럼 급전지시에 따른 불가피한 초과배출에 대해서는 초과배출부과금을 감면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통합환경관리인 선임 기준도 완화한다.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중소기업은 통합환경관리인 교육을 이수한 환경 분야 8년 이상 경력자가 기존 자격요건을 모두 갖추지 못했더라도 통합환경관리인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더라도 전환 후 1년까지는 중소기업과 동일한 선임 기준을 적용한다.

이번 제도 개편은 환경오염 관리가 필요한 업종에는 규제를 확대하면서도 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불합리한 부담은 줄이는 ‘투트랙’ 방식으로 풀이된다.

통합환경허가는 기존처럼 여러 환경 인허가를 하나로 묶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장별 환경영향을 반영해 허가배출기준을 설정하고 최적가용기법을 적용하는 체계다. 최대 73종에 달하던 신청서류도 1종의 통합환경관리계획서로 간소화된다.

정부는 이 같은 통합관리 체계를 자동차·이차전지 등 산업 규모가 커지고 환경영향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진 업종으로 확대해 환경관리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연간보고서 대행제도를 제도화하고 우수 사업장의 정기검사 주기를 늘리는 한편 중소기업과 발전업종의 현실적인 애로를 반영해 규제 부담을 조정함으로써 기업의 제도 수용성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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