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매도담보대출' 금리 줄인하...업계 수익모델 나비효과는?
입력 2026-08-24 14:54:45 | 수정 2026-08-24 14:54:45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대형사 중심 금리인하 사례 연이어…이자수익 모델 전반에 변화 올수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당국의 과도한 '이자 장사' 지적과 합리적 금리 산정 압박에 떠밀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주식 매도담보대출 금리를 일제히 내리고 있다. 올해 초 4개월 동안에만 500억원이 넘는 이자수익이 발생하며 리스크 없는 수익원 역할을 했지만 하반기 관련 수익 증가세는 크게 둔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는 매도담보대출 자체보다는 앞으로도 당국의 입김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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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당국의 과도한 '이자 장사' 지적과 합리적 금리 산정 압박에 떠밀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주식 매도담보대출 금리를 일제히 내리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일선 증권사들이 매도담보대출 금리를 하향조정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국내 주요 대형 증권사들은 최근 매도담보대출 이자율을 기존 연 8~9%대 수준에서 연 4~5%대 안팎으로 전격 인하하거나 우대금리 적용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주요 대형사들의 움직임에 발맞춰 중소형 증권사들 역시 가산금리 조정을 검토하며 연쇄적인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매도담보대출은 주식을 매도한 투자자가 결제일인 2영업일(T+2일) 뒤 대금을 받기 전에 매도 대금을 미리 인출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초단기 대출 상품을 말한다. 이미 체결된 주식 매도 대금을 담보로 삼기 때문에 주가 급락에 따른 반대매매 위험이나 원금 손실 우려가 사실상 전혀 존재하지 않는 소위 '무위험' 상품이다. 이 때문에 증권사 입장에서는 신용 리스크를 거의 부담하지 않으면서도 쏠쏠한 이자마진을 챙길 수 있는 대표적인 수익원으로 꼽혀왔다.
실제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의 거래대금이 유지되고 매매 회전율이 높아지면서 매도담보대출 잔액과 관련 이자수익은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담보 위험이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단기 대출에 일반 신용융자 수준의 고금리를 매기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하며 금리 산정 체계의 전면적인 개편을 압박하자 증권사들은 결국 금리 인하에 나선 모습이다.
이번 금리 인하로 인해 증권사 리테일 부문의 이자이익 축소는 어느 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적용 금리가 절반 가까이 낮아지면서 하반기 매도담보대출 관련 수익은 상반기 대비 꽤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업계가 진정으로 긴장하는 지점은 매도담보대출 자체의 수익 감소보다는 다른 곳에 있다. 즉, 이번 조치가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이자수익 규제 확대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긴장감이 점차 확산되는 모양새다.
업계의 시선은 이미 증권사들의 핵심 수익원인 신용거래융자 이자율과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로 쏠리고 있다. 주식 매수자금을 빌려주는 신용융자는 연간 조 단위의 이자수익을 창출하는 리테일 부문의 최대 캐시카우로 꼽힌다. 당국이 기준금리 등 조달비용과 가산금리 산정의 투명성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신용융자 금리 인하 압박이 본격화될 경우 대형사들의 리테일 수익성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계가 진정으로 우려하고 있는 부분도 이 국면이다.
여기에 더해 고객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둔 유휴 현금에 지급하는 예탁금 이용료율 역시 원가 대비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있다는 지적이 서서히 제기되고 있다. 이용료율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에 탄력이 붙을 경우 이 역시 증권사들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적립 부담과 기업금융(IB) 부문의 실적 둔화로 인해 리테일 이자수익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당국의 전방위적인 금리 압박은 증권사 실적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 대출이자 마진에 기댄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 자산관리(WM) 쪽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해외나 디지털 자산 부문의 서비스를 발굴하는 등 수익모델의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