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금융당국이 2금융권의 중금리대출 증가분을 가계대출 총량관리 실적에서 전액 제외하기로 하면서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공급에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카드사, 저축은행 등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묶여 중금리대출 취급하는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와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에 대한 부담도 중요한 변수로 이번 조치만으로 중금리대출 공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 금융당국이 2금융권의 중금리대출 증가분을 가계대출 총량관리 실적에서 전액 제외하기로 하면서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공급에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쏠린다./사진=연합뉴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제2금융권을 소집해 최근 발표한 부동산 금융종합대책 후속 조치 방향을 설명하고 8월 중금리대출 증가분부터 금융기관 총량 대상에서 전부 제외해 별도 관리한다고 밝혔다.

현재 중금리대출 활성화 차원에서 민간중금리대출 취급분을 기준으로 저축은행은 80%, 여신업계는 40%까지 총량에서 예외로 인정하고 있는데, 이달부터 이 비율을 100%까지 높인다.

그러면서 이날 참석한 저축은행, 여전사, 상호금융 등에 중금리대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중금리대출은 개인신용평점 하위 50% 이하인 중·저신용자에게 업권별 상한 금리 이내로 공급하는 신용대출이다. 현재 카드사 중금리대출의 인정 상한 금리는 연 12.26%이며, 저축은행은 연 15.27%다.

앞으로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집단대출과 비슷하게 금융회사 총량 주머니가 아닌 당국이 관리하는 유보분으로 산정된다. 현재 가계부채 총량 관리 목표는 크게 금융사·정책대출·유보분 항목으로 나뉜다.

중금리대출은 주로 카드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취급하는데 총량 규제에 묶여 확대에 적극적으로 취급하기가 쉽지 않았다.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적용받는 상황에서 중금리대출을 늘리면 그만큼 다른 대출을 취급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실적은 4조908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6조3272억원)와 비교하면 약 22.4% 감소했다.

카드사는 지난해 상반기 약 3조4916억원에서 올 상반기 4조9458억원으로 약 41.6% 늘었지만 올해 2분기(2조3750억원)엔 1분기(2조5708억원)보다 7.6% 줄었다.

그러나 이번 규제 완화로 중금리대출을 늘리더라도 총량 한도를 소진하지 않는 만큼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이 관련 상품의 취급을 확대할 유인이 커졌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대출자산을 늘려 이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고, 중·저신용자 입장에서는 대출 선택지가 넓어진다.

다만 총량 규제 완화가 곧바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질지는 금융회사별 전략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을 늘리면 이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으나 조달금리와 대손비용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면서 “또 중금리대출의 주요 대상이 중·저신용자인 만큼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 역시 중요하다. 대출 공급을 무리하게 확대할 경우 연체율 상승과 부실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