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변요한, 이토록 처절하고 이토록 사악하게……
입력 2026-08-24 16:43:17 | 수정 2026-08-24 16:48:40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8년 전 '미스터 션샤인'에서 이어진 인연, '경주기행'서 지독한 변신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과거 같은 곳을 바라보며 따스한 온기를 나누던 두 배우가 이번에는 서로를 향해 칼끝을 겨눈다. 배우 이정은과 변요한이 영화 '경주기행'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처절하고 사악한 악연으로 다시 만났다.
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 2018년 신드롬을 일으켰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정은은 주인공 고애신(김태리 분)을 친어머니처럼 보살피는 유모 '함안댁'으로 분해 특유의 따뜻하고 정감 넘치는 연기를 펼쳤고, 변요한은 애신의 정혼자이자 룸펜 '김희성' 역을 맡아 능청스러움 속에 깊은 고뇌를 담아냈다.
신분과 처지는 전혀 달랐지만, 두 사람은 애신을 아끼고 지키려는 공통된 마음으로 같은 방향을 걸으며 안방극장에 훈훈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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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경주기행'에서 이정은과 변요한이 얼마나 처절하고 사악한 지를 짐작케 하는 포스터 2종이 공개됐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
그러나 신작 영화 '경주기행'에서 마주한 두 사람의 구도는 180도 뒤집혔다. '경주기행'은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막내딸 '경주'를 위해 8년의 기다림 끝에 복수의 여정에 오른 네 모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여기서 이정은은 딸을 잃고 복수심 하나로 삶을 지탱해 온 어머니 '옥실'을 연기하고, 변요한은 그 딸을 무참히 살해한 범인 '백상현'으로 분한다. 한때 한 인물을 품어주던 온정의 연대가 이번에는 '살인범'과 '그를 죽이려는 어머니'라는 가장 극단적인 파국으로 치환된 셈이다.
이러한 관계성의 격변은 최근 공개된 '악연 포스터'를 통해서도 생생하게 드러난다. 포스터 속 두 배우는 눈빛과 표정만으로 숨 막히는 긴장감을 뿜어내며 영화 속 서사를 압축해 보여준다.
얼굴에 남은 붉은 상처와 원망으로 가득 찬 눈빛을 드러낸 이정은은 자식을 잃은 슬픔을 넘어 오직 살인범을 처단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여기에 더해진 "너만 죽이면 우리 가족도 다시 시작할 수 있어"라는 카피는 어머니의 처절한 분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에 맞서는 변요한의 얼굴에서는 과거의 다정함이나 유쾌함은 찾아볼 수 없다. 땀에 젖은 머리칼 사이로 번뜩이는 눈빛과 뻔뻔한 표정은 죄책감이라곤 전혀 없는 파렴치한 살인범의 민낯을 드러낸다. "씨X 나한테 왜 이래"라는 거친 카피는 자신이 저지른 끔찍한 악행 앞에서도 반성조차 없는 악랄함과 광기를 선명하게 부각한다.
단순한 대립을 넘어 서로를 향해 쏟아내는 원망과 뻔뻔함의 충돌은 두 배우의 밀도 높은 연기력과 결합해 압도적인 에너지를 완성한다. 따뜻한 동지에서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원수로 돌아선 이정은과 변요한의 서슬 퍼런 연기 시너지는 영화 '경주기행'을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될 전망이다. 영화는 오는 8월 26일 개봉한다.




